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츠 베를린은 매우 다양한 부서들이 서로 또 같이 하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로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낸다. 그 중에 하나가 국제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럽의 국가들은 대부분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유럽대륙의 중심부의 넓은 지역을 점하고 있어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어느새 국경을 넘어선 경우가 있을 정도이므로 국가 간의 교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 외에도 독일에 외국인들이 많은 이유는 경제적인 이유와 역사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EU의 통합 이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경제 강국인 독일에서 일자리를 찾고 있고 급진적인 문화의 흐름을 느끼기 위해 모여들기도 한다. 그 중심에 베를린이라는 거대도시가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2차대전이후의 경제부흥기에 터키와 동독의 베트남 이주 노동자들을 많이 받아들였고 한국과 같은 나라들로부터 간호사와 광산노동자들이 이주한 역사도 이미 반세기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의 이세들은 이제 독일의 시민으로서 또 다른 독일의 색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다국적 문화의 섞임이 문화적으로 장점으로 작용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극우파 스킨헤드의 테러행위들이 매스컴을 타던 시기도 있었고 민족 간, 세대 간의 갈등의 골도 의외로 깊은 편이다. 독일은 이러한 문제들로 항상 머리를 썩여왔고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독일민족의 정통성을 고수하고자 하는 욕구와 다문화적인 장점을 인정하고 글로벌사회로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의 충돌이라고 할까.
베를린의 여러 박물관들과 미술관 외에 교육기관들도 이러한 국제화와 다문화의 문제들을 교육의 주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큰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페츠는 이에 걸맞는 국제적인 사건들을 기획하고 있다. 이들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이벤트 매니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사업들을 살펴보았다.
페츠에는 자체 기획팀 외에 외부전문교육기관이 입주해서 협업을 하기도 한다. 청소년 기술학교는 독일의 기초과학에 대한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느낄 수 있는 교육기관이었다. 단순하고 기초적인 기술부분들을 흥미롭게 매개함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기술과 과학자로서 동기를 부여해주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 있어서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지속해 가고 있었다. 한국과 비교해 보면 매우 구식인 듯이 느껴지기도 하고 시설과 교재들이 다소 낡아 보이지만 장난감 박물관에서 받았던 인상만큼이나 기술에 대한 철저한 태도와 천착이 느껴지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