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산토리홀 음악교육 프로그램

[일본] 도쿄 산토리홀 음악교육 프로그램

 

   
 
1986년 10월 12일 도쿄의 아카사카(赤坂)에 최고의 음향을 자랑하는 산토리홀(Suntory Hall, www.suntory.com/culture-sports/suntoryhall/)이 문을 열었다. 산토리 위스키 생산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산토리홀이 오픈하기 전까지 도쿄에는 음악 전용 홀이 없었다고 한다. 총 2,006석에 잔향 시간은 2.3초. ‘소리의 보석상자’라고 산토리홀을 극찬했던 카라얀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산토리홀과 함께한 인연 탓인지 홀 곳곳에 아직도 그의 흔적들이 적지 않게 남아 있었다.

산토리홀의 구조는 객석이 무대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형상이며, 무대에서 객석을 향해 소리를 골고루 뿜어주기 때문에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자리에서도 소리의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고 한다. 이렇게 포도밭 모양으로 객석을 꾸민 곳은 일본에서 산토리홀이 처음이라고 한다. 모델은 한스 샤로운(Hans Scharoun)이 설계한 베를린필하모닉홀이다. 홀의 명성에 걸맞게 세계 명 연주자들이 수도 없이 산토리홀을 다녀갔다.

산토리홀 대극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게 바로 대형 파이프 오르간이다. 총 5,898개의 파이프에 74개의 스톱(음색 조절 장치)을 갖추고 있다. 산토리홀 관계자들은 파이프에서 리드까지 일일이 손으로 다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파이프 오르간이라고 자랑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산토리홀은 다양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을 일반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2006년 9월에 미국의 카네기홀(Carnegie Hall)과 국제교류 약정을 체결했고, 다양한 교육협력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카네기홀의 경우 공연장에서 운영하는 음악 교육 프로그램의 참가자가 매년 1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약정체결 후 두 공연장의 협력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실시된 게 2008년 4월 19일에 있었던 ‘산토리홀에서의 카네기 키즈’ 프로그램이다. 3세부터 6세까지의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45분간 음악의 즐거움에 대해서 알려주는 일종의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카네기홀과의 교류협력 프로그램 중 또 다른 하나는 음악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페셔널 트레이닝 워크숍’이다. 2009년 봄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대상이 음악전공 학생들이기 때문에 내용 또한 전문적으로 이루어진다.

 
     
   
 
카네기홀과의 교류협력 프로그램 이외에도 산토리홀은 연중 다채로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지난 4월 27일에는 장편 애니메이션 <아크메드 왕자의 모험(1926년 제작)>이 상영되었는데 요요마와 함께하는 실크로드 프로젝트팀이 이 작품의 라이브 연주를 담당했다. 산토리홀에서는 연주회에 초·중학생 100명을 초대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그밖에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동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어린이를 위한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있다. 매년 테마를 정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2008년의 테마는 ‘위대한 작곡가’로 총 4회의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다.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으로는 ‘산토리홀에서 음악하자’라는 타이틀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이 대상이며 학교단위로 신청을 받는다. 2008년 9월에는 ‘차세대의 청중’을 무료로 초대해 연주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이 자리에는 고등학생부터 25세의 젊은이들이 초대되며 빈 필하모닉의 리허설 전 과정이 공개될 예정이다. 세계 최고봉의 음악이 어떻게 탄생되는지 그 현장을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체험해 볼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산토리홀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 중인데 그 중에 인기가 많은 것이 한 달에 한번 실시하는 백스테이지 견학 프로그램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보통 한 회에 60명 정도 선발해 진행한다고 한다. 견학 프로그램을 실시한 지 올해가 6년째이며 무료로 진행된다. 연주자들 이외에는 출입이 안 되는 곳들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현재까지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외국어 서비스는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다. 견학 프로그램의 구성은 홀의 전반적인 안내와 홀의 탄생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상영(30분 정도 소요), 당일 진행하는 마티네(matinee)콘서트 감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 산토리홀을 하루 개방하는 행사가 매년 봄에 열린다. ‘산토리홀 오픈하우스’라고 부르는 이 행사에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비롯해, 파이프오르간 연주, 공연장 견학 프로그램, 음악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이날 대극장에서는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무대 세팅과 리허설 전 과정이 공개된다. 소극장 블루 로즈에서는 산토리홀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산토리홀 오픈하우스의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이날 하루만은 산토리홀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고,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그밖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마티네 콘서트를 들 수 있다. 평일 정오에 시작해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며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지휘자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올해는 9월에 일본을 방문하는 빈 필하모닉 악단장의 강연회도 준비되어 있다. 산토리홀이 자랑하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는 ‘오르간 프롬나드 콘서트(promenade concert, 1830년경 런던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말로 야외의 광장이나 정원 등에서 행해진 음악회)’라는 타이틀로 매달 중순 목요일 점심시간에 열린다. 세계 최대급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30분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산토리홀에서는 예술가 대상 음악교육 프로그램도 연중 실시되고 있다. 오페라 아카데미의 경우 일본의 젊은 성악가, 연주자들이 세계 최고 기량을 갖춘 아티스트로부터 오페라에 필요한 다양한 스킬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산토리홀에서는 연습 장소뿐만 아니라 발표할 수 있는 무대까지 제공해주고 있다.

그리고 음악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작품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해서 공연하는 ‘레인보우 21’이라고 하는 콘서트 프로그램이다. 이 콘서트는 일본 학생 중심의 ‘레인보우 21 산토리홀 데뷰 콘서트’와 외국 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레인보우 21 인터내셔널’로 나뉜다. ‘레인보우 21 인터내셔널 2008’의 경우 올해 6월에 영국의 2개 음악대학을 초청해 실내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 밖에 올 9월에는 빈 필하모닉 수석연주자가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도 준비되어 있다.

 
     
   
 
콘서트홀은 음악감상만을 위한 곳이라는 말이 무색해 질만큼 산토리홀에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이 연중 진행 중이고, 또 콘서트 홀 여기저기에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산토리홀의 이미지를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은 산토리홀을 부담 없는 공연장으로 인식하고, 또 산토리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오늘은 그곳으로 공연을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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