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에 얼마나 다양한 소리를 귀에 담고 또 흘려 보낼까?
우리는 늘 소리에 둘러싸여 있다. 종이를 넘기를 소리,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 창문 너머 들리는 자동차 소리부터 라디오, 텔레비전 혹은 누군가의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때로는 기분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의미 없는 소음으로 귓가를 지나간다. 어떠한 소리는 우리 기억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어떤 소리는 시간과 함께 흘려 보내 잊혀지기도 한다. 제대로 들어보지 조차 못하고 흘려 보내는 소리를 다시 담아 듣는다면 어떨까?
여기, 일상의 소리들을 붙잡아 하나의 음원을 만들고, 다시 이를 엮어 만든 음악이 있다.
먼저 일상의 소리 두 가지를 들어보자.
이제 이 소리를 소스로 하여 완성된 음악이다.
싱어송라이터, 작곡가, 퍼포머, 사운드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고지인은 일상의 소리를 모아 음을 내고 사람들과 락樂을 만들어 낸다. 먹다 남은 요거트 병, 페트병, 테이블을 손에 잡히는 볼펜 같은 것들로 두드리고 물체들끼리 부딪혀서 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대화 내용도 녹음했다. 그 샘플을 이용해 즉흥으로 안무도 짜서 음악과 안무를 맞춰보며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이팩트, 볼륨, 샘플의 조합으로 다이내믹을 조절하는 과정을 통해 일상의 소리가 간단하게 음악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음악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매끄러운 음악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와는 다른 특별함을 보게 한다. 끄집어 내어 담지 않았다면 그저 의미 없이 스쳤을 소리들은 각자의 감성과 해석에 따라 나뉘어지고, 이어지고, 또 연결되는 과정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의미 있는 매체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 작업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문을 열고 나갔을 때 들려오는 소리는 분명 다른 관점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나를 둘러싼 소리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그것을 담고 엮어내는 나만의 감성과 관점에 소리를 담아내고 또 손쉽게 다룰 수 있게 적정한 기술만 더해진다면 누구나 나를 표현하는 음악 조각을 만들어 볼 수 있을 것이다. 혼자서는 언뜻 시작하기 어려울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9월 아르떼랩에서 고지인과 함께 일상의 소리를 통해 음악을 만들어내는 ‘소리의 재발견, 음악은 소리로부터’ 클래스를 마련한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사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것을 시작으로 나만의 사운드 피스(sound piece)를 만들어 본다. 다가오는 9월 26일에 열리는 아르떼랩 현장은 10월 2주 기사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글_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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