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현장에는 자신만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열정을 불태우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인터뷰어의 시각에 담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시선, 움직임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라며, 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인터뷰어의 시각에 담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시선, 움직임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라며, 지금 만나러 갑니다!
헝가리 출신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마이클 폴러니(Michael Polanyi)는 오랜 경험이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체득한 지식, 노하우인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책에 쓰인 것보다 더 깊고 넓은, 몸에 밴 지식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호작용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노하우는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까? 사회 예술강사의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예술강사 간 활동경험을 공유하고자 열린 ‘2016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예술강사 오픈수업&네트워킹’(이하 오픈수업)에 대한 솔직한 소감과 예술강사 간 지식과 정보 교류, 네트워킹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박설, 이은아, 전오미 예술강사를 만났다.
일 시 | 2016. 8. 27(토) 오후 2시
장 소 | 대전 북카페 ‘이데’
참석자 | 박설(아동 음악 예술강사, ‘똑! 똑! 똑!’ 중심강사), 이은아(노인 미술 예술강사, ‘도란도란 살롱:반상회_경상편’, ‘신도시골 노인수업 묶기와 매듭짓기’ 참여), 전오미(장애 연극 예술강사, ‘느림보 거북이들의 유쾌한 마실’ 중심강사)
사 회 | 최영희(교육운영2팀 대리), 장정희(교육운영2팀 주임)
장 소 | 대전 북카페 ‘이데’
참석자 | 박설(아동 음악 예술강사, ‘똑! 똑! 똑!’ 중심강사), 이은아(노인 미술 예술강사, ‘도란도란 살롱:반상회_경상편’, ‘신도시골 노인수업 묶기와 매듭짓기’ 참여), 전오미(장애 연극 예술강사, ‘느림보 거북이들의 유쾌한 마실’ 중심강사)
사 회 | 최영희(교육운영2팀 대리), 장정희(교육운영2팀 주임)
지난 7월, 8월 동안 5개 지역에서 7차례에 걸쳐 오픈수업이 진행되었고, 진행 과정을 잘 알고 계신 세 분을 이 자리에 모셨다. 오늘은 오픈수업을 하듯 편하게 말씀을 나눴으면 좋겠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박설2007년부터 지금까지 아동 음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오픈수업 중 전주에서 열린 아동‧장애인 음악분야 예술강사 대상 ‘똑! 똑! 똑!’ 퍼실리테이터를 맡았다. 전라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라 기대와 긴장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멀리서 까지 찾아와주셨고, 연수 때 뵈었던 분도 많아서 감사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전오미장애인분야 예술강사 대상 ‘느림보 거북이들의 유쾌한 마실’ 퍼실리테이터를 맡았다. 2006년부터 학교 예술강사로 활동했고, 2014년에 장애분야 사회 예술강사를 시작했다. 2015년 사회 예술강사 의무연수 체계가 변경되면서 예술강사 간에 만나서 이야기를 풀고 공유할 자리가 점점 적어졌다. 그래서 마음 맞는 예술강사들과 함께 우리부터 공유할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자 해서 2015, 2016년도 CoP를 하게 됐다. 모인 취지가 예술강사 간에 정보를 공유하기 위함이었고, 그동안의 활동 결과를 함께 나눌 자리가 필요했던 차에 용기 내서 오픈수업까지 하게 됐다. 예술강사들이 뭘 원하는지 알기 위해 수요조사부터 했는데, 장애 유형에 따른 수업활동 문제점, 프로그램 풀(pool), 진행방법 공유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 우리 CoP가 장애 유형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다른 장르 강사들과는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궁금했다. 요즘 통합 문화예술교육, 융합 문화예술교육이라는 말이 많은데, 다른 분들과 고민과 이야기를 풀면 우리 보따리가 더욱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음악, 무용, 미술 분야 등 많은 분이 참석해주셔서 기관에 대한 이야기,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좋은 자리였다.
이은아2014년부터 매년 오픈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에는 퍼실리테이터를 맡기도 했는데, 올해는 참가자로 부산에서 열린 ‘도란도란 살롱:반상회_경상편’과 서울에서 진행된 노인분야 예술강사 대상 ‘신도시골 노인수업 묶기와 매듭짓기’에 참여했다. 노인 미술분야 모집이 처음 시작된 2013년부터 예술강사를 시작했다. 마침 그때 노인 요양병원에서 미술 치료로 봉사하고 있었고, 치매가 있는 어르신들에게 미술이 효과가 좋았다.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지 않고 즐거워서 저에게 잘 맞는 것 같다.
왼쪽부터 박설, 이은아, 전오미 예술강사
고민과 해법을 나누다
올해 오픈수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이야기해 보자. 먼저 박설 강사님부터 말씀해 달라. ‘똑! 똑! 똑!’에는 음악분야 예술강사가 모였다. 그렇게 하고자 했던 이유가 있나?
박설음악 하는 분들은 학생 때부터 개인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하다 보니 누가 관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편이다. 자기를 오픈하는 것도 꺼린다. 그래서 ‘열어보자’라는 의미에서 ‘똑! 똑! 똑!’으로 정했다. 같은 분야니까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했다. 이 지역에 음악분야로 어떤 예술강사들이 활동하시는지 궁금했고, 아동 대상이 아닌 분들이라도 같은 음악분야로서 좋은 얘기를 해드릴 수 있겠다 싶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사회강사 의무연수를 생각해보면, 강의를 마치고 밤에 같이 모이는 시간이 참 좋았다. 거기서 프로그램 소스가 많이 나왔었다. 돌이켜 보면 강의도 도움이 되었지만 중간 중간 서로 이야기했던 것에서 많은 것을 얻어갔던 것 같다. 지금도 그런 것을 원하지 않나 싶다. 네트워킹하자는 의미가 컸고, 시간이 짧았던 것 빼고는 다 좋았다.
이은아‘도란도란 살롱: 반상회_경상편’에 참여하고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멀리 갔는데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 사회 예술강사를 대상으로 해서 참석하신 분들 간에 분야도, 대상도, 장르도 달랐지만, 사회 문화예술교육에 몸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고개 끄덕여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었다. 서로 이야기 듣고 첫 수업에 대한 자기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수다를 떨듯 편하게 이야기했다. 쌓였던 스트레스가 모두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노인분야 예술강사 대상 ‘신도시골 노인수업 묶기와 매듭짓기’는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렸는데, 목말라하던 고민을 많이 해소했다. 지금의 노인은 우리 편견 속의 노인과 다르다. 일상을 접목해서 수업하는 쪽으로 최근 사업방향이 변화하는 추세이다 보니 2016년을 살아가는 노인들의 서브컬처(subculture)나 관심사를 알고 싶었다. 수업을 준비할 때 인터넷 뒤져서 모방도 하고 연수에서 들었던 것을 재구성해서 넣기도 하는 것에 한계를 느낄 때였다. 오픈수업에서 참여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3~4년 차쯤 된 분들은 다 같은 고민이 있구나 싶었다. 각자 다르지만 모여서 풀고 나니 노인이라는 대상자를 이해하는 데 뭔가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노인분야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보니 열기가 높았던 것 같다.
노인분야 예술강사 대상 ‘신도시골 노인수업 묶기와 매듭짓기’는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렸는데, 목말라하던 고민을 많이 해소했다. 지금의 노인은 우리 편견 속의 노인과 다르다. 일상을 접목해서 수업하는 쪽으로 최근 사업방향이 변화하는 추세이다 보니 2016년을 살아가는 노인들의 서브컬처(subculture)나 관심사를 알고 싶었다. 수업을 준비할 때 인터넷 뒤져서 모방도 하고 연수에서 들었던 것을 재구성해서 넣기도 하는 것에 한계를 느낄 때였다. 오픈수업에서 참여해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3~4년 차쯤 된 분들은 다 같은 고민이 있구나 싶었다. 각자 다르지만 모여서 풀고 나니 노인이라는 대상자를 이해하는 데 뭔가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노인분야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다 보니 열기가 높았던 것 같다.
전오미‘느림보 거북이들의 유쾌한 마실’을 진행하면서, 사회 예술강사는 자기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참여자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장애 유형들이 책에 나와 있어도 실제로 기관에 가보면 책에 있는 그대로는 아니다. 말 그대로 정말 변수가 많은데, 예술강사들이 직접 겪은 얘기가 매뉴얼처럼 될 수 있다. 2006년부터 장애 대상 수업을 쭉 해왔지만 시각장애인복지관은 작년에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어떻게 하지? 연극 대본을 내가 읽어줘야 하나?’ 이런 고민부터 시작했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서로 공감하면서 나누고 각자 팁을 주니까 좋더라. CoP에 함께했던 4명의 예술강사가 각자 소개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진행 과정과 문제점을 이야기하면, 참여자들이 자기 기관에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오픈수업을 준비했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오픈수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박설‘똑! 똑! 똑!’에는 신규 예술강사가 많았던 것 같다. 그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것이 우선이었다. 교육활동 전반이나 시설 관계자와의 관계에 대한 어려움 등 어떻게 수업을 이끌어가야 하는지를 많이 궁금해 했다. 일단 자료를 받아야 한다는 갈급함과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기존강사와 신규강사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도 있지만, 신규강사 먼저 모인 후에 기존강사와 합쳐져서 만난다면 더 좋은 시너지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기존강사와 신규강사의 괴리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짧다 보니 더 많이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다시 오픈수업을 연다면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공감대를 찾아가는 부분에 역점을 두고 얘기하고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전오미신규강사가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것들도 있지만, 우리가 몇 년간의 경험이 쌓이면서 알게 된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알아야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같이 모이면서 굳이 지금 알지 않아도 될 것들을 알게 되는 것도 있었다. 신규강사와 기존강사를 나눈다든지, 그런 부분을 진행자가 미리 인지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준비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기보다는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다.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풀어줄 자리도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했지만, 제가 목표한 것을 완성하진 못했다. 진행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까지 오는 내내 반성하면서 내려왔다.(웃음)
다른 오픈수업에서도 퍼실리테이터와 참가자 간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에 간극이 있었던 것 같다. 함께하고자 하는 주제, 이슈가 도출된 것도 무척 좋았지만, 각자의 고민이 충분히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참여자 입장에서는 어땠나?
이은아오픈수업에 참여하면서 정보를 많이 공유하겠다거나 대단한 소스를 얻어와야겠다는 마음으로 가진 않는다.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과 얘기하고 싶은 거다. 오픈수업만큼은 목적이나 결과, 솔루션이 뚜렷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다들 해소되고 치유되는 자리였으면 한다.
박설퍼실리테이터로 욕심이 좀 컸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덧붙여질 줄 알았는데, 얘기하는 사람 따로, 받는 사람 따로 있었다. 중간에서 내가 조율을 잘 못 한 것 같다. 준비과정에서 참여자에게 주고 싶은 게 많아서 글도 써보고 했었다. 그런데 결국 원하는 방향으로 가진 않았다. 준비한 키워드를 다 풀지 못했다. 결과물을 내야 한다고 오해하신 분들도 계셨다.
왼쪽부터 전오미, 박설, 이은아 예술강사
서로 묻고, 보태고, 토닥이고, 답하기
오픈수업에 주로 어떤 분들이 모이셨고,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겠다.
이은아부산 ‘도란도란 살롱’에선 한적한 갤러리 카페에 모였다. 누군가의 자취방에 우르르 몰려가서 수다 떨고 노는 분위기로 시작했다. 다 모이니까 방이 비좁을 정도로 많은 분이 오셨다. ‘나의 첫 수업’을 주제로 첫 수업 때 있었던 이야기, 고민, 당황스러웠던 상황을 적어 주머니에 넣고, 뽑기 형식으로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복지관에 나갔던 예술강사 네 분이 계셨는데, 입을 모아 한 아이 얘기를 했다. 첫날부터 떼를 부리고 그 애 때문에 수업 진행이 안 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 아이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함께 걱정하는 마음으로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같이 고민하고 진지하게 얘기했다. 정서를 안정시키고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방법과 사례가 계속 나왔다. 그런데 한 예술강사가 “그렇게 하는 것도 좋지만, 그 아이에 대해 뭔가 하지 못했다고 나를 비난하거나 죄책감을 느끼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무리를 해주신 게 인상적이었다.
노인분야 예술강사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각각 도시, 신도시, 시골에서 활동하는 예술강사가 모둠을 나눠서 그 지역의 어르신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일상을 나열했다. 오픈수업 전에 미션이 있었는데, 어르신들의 하루 일과, 저녁 시간에는 뭘 하는지, 지난 일 년간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지 등 설문을 받아오게 되어 있었다. 그걸 토대로 어르신들의 관심사와 일상을 정리해서 각자 어떤 수업이 필요한지 지역별로 정리해봤다. 오늘을 살아가는 각 지역 어르신들의 관심사와 그들만의 문화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저도 약간 놀랐던 것이, 노인분야 오픈수업에서 도시, 신도시, 시골로 나눴는데,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활동유형이 지역별로 다르게 나왔다. 또 예술강사님들이 인터뷰 해온 상황을 들으니 서울은 구(區)마다도 노인의 특성이 다르더라. 일반화 하기는 어렵겠지만 지역마다 다른 점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박설오픈수업 현장에서 몇 가지 키워드로 제시한 질문 중에 ‘예술강사로서의 철학’이 있었는데, 확실하게 대답하는 분이 많지 않았다.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일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좋겠다. 키워드 질문 외에, 자기 수업경험을 중심으로 어떤 게 좋았는지 나누고, 거기 사람들이 덧붙여서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좋은 매뉴얼, 커리큘럼을 적용하려고만 하지 말고, 아이들과 라포(rapport,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루어진 인간관계) 형성을 굉장히 중요시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 다른 예술강사들이 하는 얘길 많이 듣고,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료도 많이 찾고 연구해서 내 걸로 만들어야 한다.
전오미모든 내용을 꼼꼼히 다 적는 강사가 있었는데, 그분께 우리가 하는 것이 다 정답이 아니다, 적용하다 보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얘길 했다. 자기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강사 간에도 서로 피드백과 팁을 주면서 시너지가 있었다. 우리가 하는 수업이 그런 것처럼, 마침표를 못 찍더라도, 결과물이 빨리 나오지 않더라도, 융통성을 가지고 이끌어갈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설수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수업계획안을 달라고 연락하신 분이 있었다. 그래서 제 수업계획안을 보내드리면서 아이들 특성에 맞춰서 잘 사용하되, 그 대신 계속 연락을 달라고 했다. 먼저 그 분의 수업계획안을 받아 피드백을 드리며 제 것을 보내드렸다. 그런 피드백이 서로 오가는 것도 좋더라.
네트워킹을 이어가기
작년 오픈수업 때 장애분야 신규강사 한 분이 “수업은 하면 되는데, 수업 중간 쉬는 시간이 너무 힘들다. 쉬는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묻더라. 그냥 편히 쉬라는 평범한 말 한마디에 위안을 얻는 것 같았다.(웃음) 이런 작은 위안과 정보 공유, 경험을 쌓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오픈수업을 찾는다. 그렇다면 이런 네트워킹이 어떻게 지속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구‧경북지역 ‘인디언캠프 예술강사 밥상토크’에서는 단체 카카오톡 방(단톡방)을 만들기로 했다고 하더라. 바쁘면 못 만나고 누군가 주축이 되지 않으면 언젠가 흐지부지될 테지만, 내가 힘들고 필요할 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을 만난 게 시작인거 같았다. 그게 꼭 사업이나 프로그램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혹시 오픈수업 후에 이어지는 후속 모임이 있나?
박설우리도 전체 단톡방을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뒤풀이를 겸한 치맥파티 얘기가 나왔다.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얘기 다 하자며 조만간 다시 모이기로 했다. 교육진흥원 담당자분들도 오셔서 같이 고민을 이야기 하자.(웃음)
이은아부산 ‘도란도란살롱’에서도 꼭 번개하자고 약속했다. 서울 노인분야 오픈수업에서도 뒤풀이 차 모임이 있었는데 일정상 참석을 못 해 아쉬웠다.
전오미우리는 그날 바로 밴드를 만들어서 각자 기관에서 하고 있는 고민에 서로 답 달아주고 있다.(웃음) 오픈수업을 상반기뿐 아니라 하반기에 한 차례 더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기관 담당자나 교육 참여자와의 네트워킹 자리도 필요할 것 같다. 그 자리에 오고 싶어 하는 담당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몇 분 모시고 함께 얘기하면 재밌을 거 같다.
3년의 성과, 변화의 지점들
이은아 강사님은 2014년부터 매년 오픈수업에 참가하고 계신다. 혹시 개인적으로 느끼거나 변화된 지점들이 있었는지?
이은아2014년 처음 참여했을 때는 사회 강사 2년 차였고, 아이디어나 정보에 목말라서 그런 것을 찾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작년에는 오픈수업에서 나의 고민을 누군가와 함께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퍼실리테이터를 했다. 그때는 주제가 지역 이야기였다.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 것 말고 나만의 특화된 것을 찾으려면 이 지역 어르신들의 일상과 접목해야겠다는 생각에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다. 올해는 나름 체계가 생겨서인지, 아이디어나 정보보다는 공감을 받고 싶었다. 그냥 수다 떨고, 공감 받고, 토닥토닥해주고.
전오미저도 2014, 15년에도 참여했다. 14년에는 장르도 분야도 다른 분들이 모였고, 저 역시 다른 사업에서는 장애뿐 아니라 노인이나 아동과 함께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보니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편하게 오갔다. 15년에는 사람이 무척 많이 모였다. 그래서 편히 이야기하긴 조금 힘들었다.
전오미 강사님은 CoP와 오픈수업을 모두 경험하셨다. 각각 차이점이 있었나?
전오미CoP는 연구결과를 내야 하니까 구성원들이 굉장히 치열했다. 결과발표회 날이 출산 일주일 전이었는데, 혹시나 싶어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갔다.(웃음) 오픈수업은 그런 치열함이나 옥죄는 느낌은 없었지만, 책임감 때문에 CoP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 게 다른 매력인 것 같다. 또다시 한다면 서로의 고민이 오갈 수 있도록 진행을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픈수업이라는 판을 준비할 때, 연수에서 미처 다루지는 못하지만 예술강사들이 활동하며 하게 되는 소소하지만 중요한 고민들을 함께 공유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다. 박설 강사님은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예술강사라는 참여자 그룹이 같기 때문에 공통점도 있지만, 연수와 오픈수업 간에 서로 다른 특성이 있을 것 같다.
박설연수는 강사가 가진 것을 연수생에게 풀어주는 것이고, 오픈수업은 같은 위치에서 같이 고민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풀어간다. 둘 다 자발성이 있지만, 주안점이 어디에 있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것 같다. 오픈수업도은 퍼실리테이터가 무한책임을 갖기보단 구심점이 되어 다 같이 돌아가면서 다 같이 이끌어가는 식으로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전오미연수는 계획한 내용을 전달해야하는 목적이 있어 다소 일방향적일 수 있다. 오픈수업은 기존강사와 기존강사, 신규강사와 기존강사가 만나면서 서로 오가는 나눔이다.
이은아연수에서는 많은 정보와 수업스킬, 프로그램 아이디어 같은 것을 얻기 위해 목적성을 가지고 참여하기 때문에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대한 사례나 고민에 대한 소통은 부족한 것 같다.
박설어떤 동기부여를 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이번에 많이 배웠다.
열린 마음으로 고민을 나누고자
어떤 분들에게 오픈수업을 권하고 싶은가? 아직 오픈수업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은아명확한 해답이나 좋은 정보가 없어도 좋다. 나와 같은 고민과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과 소통한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되고 치유된다. 오픈수업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 다시 떠올리기 싫었던 당황하고 실수한 상황을 오픈수업에서 얘기하고 나서, 그것이 좋은 추억, 나를 성장시킨 계기로 아름답게 기억되었던 것도 좋았다.(웃음) 고민이 많은 분이 오면 좋겠다. 예술강사로서 마음이 힘들거나 자긍심이 부족하거나 중심이 잡히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립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전오미나를 알고 싶은 사람에게 오픈수업을 추천한다. 지금 내가 잘 하고 있는지, 내가 만나고 있는 참여자들과 라포 형성이 잘되고 있는지, 내가 하는 활동에 길을 찾고 싶다면 참여해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그렇게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길이 보이고 방법을 알아갔다. 문을 두드려야 성장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았으면 난 계속 수업만, 걱정만 하는 사람이었을 거다. 참여자들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되었고, 그들 편에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나와 같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이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얼마 전, 옛날 제자가 올해 신규 사회 예술강사가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너무 감정이 북받치더라.
박설나를 버리고, 나를 열 수 있는 사람,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내 마음이 닫혀있으면 교육 참여자도 열릴 수 없다. 자기계발을 좀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책도 많이 보고, 연수도 많이 참여해보고. 시간이나 환경의 제약이 많겠지만, 나를 성찰하지 않고서는 계발할 수 없다. 나를 가꾸고 자기를 좀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박설
전남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2007년부터 광주・전남지역 음악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4~15년에는 지역 곳곳 문화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움직이는 예술정거장’ 대표 예술강사로 참여한 바 있다. 현재 목포시립합창단 베이스 상임단원으로 연주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전남문화관광재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은아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현재 공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에 재학 중이다. 2013년부터 대전, 충남, 충북 지역에서 노인 미술분야 사회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전시 국공립유치원 특성화 미술 강사, 대전문화재단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주강사로 활동 중이다.
전오미
경성대학교에서 연극영화, 경기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연극교육을 전공했다. 2006년부터 부산, 울산, 경남 지역 학교, 사회 예술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9년부터 경남 거창에서 면단위 각 마을에 ‘경로당활성화사업’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고, 올해는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으로 농촌 지역 주민들과 탈가면극도 만들고 있다.
- 2016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 예술강사 오픈수업&네트워킹
-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2014년부터 복지기관 문화예술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전문적 이론이나 지식 뿐 아니라 현장에 대한 예술강사 간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로 ‘예술강사 오픈수업&네트워킹’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7월30일부터 8월22일까지 약 한달 간 서울, 전주,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회 예술강사를 대상으로 7차례에 걸쳐 열렸다.
사진 _ 마루스튜디오
- 정리 _ 상상놀이터
만나고 싶은, 만나야할 문화예술교육자를 소개해 주세요.
‘만나다’에서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에 참여하는 예술가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만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주체를 조명하고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발견하는 의미와 생각을 공유합니다. 만나고 싶은, 만나야할 문화예술교육자를 소개해주세요. 아래 이메일 주소로 간단한 소개와 성함, 연락처 등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아르떼365]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만나다’에서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에 참여하는 예술가와 문화예술교육 매개자를 만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주체를 조명하고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발견하는 의미와 생각을 공유합니다. 만나고 싶은, 만나야할 문화예술교육자를 소개해주세요. 아래 이메일 주소로 간단한 소개와 성함, 연락처 등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아르떼365]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 취재요청 및 제보 : 2015arte365@naver.com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2 Comments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코너별 기사보기
비밀번호 확인
저는 예술강사는 아니지만, 강사로서 자신의 티칭 스킬과 지식을 오픈한다는 건 꽤나 용기가 필요한 일일텐데, 이 기사에 나온 강사님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네요. 어쨌든 자신의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이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 멋있습니다. 큰 그림을 보고 계시는 것 같네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번 예술강사 오픈수업&네트워킹이 현장의 이야기와 티칭 스킬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고, 이 생태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저희 또한 선생님들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