예술은 언제나 멀리 있고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예술의 소재는 우리 가까이에서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먼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인 흙으로 ‘조각’하는 예술가가 있습니다. 미국 중남부 오클라마호에 거주하는 레나 디트리치(Rena Detrixhe)인데요. 이 분의 작업 방식은 좀 독특합니다. 흙 중에서도 고운 붉은색 흙을 사용해 카펫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Red Dirt Rug | 2016
Current Studio, Oklahoma City, Oklahoma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요? 레나가 작업하는 방식을 같이 볼까요?

먼저 격자무늬를 표시해 놓은 비닐 위에 흙을 곱게 펴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정 가운데부터 시작해 패턴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찍어 나갑니다. 그렇게 무늬를 만든 후, 다시 아직 채워지지 않은 부분에 흙을 채우고 곱게 폅니다. 그 위에 다시 패턴을 찍어나가는 걸 반복합니다. 그렇게 이 흙으로 된 카펫은 완성됩니다.
그런데, 이 흙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작가가 오클라마호 주변에서 직접 채집한 미세먼지입니다. 작가는 지구가 ‘먼지 그릇’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장난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은 환경 문제에 대한 작가의 발언이기도 한 것이죠.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땅의 의미, 자연과 인간의 관계, 그 사이의 복잡한 역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눈밭 위 예술이 된 발자국

흙으로 만든 카펫이 있다면, 눈으로 만든 환상적인 ‘스노우 아트’도 있습니다. 바로 스노우 아티스트인 사이먼 벡(Simon Beck)이 그 주인공입니다. 사이먼 벡은 영국 브랙널 출신으로 눈밭에 창작을 하는 예술가입니다. 그가 필요한 준비물은 새하얗게 덮인 눈밭과 튼튼한 두 다리 뿐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빈 종이에 그림을 그리듯이, 눈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떨어진 물 한 방울이 작품이 됩니다
또다른 일상적인 자연의 소재인 ‘물’로 작업하는 작가를 소개합니다. 아라비스 돌미나(Aravis Dolmenna)라는 작가로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이나 페인트, 커피 같은 액체류와 종이나 설탕 같은 일상의 재료들로 기발한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팔로워가 오십만 명이 넘는 파워 인스타그래머이기도 한데요. 사람들은 그의 어떤 점에 그렇게 끌린 걸까요?

쏟아진 커피는 여자의 옆모습이 되고 범선이 되기도 합니다. 또 우유가 얼룩말이 되고 물로 거미줄을 만들기도 합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이처럼 아바리스 돌미나는 쉬운 재료를 사용하지만, 사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표현할지에 따라 배경이나 소품을 달리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단순한 이미지를 포착하고, 단순한 배경과 자연광을 이용합니다. 또한 손으로 그리거나 재미있는 배치를 하는 것을 즐깁니다.”라고요.
예술 재료의 위대한 탄생
일상 속에 숨어있는 예술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파격적인 소재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멜버른 대학에서 건축 석사를 졸업한 레드홍이(red hong yi)는 주위에 있는 소재와 재료를 통해 예상치 못 했던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작품 본연의 재료로 재창조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대표적으로, 달걀껍질을 이용해 닭과 병아리의 형태를 만들고 있는데요. 삶은 달걀은 닭과 병아리를 비추는 해가 되었네요. 완성된 예술작품과 그 재료의 연결고리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더하여, 나뭇잎과 가지, 깃털, 꽃잎으로 만든 앵무새도 ‘자연 재료’로 작품을 완성시키는 레드홍이의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사진 없음
정리_채널원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