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중심에서 아시아를 배우다

 

다문화 혹은 타문화. 어느 쪽이든, ‘다름’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바르셀로나 사람들에게 아시아는 어떤 의미이며, ‘다른’ 문화권의 아시아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까사 아시아에서 기획한 ‘대나무 학교’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유럽인들은 다른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다. 언어에 대단한 흥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도, 인접 국가의 언어 2~3가지 정도는 가볍게 알아듣거나 대화가 가능하고, EU체제 이후 유럽 대륙 안에서의 경제, 문화, 사회적 교류는 더욱 활발해졌다. 아프리카는 식민지배 역사, 인권 문제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까운 지리적 위치 등을 이유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에 늘 빠르게 업데이트가 된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에게 아시아는 어떤 의미일까.

 

가까이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인=불교도’라는 등식을 갖고 있는가 하면, 한중일 국가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놀랍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문호가 개방된 지 한 세기가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유럽과 아시아는 대륙의 양쪽 끝에 떨어져 있는 물리적 거리만큼 서로의 문화나 풍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까사 아시아 (Casa Asia)는 아시아 지역의 문화, 경제, 학술 등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활동 기반을 마련해, 스페인과 아시아 지역 국가들간의 교류를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2001년, 외무부, 까딸루냐 정부와 바르셀로나 시가 합작해 설립한 기관이다. 실제로 바르셀로나에서 아시아와 관련한 학술대회, 경제 간담회 등의 행사 뿐 아니라, 아시아계 영화 상영, 공연, 전시 등의 대부분은 까사 아시아에서 후원받고 있다.

 

2003년, 바르셀로나의 까사 아시아는 아시아에 대한 이해와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위해, 외무부, 까딸루냐 주 정부, 바르셀로나 시, 바르셀로나 교육청, 마드리드 시와 함께 대나무 학교 (Escuela de Bambú) 프로젝트를 설립했다.

 

 ▲아시아 대륙의 풍요로운 사회적, 문화적, 예술적 유산에 대한 발견▲아시아 문화권 사람들에 대한 이해▲문화적 다양성이 가져오는 긍정성과 사회적 풍요로움▲문화간 상호작용 촉진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는 초중고등학교, 까딸루냐 주 공공 도서관, 시민문화센터, 미술관과 문화 기관을 통해 1년 내내 여러 가지 다른 주제를 가진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만 있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003년부터 2009년도 프로그램까지 대나무 학교를 거쳐 간 참여자의 수가 65,000명이 넘었다고 한다.

 

교육 활동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나무 학교는 수업 대체용 특별활동 프로그램 형태로 학교와 까사 아시아에서 진행이 된다. ‘대나무 학교’ 교사 워크샵에 참여한 교사가 까사 아시아의 프로그램 담당자와 함께 진행을 하는데, 담당자는 아시아인이다. 일본 과자 만들기 프로그램에는 일본인이, 인도 전통춤 배우기는 인도인이 담당하는 식이다. 현재 까사 아시아의 프로그램 담당자들의 국적은 중국, 일본, 인도, 파키스탄, 호주, 이란, 필리핀 등이고, 모두 모국어와 함께 까딸란어 혹은 스페인어로 의사소통을 한다.

 

 

1. 워크숍 워크숍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눈높이와 관심사에 맞춰 최대한 참여가 가능한 형태로 진행된다. 국가별로 마련된 프로그램들은 20가지가 넘으며, 다음과 같다.

* 일본 – 시보리 (천연 염색), 오리가미 (종이접기), 오츠츠미 (선물 포장), 이케바나 (꽃꽂이)

* 중국 – 중국 등 만들기, 서예, 종이 공예 * 인도/파키스탄 – 발리우드 춤 배우기, 사리 (전통 의상) 입기, 풀로 시랑가 카 (꽃 장식품) 만들기, 섬유 공예

* 이란 – 전통 공예, 차와 간식 만들기, 페르시안 카펫 문양 배우기

* 필리핀 – 대나무를 이용한 춤과 종이 바구니 만들기

 

2. 문화적 다양성 프로그램

 

다양성 프로그램은 최근 스페인에서 늘어나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이해와도 무관하지 않다. 예로, 1-2학년 프로그램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을 주제로, 아시아 음식에 들어가는 여러가지 재료와 향신료에 대해 배우고, 다양한 조리 방법과 먹는 방법을 배운다. 3-4학년 프로그램에서는 “아시아의 어린이들”을 주제삼아, 같은 또래의 아시아 각국 어린이들의 삶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교, 가정, 자연 환경과 여가 활동을 배우고 비교해본다.

 

3. 기타

 

중교등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참여형 뿐 아니라, 아시아의 문화, 철학, 과학, 사회, 과거와 현재, 도시와 지방 등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또한 매달 아시아 여러 국가의 명절 관련 행사, 아시아 영화 주간 등의 행사 등은 교실과 책을 벗어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시아 문화 속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든 프로그램에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에 대한 교육이 ‘국제화 시대’ 혹은 ‘글로벌 인재’ 같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가장 살갗에 가깝게 와닿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같은 대륙 건너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명절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 다음 차원의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게 아닐까.

 

대나무 학교 (Escuela de Bambú)의 프로그램은 단발성 이벤트 같은 활동이 아니라, 연령대의 눈높이와 관심사에 맞춘 프로그램을 다양한 채널과 프로그램을 통해 일년 내내 ‘현재진행형’으로 참여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최근들어 ‘글로벌’이라는 말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다문화 가정과 이민자의 수가 증가하는 요즘 우리나라의 다문화 혹은 타문화에 대한 교육에 좋은 예로 생각된다.

 

관련 링크

홈페이지:http://www.casaasia.es/bam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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