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한 두 번째 기회’는 남성 정신장애 범죄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북아일랜드 앤트림 홀리웰 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트러스트 하우스 자선 재단과 북아일랜드 커뮤니티 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으며, ESC(Educational Shakespeare Company. Ltd)와 홀리웰 병원 커뮤니티, 법정 정신건강 팀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용기는 내부에서 비롯된다 |
ASDAN 인증 프로그램 ‘변화를 위한 두 번째 기회’는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25주에 걸쳐 매주 1회 진행되었다. 필자는 ESC의 창립 회원이자 자원봉사 예술감독으로 ‘변화를 위한 두 번째 기회’ 드라마 감독을 맡고 있고,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정신장애 범죄자들이 치유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홀리웰 병원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RT(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 이니셜 사용)를 처음 보았을 때, 그는 구부정한 채 지팡이에 의지해 천천히 걷고 있었다. 나는 그가 60대 노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는 39세에 불과했다. 그는 매주 116알이나 되는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고 있었고, 난폭한 범죄자로서 평생 감옥을 들락날락하며 살았다. 그는 고통을 덜기 위하여 알코올, 대마초, 가스, 본드에 의지해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의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그어진 두 줄의 흰 흉터는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었다. RT는 한평생 정부와 싸워 왔다. 그는 사는 지역의 경찰과 수없이 대치했다. 마음속에 있는 말을 항상 거침없이 내뱉었으며, 경찰 및 공무원과는 항상 다투고 대적했다. ‘변화를 위한 두 번째 기회’ 프로그램의 창의적 과정 중 하나는 참가자들의 삶에 있었던 중요한 일이나 생의 전환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그 다음 단계로는 참가자들이 서로 연기자와 스태프가 되어 각자의 이야기를 짧은 영화로 만드는 것이 있었다. 프로그램에 임한 RT는 할 이야기가 있지만 그걸 말하는 것이 옳은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필자는 그에게 ‘그렇다면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말고 그 내용을 혼자 써 내려간 다음 결정을 내려 보라’고 제안했다. 그는 주말에 홀로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다. 다음 주 다시 만난 RT는 이전과 뭔가 달라 보였다. 그는 더 이상 지팡이를 짚지 않았고 운동복을 갖춰 입은 후 더 빨리 걷고 있었다. 그는 10년 이상 젊어 보였다. 지난 주 프로그램 이후로 그는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창의성을 발휘할 동기를 얻은 것이었다. |
끔찍한 비극을 치유로 승화시키다 |
RT는 자신의 이야기를 참가자들에게 들려주기로 결심했다. 그의 이야기는 이런 내용이었다. 17세 때 그는 친구가 공격받지 않도록 보호하다 폭력 혐의로 감옥에 수감되었다. 감옥에서의 첫째 날, 그는 샤워실에서 다른 수감자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바닥에 쓰러진 그는 집단 윤간을 당하고 말았다. 그는 크게 상처 입었고, 피를 흘리고 몸을 떨며 간수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간수는 그를 가두고 문제를 덮어 두라고 말했다. RT는 병동에 들어갔고, 병동 침대에서 정신을 차리자 그곳의 직원 중 한 명이 다시 그를 덮쳤다. 그는 또다시 강간당했다. 죽음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그는 치욕을 느꼈고 자신의 운명에 배반당한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는 거듭 상처 입은 채 병동 침대에 누워 자신에게 다시는 강간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RT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자 참가자 중 한 사람은 만약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고 하면 자신이 RT 역할을 하겠다고 자원했다. 그는 RT가 묘사한 고통과 괴로움을 표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야기를 털어놓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RT는 간수와 담당자조차 무시해 버린 집단 윤간의 희생자가 된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자책하는 것이 잘못임을 깨달았다. RT를 오랫동안 괴롭혀 오던 감정, 남성으로서 강간을 당했다는 수치심과 죄책감이 사라졌다. 창의성을 표현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어떻게 대하는가는 우리의 자유를 결정한다. RT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그는 과거 수감생활의 악몽 같은 기억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켰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이야기와 영화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그는 ‘변화를 위한 두 번째 기회’ 프로그램에서 다음 참석자들을 위한 피어 멘토(또래 멘토, 동등 신분의 멘토)가 되겠다고 자원했다. 그는 이제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대중 앞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과거 2년간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신에 대해 더 평화롭게 느끼고,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RT는 자신에게 가해진 과거의 만행을 담담히 수긍하고, 이를 창의적 작품으로 승화시켜 다른 사람에게 ‘당신도 자유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글_ 톰 맥길 북아일랜드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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