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셰익스피어를 사랑하는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그리고 축제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는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 시인 겸 극작가이다. 그는 1590년 ~1613년까지 대략 24년간 극작가로서 희극, 비극, 사극, 낭만극을 포함하여 희곡 38편과 장편시 2편, 소네트(14행의 단편 시) 154편의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평생을 자신이 속해 있던 극단을 위해 살았다. 그의 수많은 작품은 지금까지도 연극, 영화 등으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 고등학교 영어 수업에 필수 교재로 사용되고 있어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을 위해서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이다. 필자도 토론토에서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로미오와 줄리엣, 한여름밤의 꿈, 맥베스, 리어왕을 읽었고, 셰익스피어 문학에 푹 빠져 지냈던 경험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15년간 무료로 공연해온 극단 드리프트우드 (Driftwood)가 2009년, 제1회 토론토 셰익스피어 축제 (The First Annual Toronto Shakespearience Festival) 를 열었다.
셰익스피어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제1회 토론토 셰익스피어 축제 (The First Annual Toronto Shakespearience Festival)는 토론토 다운타운에 자리한 야외공원에서 진행됐다. 드리프트우드 극단 (Driftwood Theatre) 창립 15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들, 또한 연극 배우, 영화감독, 대학 교수들이 참석해 축제를 즐겼다.
축제에서는, 셰익스피어 작품 해설과 연극 체험을 곁들인 셰익스피어 워크숍Workshop, 연극 배우들이 부상 없이 결투 장면을 공연하는 비밀을 말해주는 셰익스피어 문학 전투신 해부 (The Anatomy of a Shakespeare Fight Scene)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재해석하는 토론회에서는 토론토 대학의 질 레븐슨 (Jill Levenon) 영문학 교수를 포함한 영화감독, 연극배우 등이 패널로 나와서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해석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토론이 끝난 후 리셉션 자리에서, 필자는 토론토 대학의 질 레븐슨 교수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질 교수는 “아직까지 국제 학생들, 특히 동양인들이 셰익스피어 문학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런 축제에 많이 참가 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제2회, 3회 토론토 셰익스피어 축제에서는 동양인들이 많이 참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필자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 레븐슨 교수에게 물었다. 그는 “원래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연극 대본이기 때문에, 책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연극 공연 혹은 영화 등 비주얼 작품을 많이 접하는 것이 좋다” 며 영화화된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몇몇 소개해주었다.
리셉션이 끝나자 리어왕 공연이 시작됐다.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리어왕 공연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인 공원의 야외 무대에서 배우와 관객은 하나가 됐다. 15년간 야외극장에서 공연을 해온 베테랑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공연이 끝나자 모든 관객들이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기립박수를 쳤다. 모두 하나 되어 환호하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드리프트우드 극단 (Driftwood Theatre)
드리프트우드 극단은 사회적 지위, 인종, 나이 등에 관계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셰익스피어 연극 공연을 전문적으로 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배우이자 공연 기획자인 제르미 스미스 (Jeremy Smith)에 의해 1995년에 창립된 드리프트우드 극단은 현재까지 20개가 넘는 연극 작품을 기획하고 공연했다.
제르미 스미스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동아리 활동으로 셰익스피어 연극을 처음 접했다며, “대중들이 셰익스피어를 좀 더 잘 이해 하고, 특히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인터뷰 도중 제르미에게 “제1회 토론토 셰익스피어 축제에 참가한 동양인이 필자 한명 뿐이며, 아직까지 많은 동양인들이 셰익스피어 문학을 어려워하고 백인들의 문화라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자 제르미는 번뜩 새로운 프로젝트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필자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제르미는 “사실 지난 15년간 자신의 공연을 보러 와준 동양인이 별로 없었다”며, “이제부터는 이민자와 유학생들이 셰익스피어 문학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국제학생들을 위한 셰익스피어 세미나 같은 이벤트를 기획하고 싶다”고 말했다. 필자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반색을 하자, 제르미는 국제학생들을 위한 세미나를 열게 되면 한국 학생들을 꼭 데리고 참석해 달라며 연락을 부탁했다.
자신들의 바쁜 시간을 쪼개어 봉사하는 봉사자들과, 셰익스피어 문학을 아끼며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셰익스피어 문학을 무료로 공연하는 드리프트우드 극단원들의 모습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드리프트우드 극단의 제르미 스미스 단장의 소원처럼, 더 많은 이민자, 유학생들이 셰익스피어 문학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필자 역시 기대해 본다.
[관련 사이트] 드리프트우드 극단 (Driftwood Theatre)www.driftwoodtheatr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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