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개최되는 국제 싱가포르 예술축제의 로우 키 홍(Low Kee Hong) 신임 사무국장은 축제 기간 중 ‘어린이 예술마을(Kids Arts Village, KAV)’을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어린이 공연이 왜 어린이를 가장한 어른들에 의해 열려야 하는가? 어린이들이 다른 어린이를 위해 예술적 경험과 공연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여 무대에 올려보면 어떨까?”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어린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함께하다
어린이 예술마을을 위해 2010년 1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일련의 연구와 활동이 진행되었다. 연구의 목적은 어린이들이 축제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교육하고 육성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축제팀은 우선 어린이 자문단(Kids Advisory Panel, KAP)을 구성했다. 자문단의 주된 역할은 직접 예술마을을 기획, 제작, 공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었다.
축제 사무국에서는 9세에서 12세의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통해 예술에 대한 자신의 열의를 표현하고 예술마을에서 보고 싶은 것이나 해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써 보내도록 요청했다. 그 중 자신의 의견을 가장 명확히 표현한 여덟 명의 어린이들이 ‘자문단’으로 선정되었다. 어린이 자문단은 2010년 5월부터 6월까지 열린 예술 축제에 초청됐다. 어린이들은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모여서 좋은 점과 싫은 점에 대한 의견을 나눴고 내년 행사기획과 관련하여 집단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기획은 2010년 10월 중앙 공립 도서관에 게시되었고, 어린이들을 초청하여 가장 마음에 드는 특징과 활동을 뽑도록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정리된 투표결과는 2011년 5월과 6월 3주간 열리는 축제 프로그램 기획에 반영됐다. 또한 어린이들을 위해 에스플라나드 공연 예술 센터 내 젠델라 갤러리에서 그림 그리기 행사도 개최했다. 당초 3일로 예정했던 행사는 한 달간의 전시회로 발전했다.
2010년 12월에는 어린이들에게 기본적인 사진, 스크립트 작성, 메이크업, 의상제작, 무대 관리 방법을 가르치는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어린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축제팀이 가장 크게 배운 점은 아이들은 기회가 주어지면 주도적으로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었다.
싱가포르 최초의 어린이 예술마을 개장!
2011년 5월 13일부터 6월 5일까지 개최된 싱가포르 예술축제 기간 중 에스플라나드 공원에서 싱가포르 최초의 어린이 예술마을이 개최되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주간 오전 10시, 낮 12시반, 오후 3시에 각각 쇼 타임을 진행했다. 축제는 “나는 기억하고 싶다”는 전체 주제 하에 매주 ‘위대한 발명가’, ‘언어와 문화’, ‘나의 추억’ 등 3가지 부제와 함께 다양한 시각예술 프로그램과 공연예술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에어컨이 나오는 세 개의 텐트에서는 각각 어린이 쇼타임, 어린이 갤러리 및 어린이 재활용 공예 행사가 열렸다. 어린이 쇼타임에서는 주제에 따라 다양한 공연을 발표했다. 어린이 갤러리에서는 세가지 전시회가 열렸는데 1주차에는 유치원생들과 초등학생들의 예술작품이, 2주차에는 소외아동 및 장애아동과 청소년들의 예술작품이, 3주차에는 ‘나의 추억’을 주제로 에버그린 중학교 학생들이 출품한 240개의 스크랩북이 전시되었다. 학생들의 스크랩북은 가족, 친구, 학교, 생일, 방학, 애완동물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어린이 재활용 공예에서는 매주 다른 공예품들이 전시되었다. 1주차에는 종이로, 2주차에는 직물로, 3주차에는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공예품들이 전시되었는데 이 작품들은 아이들이 발견한 물건을 가지고 직접 만든 예술작품이었다.
더불어 어린이 예술마을에는 세 곳의 야외 공간이 조성되었다. 메이플라워 초등학교의 아이들과 부모, 교사들이 직접 기른 식물과 허브로 조성된 어린이 정원과 ‘어린이 갤러리 싱가포르’의 아이들이 만든 종이공예 마체 푸드로 꾸며진 뒤죽박죽 토끼굴(Topsy Turvy Rabbit Hole) 등이 그것이었다.
한편 2010년-2011년 어린이 자문단은 게스트이자 진행요원으로 3주 동안 행사에 참석하여 어린이 관람객들과 그 부모들을 맞이했다. 초등학생, 중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전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했으며 한 시간 반의 투어도 진행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어린 진행요원들이 어린이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열정과 즐거움이 함께한 어린이 예술마을 현장
탄 친 투안 재단(TCTF)은 어린이 예술마을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어린이 쇼타임’ 때, 재단 내 다섯 개 기관(카노사빌 보육원, 액츠 오브 라이프, 노스 라이트 스쿨, 어린이 기독교 협회, 싱가포르 어린이 협회) 어린이들의 공연을 선보였다. TCTF는 ‘젊은 예술리포터 프로젝트(YARP)’ 회원들과 어린이 사진사를 섭외하여 각종 쇼와 전시회, 공예작품 전시회를 취재토록 했다. 이들의 취재 내용은 싱가포르 예술축제 홈페이지 내의 ‘당신이 놓친 부분’이라는 섹션에 실렸다. 이번 제 1회 어린이 예술마을은 1000명의 어린이들과 파트너들이 참여했으며 2700명의 어린이들이 관람객으로 참여했다.
이번 축제에 어린이 자문위원으로 참가한 올해 10세의 제이콥 조셉 맥슨 군은 “참여하는 동안 좋았던 부분은 멋진 쇼를 볼 수 있고 예술작품에 몰입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어려웠던 점은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이라는 주제에 맞춰 공연 아이디어를 내고 준비하는 것이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줍은 성격이지만 수줍음을 자기 표현을 잘하는 맥슨 군은 어린이 예술마을 참가 이후 오디션에 응시해 싱가포르 리릭 오페라 산하 어린이 합창단에 입단하기도 했다.
이번 싱가포르 예술축제 제1회 어린이 예술마을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원하고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다. 또한 이러한 기회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경험하는 것은 어린이들 자신의 세계관을 넓힐 기회가 될 것이다. 어린이들이 이번 행사를 성인들 못지 않게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은 과연 어른이 어떻게 생각하고 일해야 하는지, 그리고 아이들이 삶에 대해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글.사진_제프리 탄 싱가포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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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강의 준비로 바뻐 살짝 보고 갑니다. 좋은 모습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