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의 소개와 함께 광대처럼 옷을 입은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훈터트봐서가 무대 위로 올라가자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다른 색깔의 양말을 신고, 모자를 눌러쓴 훈터트봐서는 자신의 작품과 본인의 삶에 대해 스크린으로 보면서 설명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의 질문에도 답을 해주는 등 아이들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실제 활동 중인 연극배우가 훈터트봐서로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 실제 인물인 양 이것 저것 설명을 해주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는 이해도와 집중도를 높이는 좋은 방법인 듯했다. 아이들 중에는 실제 인물로 생각했다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로 어린 관중들의 눈높이에 맞춘 좋은 정보전달 방법이 아니었나 여겨졌다. 무대 위의 훈터트봐서는 몇 가지 스크린 화면을 보면서 본인의 출생과 성장과정 및 작품세계를 설명하였는데, 가짜 훈터트봐서는 약 15분 동안 아이들이 훈터트봐서에 대해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들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하였다.
훈터트봐서는 자신의 작품에서 특별히 다양한 색깔을 사용해 화려한 화색을 자랑했던 작가로 유명한데, 회화부분에 뿐만 아니라 그 밖에도 건축물을 비롯하여 옷과 우표제작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예술영역을 보여주었다. 비를 좋아하는 이유도 비가 자연의 색깔을 더 두드러지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모형들, 즉 나무의 나이테와 같이 둥근 모양에 유달리 관심을 가지고 작품활동을 한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첫 번째 인물 탐방기 프로그램에서는 훈터트봐서가 본인의 이름을 바꾸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한 부분은 재미있게도 아시아 문화와도 아주 가까이 연결되어 있었다.
훈터트봐서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본인의 작품세계를 넓혀갔는데 그 중 일본에서 아시아 문화를 접하고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훈터트봐서의 본명은 프리드리히 스토봐서(Friedrich Stowasser)였는데, 일본어를 배우면서 본인의 이름이 ‘평화’를 의미한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단어들을 조합하여 프리든스라이히 훈터트봐서 레겐탁 둥켈분트(Friedensreich Hundertwasser Regentag Dunkelbunt:평화로운, 백수, 비오는 날, 어두우면서 화려한) 개명을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은 그의 작품에 서명으로도 남길 만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인물 탐방기가 끝나자 아이들은 준비된 설문지에 자율적으로 조를 짜서 답안을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좀 전에 훈터트봐서에 대해서 알게 된 점들을 다시 정리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글로 쓰고 기록하는 것은 여기까지 뿐, 아이들은 곧 각각의 체험 방들을 돌아다니며 점점 훈터트봐서처럼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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