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탄츠차이트 무용교육 프로젝트


 

지난 6월 9일부터 11일까지 동베를린 이스트사이드갤러리(장벽미술관) 근처 ‘라디알시스템’ 공연장에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몰려들었다. 탄츠차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춤을 추어 왔던 여러 그룹들의 공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올해 처음 무용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급이 있는가 하면 몇 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학급들도 있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초등학교 학생부터 중·고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연세가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연령과 성별을 초월했다.

 

춤을 통해 느끼는 자아실현의 감동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베를린국제학교 4학년 맥스네 학급은 지난 8개월 동안 매주 월요일 아침 2시간 동안 탄츠차이트 프로젝트 강사인 안과 벤, 학급담임 로클린 교사, 학교 스포츠 담당인 헤을 교사와 함께 만들어 온 춤을 선보였다. 시작 전, 학부모와 학생들 그리고 교사들은 흥분과 설렘에 들떠 있었으며 공연을 성공리에 마친 후에는 감동과 뿌듯함으로 모두 한마음이 되었다.

 

탄츠차이트의 무용가, 안무가, 강사들은 다양한 나라 출신의 예술가이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전문적인 댄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의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탄츠차이트 수업은 각 반별로 오전 수업시간에 열린다. 무용가들은 이 수업을 통해 춤이나 음악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어린이들을 비롯한 모든 아이들이 자신들의 창의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끈다. 탄츠차이트의 무용 강사는 교사, 학부모, 학생 간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를 모든 활동의 중심에 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춤동작이 아니라 테마와 주제에 따라 몸을 움직이고 이를 스스로 표현해내며 음악에 맞추어 즐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요즘 어린이들에겐 운동부족, 사회성 결여 등이 종종 문제로 지적된다. 이럴 때 춤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준다. 춤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생활환경, 출신배경 등을 뛰어넘어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신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자의식을 강하게 해주고 긍정적인 학습효과의 전제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공연에 참여한 한 지역의 실업학교 10학년 학생들은 탄츠차이트 무용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4년간 춤을 추어 왔다. 이들이 사는 곳은 이민자가 많이 사는 지역으로 사회적으로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사회적 편견과 달리 춤을 추어 온 학생들은 학교생활도 충실히 했으며 좋은 성적으로 졸업도 할 수 있었다. 이들은 주최측인 탄츠차이트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춤은 많은 것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돕는다

 

‘춤추는 시간’이라는 이름의 탄츠차이트 학교 무용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베를린 소재 학교 여러 군데에서 진행 중이다. 2005년 여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일선 교육현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2010년까지 베를린 내 학교 450여개의 학급, 총 1만 여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베를린의 유명한 무용가 샤샤 봘츠가 초기부터 참여해 온 탄츠차이트 프로젝트는 2010년 베를린 시장이 후원자 대표를 맡아 계속 진행 중이다.

 

그간 음악, 미술, 공연 등에 비해 존재감이 희박했던 무용이 이렇듯 문화예술교육의 좋은 매개로 인식되고 탄츠차이트 프로젝트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04년 발표된 ‘리듬 이즈 잇’이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안무가 로이스톤 말둠은 “당신은 무용수업 시간에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켰으며 오늘날 탄츠차이트 프로젝트의 모토가 됐다. ‘리듬 이즈 잇’은 춤이 효과적인 교육방법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었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무용을 배우고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탄츠차이트 프로젝트의 성공을 통해 무용가, 안무가, 교육현장의 공조로 수많은 무용교육 프로젝트가 실행됐다. 많은 학교들이 종일학교로 개편되며 교내 특별활동, 방과후 수업, 프로젝트 형태의 외부수업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다. 이를 통해 무용교육 프로젝트는 더욱 활성화될 수 있었다. 여기에 독일 연방문화재단, 연방주문화재단 등 많은 문화가기관들이 학생을 위한 예술교육의 일환으로 무용 수업을 진행하는 데 재정적 지원을 하고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 또한 무용교육 발전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글.사진_ 정선경 베를린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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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혜령 2011년 09월 26일 at 8:25 PM

    연극과 뮤지컬도 동일한 작용을 하는데.. 이런 예술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나라도 예술교욱이 공교육으로 자리잡을 수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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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혜령 2011년 09월 26일 at 8:25 PM

    연극과 뮤지컬도 동일한 작용을 하는데.. 이런 예술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나라도 예술교욱이 공교육으로 자리잡을 수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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