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면 쓰레기, 아끼면 예술

페트병 예술놀이

음료를 마시고 남은 빈 페트병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페트병, 이제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에 버리지 말고 재사용해보세요. 때로는 버려진 재료들이 가장 위대한 창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페트병을 활용해서 나만의 창의적인 악기나 장난감을 만들고, 앞마당과 옥상에 아지트를 만들어 즐거운 예술놀이를 즐겨보세요. 꿈틀대는 창작 본능을 자극하는 페트병 예술놀이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소리를 탐구하는 페트병 음악대
페트병에도 아름다운 소리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페트병에 공기를 넣으면 유리잔이 부딪치는 것 같은 깨끗한 소리가 납니다. 페트병 악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에 비해 제작 과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먼저 가위, 칼, 드릴, 펀치 등 날카로운 물체를 이용해서 병뚜껑에 구멍을 뚫습니다. 그리고 타이어 밸브를 구멍에 고정한 다음에 공기 주입기를 밸브에 끼워서 원하는 음이 될 때까지 공기를 넣으면 악기가 완성됩니다. 페트병을 힘껏 치면 경쾌한 소리가 납니다. 젓가락이나 나뭇가지를 악기 채 삼아 실로폰처럼 연주해보세요. 이것은 재활용 악기 소리 놀이터를 조성하는 호주 허법뮤직(Hubbubmusic) 스티브 랭턴(Steve Langton)이 2003년에 개발한 ‘아치형 에어벨(Airbell arches)’이란 악기입니다. 이후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아치형 에어벨’은 세계적으로 전파되었으며,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었습니다. 한국 사회적기업 노리단에서는 ‘하품(하늘의 거품)’이라고 부르는 이 악기를 몸이나 땅, 벽 등을 치며 소리를 탐색하고 음률이 다른 두 개의 페트병을 서로 튕겨서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연주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2011년에는 플로리안 부쉬 건축(フロリアンブッシュ建築設計事務所)과 협업하여 200개의 페트병을 천장에 매달아 도쿄디자이너스위크(東京デザイナーズウィーク)에 방문한 사람은 누구나 거대한 페트병 악기를 연주해볼 수 있도록 설치하기도 하였습니다. 자세한 준비물과 만드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제11회 여수국제청소년축제 – 노리단의 ‘하품’ 제작 워크숍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재활용 장난감에서 건축과 환경을 배우다
어렸을 적 가지고 놀던 블록이나 레고를 기억하시나요? 서로 연결하고, 합치고, 조합하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던 블록 같은 장난감을 페트병으로 만들어본다면 어떨까요?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인 리드 자격(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을 가진 건축가 론 애런(Ron Aaron)은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다음 세대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싶었던 그는 페트병을 활용해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 구조를 만듭니다. 1.2m 크기의 지오데식 돔 구조는 페트병 하단을 단단하게 접착시키고, 뚜껑을 테니스공으로 연결해 완성되었습니다. 이 구조는 6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분해, 조립할 수 있고,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형시킬 수도 있습니다. 마치 블록 장난감처럼 말이죠. 애런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이러한 놀이를 통해 지속할 수 있는 디자인과 건축, 재사용과 ‘소모’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으면 한다. 앞으로 삼각형, 사각형, 바퀴, 송신탑, 돔 등 다양한 기하학적 구조의 장난감을 시도해 볼 계획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놀이를 통해 건축물의 구조를 이해하면서 동시에 환경도 보호하는 장난감이 많아진다면 정말 좋겠죠?
페트병으로 뒤덮인 비밀의 정원
우리 집 앞마당, 혹은 옥상에 나만의 작은 페트병 아지트를 만들어보세요. 페트병을 하나씩 모아 끈으로 묶거나 틀에 끼워 켜켜이 쌓아 올리면 벽이 만들어집니다. 뚫려있는 나머지 면도 페트병, 비닐, 아크릴판 등으로 막아서 고정하면 작은 방이 완성됩니다. 방 안에 채소나 꽃을 넣어 온실로, 혹은 해먹이나 편한 의자를 비치하여 쉼터로 활용해보세요. 사실 페트병은 비닐보다 보온성이 좋아서 안락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할 거예요. 페트병 중앙에 구멍을 내고 흙과 모종을 심으면 페트병은 화분으로 변신합니다. 투명, 초록, 파랑 등 다양한 색상의 페트병에 모종을 심고 화분에 끈을 달아 배열하면 한쪽 벽면에 형형색색의 자연이 피어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됩니다. 삭막했던 앞마당과 옥상을 조금씩 나만의 아지트로 꾸며보세요!
김다빈
김다빈 _ 상상놀이터
beyondlisa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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