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2008 라인란트-팔츠 여름문화축제

(Kultursommer Rheinland-Pfalz 2008)

 

바드 회니겐(Bad Honningen)에는 개막행사에 참여하고자 이미 개막식 전날 독일에서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이웃나라에서 온 100여 명의 예술가들과 많은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라인란트-팔츠 주위원 쿠어트 벡(Kurt Beck), 문화부장관 도리스 아넨(Doris Ahnen)과 바드 회니겐(Bad Honningen) 시장 구이도 좁(Guido Job)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걸쳐(5월 10일~5월 11일) 개막행사가 개최되었다.

오프닝이 있기 하루 전날에는 독일 내에서 유명한 락 그룹들이 초청되어 예전행사를 가졌다.
‘Arbeitwelten-Lebenswelten'(아르바이트벨트-레벤스 벨트)이라는 모토하에 실시된 올해 2008년도 행사는 거리극단, 전시회, 음악회 등 작년에 비해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었다. 이날 오프닝을 시작으로 10월 3일까지 개최되는 여름축제행사는 총 1500개의 행사들이 열린 예정이며, 약 220여 개의 주요 프로그램(http://www.kultursommer.de/KuSo2008/Eroeffnung2008-Programm.pdf참조)을 갖추고 라인란트-팔츠 주에 걸쳐 대대적으로 개최된다.


콘서트, 연극공연, 전시회들을 비롯하여 그 밖에도 지역마다 지방색이 짙은 프로그램들- 특정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시식하는 프로그램들 -도 준비되어 있다. 이날 오프닝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초대된 예술가들의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공연들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틀에 거쳐 바드 회니겐(Bad Honningen)에서 열린 이번 오프닝 행사에서는 크게 세분야- 음악공연, 길거리 연극공연, 그리고 기타공연 -로 나누어 다양한 연령대를 포용하는 프로그램들로 세분화되어 있었다.


음악과 연극행사에서는 다양한 음악장르뿐만 아니라 국가별의 색깔이 짙은 무대들을 선보였다. 18세기 전통악기연주를 비롯하여 성가대 합창단과 재즈 연주 등은 어른에서부터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중들을 아우르기에 충분한 다양한 야외공연들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 여름 축제의 기본정신인 ‘가족행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인식시켰다.

이날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뮐러씨(Mueller) 가족은 “공휴일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행사구경을 나왔다”고 하면서 “전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볼거리가 풍부하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다양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대동한 가족들을 위한 여러 가지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다”라며 여름축제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인터뷰에 응해준 미리암 볼프씨(Miriam Wolf)는 “현대적인 감각이 잘 드러난 각국의 공연뿐만 아니라 실제로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많은 점이 인상적이지만 공연시간이 중복이 돼서 보고 싶은 공연을 다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거리에서 연극공연을 한 배우 마리아 마샬 (Maria Marschall)은 “해마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데 올해는 개회식 당일 공연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행사 참가자로서의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위해 20명으로 구성된 팀 전체가 영국공연을 마치고 어제 독일에 왔다”며 “영국에 비해 독일의 공연문화는 더 잘 정돈되고 계획적이다”고 말했다.
그녀가 주연으로 공연한 거리 연극공연은 즉흥연극이었는데, 누구나 연극의 주인공과 관객이 될 수 있는 간단하지만은 않은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큰 무대와 특별한 소재를 필요로 하지 않고, 별다른 무대 의상 또한 찾아볼 수 없었지만 대단한 집중력을 보이며 관객을 끌어들였다. 지난 5년간 꾸준히 행사에 초청되었던 극단다운 전문성이 눈길을 끌었다.

같은 시간 바드 회니겐(Bad Honningen)의 시내 (Innenstadt)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한창이었다. 베를린에서 초청되어 온 이 악단의 대표인 요한 피터씨 (Johan Peter)는 “올해에는 짜여진 레퍼토리대로 연주하기보다는 관객이 즉석으로 요청하는 곡을 더 많이 연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극과 전시회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조인트 연주가 늘어났다”며 “독일에서는 겨울이 무척 길기 때문에 여름이 갖는 의미가 무엇보다도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70% 이상이 야외공연으로 구성되어 있는 여름축제는 날씨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몇몇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야외에서 개최되는데, 물론 각 지역마다 개최시간이나 프로그램은 자체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실행되게 된다.

음악 및 연극공연 등은 대부분이 ‘보고 보여주는’ 행사였다면 그밖의 기타 행사로 분류된 문화행사에는 이 지역의 고대 수공업 문화를 엿볼 수 있는 Handwerkermarkt(수작업 공예)도 개최되었다. 특히 이 행사에는 어린이 관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일반 어른들에게는 물론 어린이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예전 수공업 공예들을 실제로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을 수 있었다.

이 행사에서 실제로 의자를 만드는 작업에 직접 참여한 10살 마쿠스 그롭(Marcus Grob)은 “책을 읽어서 알던 내용을 실제 체험활동을 통해서 알게 되어 신기하다”라고 하면서 “다른 체험활동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실 만드는 일을 처음 해보았다고 말한 11세 파비안 빌(Fabian Will)은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매년 이 여름행사에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파비안은 “지난해에는 직접 사용 가능한 그릇을 만들었다”며 “올해도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행사의 담당자는 “무엇보다도 어린이와 함께 행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가족단위”를 우선 염두해 두고 실행하게 된 프로그램 중 하나다”라고 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모든 행사에 대한 참가비는 무료이며, 본인이 직접 제작한 물건들은 물론 별도의 비용 없이 가져갈 수 있다.

바드 회니겐(Bad Honningen)에서 열린 개회식을 기점으로 이 밖의 다른 지역들에서도 행사가 진행되었다. 빙엔(Bingen)에서는 5월 10~11일에 걸쳐 올해 10회째를 맞는 ‘문학의 배-레누스'(Literaturschiff Rhenus) 행사가 개최되었다. 빙엔에서 출발하여 로렐라이를 걸쳐 운행하는 여객선에서 유명 작가들의 글을 낭독하는 행사로 배 위에서 연주회도 같이 감상할 수 있다. 이 행사는 하루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5월 16일과 8월 8일에도 열릴 예정이다.
또한 1992년부터 실시되어오던 국제 오르간 축제(Die Internationalen Orgelfestwochen, http://www.kultursommer.de/Presse2008/PM-20080513-IOF.pdf 참조)도 훈스룩-모젤-자(Hunsruck-Mosel-Saar) 지역에서 6월과 9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예전부터 오르간 수공업으로 유명한 지역이며, 이 기간 중 총 26개의 콘서트도 더불어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많은 행사들이 앞으로 5개월간 각 지역마다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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