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디씨 케네디 공연센터의 교육활동

워싱턴 디씨 케네디 공연센터의 교육활동


3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예술교육 활동을 해 온 케네디 센터의 교육부는 워싱턴DC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 지역의 학생, 교사, 가족, 일반대중을 위한 수준 높은 예술체험의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따라서 전국에서 매년 1천100만 명 정도의 참여자와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고 있다고 한다. 예술교육 현장에서 보기 드문 참여자의 수는 명실상부한 미국의 대표적인 국립 예술교육기관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케네디 센터의 열정어린 노력에 힘입은 결과일 것이라 생각되어, 이 글에서는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찾아보기 위해 케네디 센터의 교육활동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케네디 센터의 네 가지 교육활동

케네디 센터 교육부의 활동범위는 콘서트 홀, 오페라 하우스, 아이젠하워 극장, 밀레니엄 스테이지, 가족 극장, 테라스 극장 등 총 8개의 공연 홀을 지닌 센터의 규모만큼이나 광범위하지만, 부팀장 대럴 에이어스(Darrell M. Ayers, vice president, Education)는 그들의 교육활동을 크게 네 가지 중점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첫째, 어린이, 청소년,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 및 공연연계 프로그램(Performance and Events for Young People and Families, 50%), 둘째, 학교연계 예술교육(Arts and Schools, 20%), 셋째,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Career Development for Young Artists, 13%), 넷째, 예술경영 교육(Arts Management, 17%)이 그 세부영역이다.

1.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연 프로그램
케네디 센터와 소속 공연단체인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가족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수준 높은 연극, 무용, 음악 공연을 기획, 진행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매년 250회 이상의 어린이 대상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Cue Sheets’라 명명된, 학생들과 교사들을 위한 공연내용 학습가이드가 매 공연마다 준비, 배포된다. 또한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각 연령대의 학생들은 예술가들과 공연 컴퍼니들에 의해 직접 진행되는 강연 및 시연, 리허설, 마스터 클래스, 실기워크숍 등의 공연관련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직접적이고 깊이 있게 공연예술을 체험할 수 있다. 현 시즌 스케줄을 살펴보면 11월3일에 열린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은 관객들이 지휘자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바이올린 협연자 막심 뱅게로프와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는 토론 프로그램이 공연 직후에 함께 열렸다. 또한 내년 2월8일에는 이 오케스트라의 멘델스존 연주회를 오픈 리허설을 통해 중, 고등학생들에게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 외에 공연예술 체험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2. 학교연계 예술교육
케네디 센터의 학교연계 교육활동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rtsEdge’라는 예술교육 커리큘럼 제공 사이트의 운영과 워싱턴DC 지역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배포하는 학교단체공연과 교사연수 프로그램 팸플릿을 별도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ArtsEdge는 국립 예술교육 네트워크(the National Arts and Education Network)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예술 안에서(in the arts), 예술을 통해(through the arts), 예술에 대하여(about the arts) 가르칠 수 있도록 돕는 웹사이트이다. 즉 예술관련 예체능 과목뿐만 아니라 일반 교과목도 공연예술 혹은 시각예술과 연결하여 가르칠 수 있는 커리큘럼 자료(수업안, 학습활동지, 교사 커리어개발 자료 등 포함)를 무료로 제공한다. 케네디 센터의 학교단체와 교사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일 년에 한번씩 발간되며, 격월로 25만부씩 발간되는 공연 소식지(Kennedy Center News) 와는 별도로 학교연계 교육프로그램 만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여 이웃지역 학교단체와 교사들의 참여를 유도한다.


케네디 센터는 워싱턴DC 지역의 학교들과 긴밀한 연계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 대상의 예술을 통한 교육활동에 힘쓰고 있다.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가와 교사들이 협동해 수업 안을 개발, 진행하는데 보통 1주일부터 2개월 동안 예술가가 상주하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현재 17개의 학교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듀크 엘링턴 예술학교와 조지 워싱턴 대학교, 케네디 센터 간의 파트너십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또한 케네디 센터의 교사대상 교육프로그램의 다양한 내용도 주목할 만 하다. 교사 프로그램은 ‘모든 교사가 교실 안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며 예술을 활용할 수 있다’라는 전제 하에 예술영역의 내용을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3.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
케네디 센터는 젊은 예술가들이 공연예술 영역에서 그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 중인데, 이 중 ‘Betty Carter’s Jazz Ahead’는 수많은 유명 재즈 연주자를 키워낸 Betty Carter가 1998년에 세상을 떠난 이래 그녀의 이름을 따서 운영해 온, 작곡, 공연, 테크닉 개발을 통합한 젊은 음악가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Exploring Ballet with Suzanne Farrell’ 프로그램은 지난 12년 동안 3주 기간의 집중훈련 여름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의 재능 있는 발레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 발레리나로 꼽히는 수잔 패럴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프리 발레, 아메리칸 발레 씨어터, 키로프 발레, 볼쇼이 발레, 뉴욕 시티 발레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레 컴퍼니의 예술 감독들에게 직접 사사받을 수 있는 케네디 센터 발레 클래스 시리즈도 진행 중이며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4. 예술경영 교육
케네디 센터의 마이클 카이저(Michael Kaiser) 관장은 미국의 예술현장에 전문경영인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강조하며 예술경영인 육성교육을 시작했다. 2005년 시작된 ‘Sustaining the American Orchestra’ 프로그램을 통해 23개의 소?중규모 오케스트라와 연계활동 중이며 2006년에 시작한 ‘ArtsAdvantage/NYC’ 프로그램은 뉴욕시의 33개의 문화예술기관의 경영전략 계획과 진행을 돕고 있다. 또한 카이저 관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멕시코, 중국, 파키스탄, 아랍지역의 정부기관 관계자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모든 학생이 대상인 케네디 센터의 교육프로그램

최근 미국의 예술교육계는 ‘No Child Left Behind(NCLB)’ 교육개혁법 실시 이후 위축된 학교교육 내의 예술교육활동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고무적인 일은 이와 동시에 최근 많은 언론들이 어린 학생들의 예술교육 활동이 예체능 과목뿐만 아니라 일반 교과목의 학습능력 향상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보스턴 글로브지(The Boston Globe)는 2005년 3월13일자에 보스턴 매더 초등학교(Mather Elementary School, Boston, MA)의 5학년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이 그들의 수학 성적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이 학생들은 근처의 한 고등학교와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미술과 다른 과목이 통합된 교육방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습을 보다 재미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전하고 있다.


케네디 센터의 광범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예술영역의 전공학생 뿐만 아니라 미국의 모든 학생들이 예술교육을 통해 전체적인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그들의 삶 자체를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 공연예술 영역의 특성을 살리고 참여자의 연령 대와 연결되는 지역사회의 특징을 파악하여 기획되고 진행되는, 현장성이 살아있는 교육프로그램들이 많아 주목할 만 하다. 특히 문화예술기관과 학교 연계활동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예술교육을 꽃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예술계와 교육계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된다.

(케네디 공연센터www.kennedy-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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