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의 미학

던지고 터뜨려서 완성하는 예술 작품

던지고 터뜨려서 우연히 완성하는 예술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요? 때로는 역설적이게도 파괴하는 행위로부터 예술작품이 창조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치유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부정적인 기운을 모두 담아 던지고, 터뜨리고, 밟아서 예술로 승화시켜보세요!
물감 달걀, 발사!
달걀을 다 먹고 난 다음에는 달걀껍질을 버리지 말고, 예술 재료를 만들어보세요. 식사와 놀이를 함께 즐길 방법을 소개합니다. 달걀 요리를 할 때 젓가락이나 작은 나이프를 활용해서 달걀껍질이 갈라지지 않고 한 쪽에만 구멍이 생기게끔 콕콕 찔러주세요. 구멍으로 달걀을 뺀 다음 빈 껍질을 따뜻한 물과 세안제로 소독하고 잘 말립니다. 이제 달걀을 물감으로 가득 채워주세요. 그리고 한지로 구멍을 막아 물감이 쉽게 쏟아지지 않도록 합니다. 자! 이제 큰 도화지나 캔버스를 세워주세요!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물감이 사방으로 튈 수 있으니 꼭 신문을 깔거나, 야외에서 놀이를 진행해주세요. 모든 준비가 끝났으면 조준! 준비, 땅! 마음이 가는 대로 물감 달걀을 캔버스에 마구 던져주세요. 달걀이 깨지면서 알록달록 예쁜 색상의 물감이 독특한 모양을 만들어냅니다. 이번에는 어떤 재료를 활용해볼까요? 달걀껍질 말고도 물감을 풍선에 채우거나 돌에 찍어서 던지면 색다른 질감의 그림이 완성됩니다. 다양한 재료를 상상해보고 실험해보세요!
특별한 신발로 그리는 그림
손으로 꾹꾹 누르면 나는 특유의 소리 때문에 ‘뽁뽁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버블랩(bubble wrap), 이것으로 어떤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버블랩으로 특별한 신발을 만들어보세요. 마치 소중한 선물을 포장하듯이 버블랩으로 두 발을 감싸주세요. 버블랩이 떨어지지 않게끔 잘 고정한 다음 일회용 접시에 다양한 색상의 물감을 부어서 준비해주세요. 바닥에는 큰 도화지를 깔고, 버블랩 신발을 커다란 도장이라 생각하고 한 발 한 발 물감을 충분히 묻혀주세요. 다음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차례입니다! 긴 도화지 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천천히 걸어 다니다가 재빨리 뛰어도 보고, 점프하다가 살금살금 걸어보고, 즐겁게 춤을 추며 다양하게 움직여보세요. 도화지 위에 발자국이 어떤 모양으로 찍혔나요? 그리고 어떤 움직임을 할 때 가장 재미있는 소리, 큰 소리 혹은 작은 소리가 났나요? 버블랩이 짓눌러지면서 생기는 모양과 소리에 집중해보세요. 때로는 그림 도구가 되고, 리듬악기가 되기도 하는 버블랩 신발과 함께 춤추실래요?
‘불안’이 ‘기대’로 바뀌는 순간
3, 2, 1, 잠깐! 파괴가 이루어지기 직전, 우리는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될까요? ‘파괴’란 단어가 불러일으키는 감정은 굉장히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보는 ‘파괴’는 아름답거나 또 다른 희망을 심어줄지도 몰라요. 잡지 [킨포크(Kinfolk)]는 런던의 사진작가 아론 틸리(Aaron Tilley)에게 ‘아드레날린(Adrenaline)’을 주제로 한 일련의 이미지를 의뢰합니다. 그 결과 아론 틸리는 아트디렉터인 카일 빈(Kyle Bean)과의 협업을 통해 <불안한 기대감(Anxious Anticipation)> 사진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이들이 연출한 사진은 달걀이 대리석 위에 떨어지거나 무거운 볼링공이 버블랩 위를 지나가려는 등 무언가가 부서지고 파괴되기 직전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만약 이 사진들이 실제 상황이라면 바로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가능한 사진들을 본 순간, 우리는 불안하고 긴장되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기대감이 생기기도 하고, ‘만약’이라는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됩니다. 사진의 전반적인 색감 때문에 오히려 차분하고 평온한 감정이 들기도 합니다. 역설적인 감정이 공존하는 상황, 여러분은 사진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되나요?
김다빈
김다빈 _ 상상놀이터
beyondlisa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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