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블루스퀘어 일대에서 2017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2017 문화예술교육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문화예술교육의 철학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10개의 관련 학회가 모여 6개의 주제를 놓고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각 학회 관련 인사들과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비롯한 전문가, 대학(원)생 및 일반인 등 약 460여명 이상이 참석했다.
- · 일시: 2017년 5월 25일 (목) 10:00~19:00
- · 장소: 블루스퀘어 일대
- · 주최∙주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 · 참여: 총 10개 학회(한국국제미술교육학회, 한국문화교육학회, 한국문화예술교육학회, 한국사진교육학회, 한국연극교육학회, 한국연기예술학회, 한국영화교육학회, 한국예술교육학회, 한국음악교육학회, 한국조형교육학회)
- · 주제: 총 6개 주제 <4차 산업혁명 시대 연극, 연기, 영화 교육 방법론의 미래 과제>, <예술가, 참여 문화예술교육의 힘>, <테크놀로지와 예술교육>, <음악교육의 창의적 확장을 위한 역량과 방법 모색>, <문화예술교육의 국가적, 시대적 가치>, <미래예술교육을 위한 창의적 방법 탐구>
본 컨퍼런스는 오전, 오후 내용을 달리해 꾸려졌다. 오전에는 기조연설과 특별강연으로, 오후에는 ‘예술 가치의 공감, 문화예술교육 방법론 탐색을 위한 6개의 주제’ 세션으로 구성됐다.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제고를 향한 노력
컨퍼런스의 포문을 연 기조연설은 주성혜 원장(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에 의해 진행됐다. 주성혜 원장은 연설에서 기본 질문인 ‘문화예술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제고를 위한 철학과 방법론을 함께 마련하자며, 우리 사회가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목표의식을 공유하고 공감할 때, 문화예술의 가치가 빛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주성혜 원장은 ‘문화예술교육’의 정의는 ‘예술교육’의 뜻과 혼용하며 쓰이는 등 끊임없이 자문하게 되는 문제라고 설명하면서 문화(Culture)와 예술(Arts)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가 관건임을 알렸다. 덧붙여 음악의 경우 기술과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실상 음악은 ‘향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위 자체가 ‘행복’을 주는 것이 바로 ‘예술’이며 앞으로도 ‘문화로서의 예술교육(Arts as Culture)’을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초창기에는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담론만을 논의했다면, 이제는 질적 제고를 위해서 구체적인 행동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하면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출범 12년을 맞아 문화예술교육에 거는 기대에 부응하고 현실 문제 극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는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해 청중들에게 상기시키면서 기조연설을 끝맺었다.
이어 박지영 변호사(법무법인(유한) 정진, <피아노 치는 변호사> 저자)가 특별강연에 나섰다. 박지영 변호사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예술 경험을 공유하며, 우리의 삶에 자극과 격려를 해주는 문화예술의 가치에 대한 내용으로 청중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먼저, ‘예술, 우리의 삶의 설탕 한 스푼’이라는 강연 제목을 붙인 사연을 밝히면서, 어려서부터 배웠던 피아노를 몸이 아파 포기해야 하는 절망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 약의 쓴맛을 달래기 위해 어머니가 사 주신 달콤하고도 차가웠던 아이스크림이 큰 위안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삶의 순간마다 달콤한 위안으로 다가오는 예술의 진정한 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인간의 본성은 예술 행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지영 변호사는 특히, 현재 교육 시스템에 ‘핵심’이 빠져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초중고 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입시라는 굴레 속에서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에만 주목하지만 사회생활에서 실제로 우리를 기쁘게 만들어주는 것은 국영수가 아닌 예체능 아니던가. 100세 인생을 기준으로 학생들은 앞으로 80년 이상을 살아야 하는데, 졸업 후의 인생길을 행복하게 동행하는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다채로운 교육 방법론을 모색하다 : 예술가 참여, 문화예술교육의 힘
오후에는 본 컨퍼런스의 하이라이트인 각 세션별 발표 및 토론으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블루스퀘어 아트파크에서 진행된 <예술가 참여, 문화예술교육의 힘> 세션에서는 총 4개의 발제와 그에 따른 토론 시간이 마련됐다. 뛰어난 예술가가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해야만 하는 당위성, 그를 위한 사회적, 정서적 플랫폼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 그 결과 탄생할 일상 속의 예술, 예술교육의 힘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주제2 세션 ‘예술가 참여, 문화예술교육의 힘’의 발제 내용을 살펴보자.
문화예술교육의 힘: 한국 미술가들의 복합적인 정체성
박정애 교수(공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는 발제를 통해 삶의 표현, 문화적 생산, 사회적 생산 등으로 발전한 미술은 결국 문화의 산물로 인간이 시대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표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가의 작품은 문화를 읽는 창이 되고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배경으로 한국 현대 미술가들은 세계를 무대로 작품 활동을 하면서, 복수적이고 혼종적인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즉, 작품에는 관계적 다문화주의가 담겼으며, 작가는 단순하지도 순수하지도 않은 세계관을 반영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바로 ‘타자를 통해 배우는 과정’이며 미술이 교육에 기여하는 지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이민정 교수(공주교육대학교)는 현대의 창의성이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생각을 자극하는 가운데 탄생한다면서, 타자를 통해 배우는 과정이 이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미술 교육의 정체성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께, 참여하는 미술관
최혜경 학예연구사(경기도미술관)는 <함께, 참여하는 미술관>이라는 주제로 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장 사례와 미술관이 설정하는 교육의 특성에 대해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미술관을 찾는다. 그리고 전시에 직접 참여하면서 능동적으로 콘텐츠를 선택하고자 한다”고 미술관 관람객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작가가 적극적으로 관람객과 만나는 과정에서 생기는 배움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이고, 미술관이 플랫폼으로서 작가와 관람객 간의 소통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서 새로운 시선과 아이디어가 만나고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창의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혜인 연구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본 발표가 미술관에서 관람객과 예술가의 만남을 통해 어떠한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만드는가를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이어서 현대적 맥락의 문화예술교육에서 예술가의 역할은 경험적 학습전문가이자 협업 주체라며, 향후 미술관 교육에 있어 예술가, 참여자, 미술관의 미래지향적 관계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자고 이야기했다.
공예 문화예술교육의 확장과 실제
세 번째로, 이부연 교수(한양대학교 사범대학 응용미술교육과)가 ‘공예 문화예술교육의 확장과 실제’에 대해 발제했다. 이 시간에는 공예를 통해 문화를 형성하고 누리는 새로운 공예 분야 문화예술교육의 접근방법은 무엇인지 자문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리처드슨(Deane Richardson)의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기간 동안 디자인의 주요 과제가 심미성 중시에서 시장성, 기술성, 사회성, 문화성으로 변했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동시에 문화예술교육의 추구점도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미술교육은 융합교육, 통합교육, 융복합인재교육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미술과 다른 교과와의 통합교육에 큰 관심을 둔다. 결론적으로 대중문화, 시대적, 사회적, 기술적 변화를 민감하게 수용하여 교육 대상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 공예 문화예술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토론자로 나선 고홍규 교수(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는 공예 문화예술교육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성과 장점, 교육참가자의 특성과 현재 사회 환경을 반영한 구체적 방법론 마련에 대해서 더 고민하기를 제안했다.
예술의 치유적 기능, 참여를 넘어 관여하는 예술로
마지막으로, 한경은 아티스트·아트테라피스트가 발표를 이어갔다. 미학자 아놀드 벌리언트(Arnold Berleant)는 참여적 관여(participatory engagement)라는 개념의 정의인 우리의 일상적 경험과 미적 경험의 경계를 허물고, 분리되어 다뤄졌던 미적 차원을 일상으로 끌어들이기를 인용하면서, 결국, 일상 속 예술이란 우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행동하는 미적체험의 순간이며 예술은 사람들에게 표현의 힘과 관계의 효능이라는 치유적 체험을 주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치유적 체험이 일어나도록 개인과 환경의 다양성이 존중받아야 하며, 그래야 나를 알고 표현하는 자기 인식과 공감적 감수성으로 삶을 살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이것이 바로 ‘관여하는 예술과 예술교육의 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신승녀 소장(수원푸른교실&미술치료연구소)은 치유적 예술활동은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참여자를 창의적 활동을 매개로 하는 또 다른 미술 소비가 아니라 ‘창작의 주체’가 되도록 예술교육이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을 더 했다.
이 밖에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하는 문화예술교육, 그 가운데 반드시 지켜져야 할 예술의 고유 가치, 성장하기 위한 문화예술교육의 과제 등 다양한 발제와 토론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었다. 컨퍼런스에서 나온 다양하고 풍부한 논의들은 앞으로 문화예술교육이 예술의 가치를 높이며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될 것이다.
- 정리_채널원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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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적 삶과 문화예술 교육의 가치 등은 충분히 공감하며 , 다만 지역적으로 다양한 문화예술이 펼쳐지는 데 반해 접근성의 한계로 문화예술교육을 접하는 청소년 , 어린이의 수가 제한적임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