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현장에는 자신만의 교육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열정을 불태우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삶의 모습을 인터뷰어의 시각에 담았습니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시선, 움직임이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고스란히 드러나길 바라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만난 김소연 예술강사의 안내로 무용수업이 이루어질 장소로 이동했다. 수업을 하기에 좋은 조건의 중강당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서 펼쳐질 수업에 대한 기대감에 설렐 때쯤 아이들이 담임선생님의 인솔을 받으며 강당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쉬는 시간 없이 진행된 80분간의 무용수업은 짧은 인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퐁퐁이와 툴툴이’라는 동화의 내용이 주제가 되어 창작무용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수업은 아이들로 하여금 상황을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동기를 충분히 제공해 주었다. 장면과 상황을 만들 때 발생하는 문제를 아이들과 강사가 일련의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예술교육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동화를 통해 진행되는 수업임을 충분히 이해시킨 김소연 예술강사는 최소한의 가이드로 수업을 진행했는데, 그 안에는 그녀만의 교육철학과 교습법이 담겨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현대무용 전공 후 교육대학원에서 무용교육을 공부하고 지금은 일반대학원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소연 예술강사는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에서 학생뿐 아니라 예술강사를 교육하는 일을 병행하는 문화예술교육자이다.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와 사회성 인성을 고루 이끌고 싶다는 그녀는 무엇보다도 예술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절박한 인식과 교육자로서의 소명과 사명감을 이야기했다.
오늘 수업은 어떠셨나요?
최고로 자유분방한 모습의 수업이었죠.(웃음) 2학년 친구들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구체적인 이야기들로 수업을 끌어주는 것이 필요한데 오늘은 사전에 주의집중이나 기본적으로 동기유발이 덜 된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아쉽게도 수업으로 깊이 들어가지 못한 사례라고 생각되네요. (웃음)
예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예술강사를 하시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나요?
예전에 경기도의 모 초등학교 체육 전담교사로 있을 때 표현활동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무용이 전공이다 보니 신체를 이용한 창의적인 표현력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게 되었죠. 그때 수업을 통해 차츰차츰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 계기였어요.
초등학교 교사에서 예술강사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자발적 의지는 아니었어요. 예술교육에 대한 열정이 생길 무렵 학교 교육시스템이 바뀌면서 교사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왔어요. 상실감이 컸죠. 체육전담 교사였지만 표현활동에 중점을 둔 예술교육을 해야겠다는 교육의 구체적 목표가 생길 무렵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한 달 뒤에 친구의 소개로 예술강사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어떤 일인지 잘 알고 준비 한 것은 아니었어요. 그렇게 예술강사를 준비하면서 잠시 접은 꿈들을 다시 펼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죠. 그리고 초등학교 아이들을 예술교육으로 다시 만났는데, 그때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확신이 생긴 거예요.
예술교육을 시작하신 이후 지금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예술을 교육하면서 강사로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변화는 스스로 찾고, 발견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에요. 기다림이죠.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움직임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수업에 많이 개입하고 주도적으로 이끌려고 했어요. 그러다보니 저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지고, 아이들의 생각을 듣거나 말하기를 기다리기보다 끌어가려 했죠. 그런데 이런 것이 아이들의 생각을 닫히게 하거나 수동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분명한 목표 아래 아이들에게 최대한의 시간을 주고 저는 최소로 가이드를 제시하는 수업을 하려고 해요. 쉽지는 않죠. (웃음)
특별한 교습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간단하고 명료하지만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발문을 꼼꼼하게 준비해요. 발문은 연령과 개인별 특성을 최대한 고려해서 준비하는데, 저학년일수록 좀 더 세분화된 발문이 준비되어야 하고 이것으로 수업을 이끌어 가요. 발문은 능동적인 사고를 유발하는데, 창의적 교육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하나는 놀이예요. 아이들은 상황과 환경에 따라 빠르게 변화되는데, 유독 동기부여가 안 되는 날에는 놀이로 수업을 진행해요. 단순 흥미위주의 놀이가 아닌 수업의 주제와 연계될 수 있는 놀이를 접목해요 이렇게 제 구조화된 놀이를 통해 아이들의 내재된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하게 하면서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죠.
예술교육, 그중 무용수업을 통해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것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그것이 무엇인가요?
몸으로 소통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죠. 무용, 즉 춤이란 몸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죠. 그것으로 자신의 내면과 소통하고, 또한 친구의 모습을 보며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예술이에요. 이것이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운 것인지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거죠. 이러한 경험이 있을 때 진정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김소연 예술강사 (2015.4.24)
학생들 교육뿐 아니라 예술강사 교육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예술강사 교육 시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과 강의 시 꼭 전하는 말씀이 있나요?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하는 교육은 한계가 있어요. 다른 예술강사의 학습 스타일과 교습법을 함께 나누고 차이를 발견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교습법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무엇보다도 선배, 동료들과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말해요. 그리고 강사의 마음 밭에 기쁨이 있어야 해요. 예술강사가 먼저 행복하고 그 마음 밭이 좋아야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하죠. 좋은 것, 긍정의 에너지를 스스로 채우며 나를 가꾸는 일도 중요하다고 격려의 말을 꼭 전해요.
예술강사로서의 자부심과 교육자로서 계속해서 도전받고 계신 것, 또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령과 대상의 제한 없이, 문화의 불모지에서도 예술로 소통하고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자 자부심인 것 같아요. 변화 흐름 안에서 예술교육의 목적을 놓치지 않으려 해요. 문화예술교육 안에서 무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 큰 흐름이 바뀌고 있는 지금은, 과도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되는 예술교육의 개념과 흐름을 이해하고, 교육의 방향성과 목적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비하고 깨어있는 거예요.
문화예술 교육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는 예술강사들이 당면한 어려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어쩌면 현실과 이상, 꿈은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죠. 그러므로 꿈이란 현실의 위치에서 그 거리를 좁혀가는 일이기도 해요.”
그녀는 10년째 교육현장에 있으면서 예술이 사람들에게 특히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통해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이러한 예술교육이 그 가치를 인정받고 교육으로 정착되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고, 이러한 시기에 겪게 되는 현실적 어려움도 예술강사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이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것은 예술교육을 통해 변화되었던 아이들을 보았기 때문이고, 그 첫사랑의 힘으로 다시금 교육현장에 서게 된다고. 마지막으로 김소연 예술강사는 교육자로서의 소명과 사명감을 스스로 찾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될 점이라고 교육자로서의 소신을 조용히 강조했다.
그녀는 말한다.
“나에게 있어서 교육이란 삶이에요.”
과거에도 예술교육으로 살아왔고, 현재에도 예술교육으로 삶을 살고 있으며, 미래에도 예술교육자로서의 이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교육이란 나에게 인생이며 삶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눈빛은 단호하고도 확신에 차 있었다. 예술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삶, 그녀의 삶을 통해 마주 하게 될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예술의 씨앗이 아름답게 열매 맺히길 소망해본다.
김소연 예술강사
현대무용 전공 후 교육대학원에서 무용교육을 공부하고 지금은 일반대학원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자이다. 무용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와 사회성 인성을 고루 이끌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지금도 예술교육의 현장에서 학생뿐 아니라 강사를 교육하는 일에 헌신된 삶을 살고 있다.
영상 _ 윤영욱 (미디어아티스트)
이선영 _ 트러스트 무용단
현재 트러스트무용단에서 창작활동과 예술교육을 병행하며 활동 중이다. 예술교육의 전반을 담당하며 예술가가 가르치는 예술교육이라는 관점으로 아동 및 청소년, 장애인을 위한 무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단원들 교육과 더불어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mbc41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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