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는 부둣가를 따라 어시장이 서고 다양한 어종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는 독일 내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부산과 비슷한 곳이랄까? 함부르크의 명물 쿨투어 팔라스트(KulturPalast Hamburg)는 올해로 31년 째 바다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과 참여 활동을 이끄는 지역의 대표적 문화예술 기관이다. 필자는 앞으로 2회에 걸쳐 쿨투어 팔라스트의 설립 취지와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다양한 세대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이곳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시 당국과 시민의 적극적인 지지 속 성장
서양 문물의 창구와도 같았던 함부르크는 항구 도시였던 까닭에 여러 대륙에서 건너 온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였다. 문화의 집결지였던 과거 함부르크의 명맥을 잇고 보다 체계적인 문화 전달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을 설립하고자 마음먹은 함부르크 시 당국은 31년 전 쿨투어 팔라스트를 발족하였다. 한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쿨투어 팔라스트 운영을 위해 시민 대상 기부금 모집을 한 결과 10만 유로 이상의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쿨투어 팔라스트는 시 당국과 시민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서 성장해 왔다.

쿨투어 팔라스트는 여러 개의 세부 조직들이 각자 독립성을 띠고 활동하는 조직이다. 기관 대표와 홍보 부서로 구성된 중앙 조직을 비롯하여 기관 내에는 문화예술 참여 프로그램팀(‘힙합 아카데미’), 음악 프로그램팀, 문화예술 공연·행사팀, 사무부, 음악 및 기술팀, 그리고 서비스·예약팀이 있으며 총 2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수업
한 지붕 아래 각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쿨투어 팔라스트는 함부르크 시민은 물론 다양한 예술 분야의 인재 양성 중심 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1980년 설립 이래 쿨투어 팔라스트는 지속적으로 역동적 변화를 거듭해 왔다. 매년 300개가 넘는 행사와 380개가 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40여 개 문화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 3년에 걸쳐 쿨투어 팔라스트는 특히 음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입소문이 퍼진 프로그램에는 대기자가 줄을 설 정도다. 2007년 이후 청소년 대상 음악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이곳은 더욱 역동적으로 거듭났다. 지금까지 63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850명에 달하는 유아와 42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했다. 또한 쿨투어 팔라스트는 예술강사를 양성한다. 쿨투어 팔라스트 운영 아카데미는 문화예술교육을 직업적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예술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예술 분야 전문가를 배출하는 한편 본 기관 및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을 적극 지원한다.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쿨투어 팔라스트의 기반
쿨투어 팔라스트를 운영하는 데엔 시 당국의 지원과 함께 시민의 자발적 기부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기부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건당 5유로를 기부할 수 있는 휴대폰 문자 한 통을 보내면 손쉽게 후원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쿨투어 팔라스트를 방문한 사람은 매년 6만 명에서 18만 명 이상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이렇듯 방문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쿨투어 팔라스트는 신축 공사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위해 색다른 기부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 이채롭다. 바로 신축 공간에 들어가는 타일 기부가 그것. 타일 한 장당 100유로에서 250유로까지 후원할 수 있으며 기부자 명단은 쿨투어 팔라스트 웹사이트에 공개된다.

쿨투어 팔라스트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수혜자이자 동시에 후원자인 시민의 참여는 기관 운영에 있어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도시(커뮤니티)에 대한 일종의 ‘소속감’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연대 의식이 형성되는 데 시민의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쿨투어 팔라스트는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종합 문화예술 현장 및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 활동의 모범적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쿨투어 팔라스트 함부르크 홈페이지www.kultur-palast.de

글_성경숙 독일 통신원 사진_ 쿨투어 팔라스트 함부르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