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유쾌한 목소리에 울음보를 터뜨리는 꼬마까지······. 건물 밖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여기가 어린이집인가?’ 싶어 건물 간판을 확인하기까지 했다. ‘쿨투어 팔라스트’. 틀림 없이 잘 찾아왔다. 지금 이곳은 어린이를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함부르크의 쿨투어 팔라스트다.
미래를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
많은 도시가 스스로 ‘문화의 도시’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함부르크만큼은 명실상부한 문화의 도시다. 세계를 향해 열린 항구는 각국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문호가 되었다. 하여 함부르크는 다채로운 도시의 문화를 중요한 키워드로 삼았다. 함부르크의 대표적인 문화공간 ‘쿤스트 마일’ 등이 그 예다. 쿤스트 마일은 누구나 저렴한 연회비를 내면 1년 내내 정상급 예술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 더불어 지난 회와 이번 회에 걸쳐 살펴 보는 쿨투어 팔라스트는 예술교육을 통해 문화를 향유하고 삶을 풍성하게 가꾸는 시민의 터전이다.
함부르크의 문화예술교육 터전인 쿨투어 팔라스트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예술, 사회 각 방면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동부지역센터인 바서베르크 빌슈테트와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체험 기회를 선보이고 있는 것. 이번 회에는 2007년 시행 이래 도시를 음악의 물결로 가득 채운 음악교육 프로젝트 ‘힙합 아카데미’와 ‘클랑스트롤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두 손을 머리 위로~! 힙합 아카데미
쿨투어 팔라스트 힙합 아카데미는 13세~20세 사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비영리 프로젝트다. 제목 그대로 청소년을 위한 힙합 문화를 소개하고 음악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 함부르크에 거주하는 청소년 중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은 수준별로 반을 나눠 개인별 지도로 이루어진다.
힙합 아카데미의 목표는 단기간 교육이 아니라 장기적인 교육을 통해 숨겨진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참가자의 수준에 맞춰 상-중-하로 이루어진 교육 프로그램은 왕초보부터 힙합 마스터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성장이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랩, 댄스, 비트박스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의 목표는 무대 위에서 공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힙합 아카데미 참가자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하고자 하는 열정. 배우고자 하는 열정은 재능보다 우선한다. 또한 남자 참여자의 비율이 높은 까닭에 배우고자 하는 여자 참여자는 언제나 환영이며 모종의(?) 특별 우대를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쿨투어 팔라스트의 예술교육의 원칙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예술적인 형태로 참가자에게 전해져야 한다는 것. 하여 힙합 문화와 그 원칙이 참가자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힙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해당 분야의 최고 인력이 강사로 활동한다. 또한 교육의 최종 목표는 무대로 이어져 매해 참가자들이 힙합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음악으로 성장하는 어린이! 클랑스트롤헤
지난 2007년 쿨투어 팔라스트는 12개 지역 파트너 단체와 함께 어린이 대상 음악교육 프로그램 ‘클랑스트롤헤’를 발족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가능한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만나 음악 속에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데 있다. 클랑스트롤헤 교육 대상은 생후 6주 영아로부터 6세 어린이까지다.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은 음악을 즐기고 사랑할 수 있게 되며, 더 나아가 어린이의 잠재된 예술적 재능을 발견하고 더 많은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현재까지 약 8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운영진은 야마하 음악 아카데미와 IfEM 마인츠와 같은 전문 음악교육기관 출신의 강사와 자원봉사자 7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사들은 타 음악교육 프로그램에서 검증받은 교수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충분한 실무 경험을 갖고 있다. 또한 전문 강사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하고 있어, 클랑스트롤헤를 기반으로 한 실용성 높은 프로그램과 교육 컨셉트 창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어린이 대상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은 그 수효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 다양한 것이 많다. 다채로운 음악 장르를 통해 교육과 접목을 꾀하기도 용이하다. 이토록 많은 음악교육 프로그램 중 쿨투어 팔라스트의 클랑스트롤헤가 눈길을 끄는 까닭은 생후 6주 영아부터 참여 가능한 ‘기초 음악교육’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클랑스트롤헤 참여 파트너 단체는 2009년 24개 단체에서 오늘날 36개 단체로 늘어났다. 그리고 매달 개최되는 콘서트와 6개월에 한 번 개최되는 세미나는 지역민의 높은 참여도가 돋보인다. 사실 지금까지의 성과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원은 각 단체간의 긴밀한 네트워크였다. 실제 어린이 음악교육에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입소문은 높은 수준별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힘쓴 단체의 노력과 총괄 관리 및 지원에 매진한 쿨투어 팔라스트의 노력이 합쳐져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문화도시 함부르크의 입지를 공고히 만들었다.
마르지 않는 바닷물처럼 샘 솟는 문화 열정
항구도시 함부르크의 ‘문화도시 프로젝트’는 마르지 않는 바닷물처럼 끊임없이 계속되고, 파도처럼 역동적이며, 해변처럼 많은 사람들을 한데 끌어 안아 풍족한 문화 향유를 가능하게 한다. 그 모습은 정말로 바다와 많이 닮았다. 미래 함부르크를 이끌어 나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장기적 예술교육은 함부르크의 문화적 발전과 변화를 위한 것이다. 다채로운 음악 활동을 통해 재능을 찾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라는 이곳, 수십 년 후 그들이 성인이 되어서 만들어 낼 함부르크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 쿨투어 팔라스트 함부르크 홈페이지www.kultur-palast.de
글_성경숙 독일 통신원 사진_ 쿨투어 팔라스트 함부르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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