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과 감성의 동반 성장 위한 바람직한 학교예술교육의 방향성 제시

 

스페인의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은 1964년 설립된 민간재단으로 개인의 창의력 발달을 지원하고, 책임 있는 교육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예술을 통한 창의력과 감성의 동반 성장이야말로 가장 바람직한 학교예술교육의 통합 모델이라 강조하고 있는 파티마 산체스 산티아고 재단이사를 만나 시각예술과 창의적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미술 교육 통해 예술적 자아 성찰의 시간 마련

 

마르셀리노 보틴 재단의 교육부서는 아동과 청소년의 감성, 인식, 사회 개발을 지원하고 이들이 독립성과 협동성, 책임의식을 갖춘 유능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교육(Responsible Education)이라는 교육 프로젝트를 운용한다. 지난 2004년 출범 이후 프로젝트 참여자의 자발적 참여와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글로벌 공동 전략, 재단 차원의 지원과 긴밀한 감독 등을 통해 교육기관, 가정, 지역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학교교육통합의 이상적인 모델을 개발해나가는 중이다.

“우리 재단은 2006년부터 지방정부 교육부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레플레즈아르테(ReflejArte)’를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지역 3개 학교에서 3~16세 학생들의 역량개발을 집중적으로 촉진하는 시범적인 교육 혁신 프로젝트라 할 수 있어요. 특히 시각미술과 창의력 배양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미술을 통해 자아인식, 자존감, 공감, 감정적 표현을 발전시켜 어린이들이 긍정적인 가치와 창의력을 키워나가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산티아고 이사는 현재 스페인 칸타브리아 지방은 레플레즈아르테를 통해 해마다 1천 명의 학생들이 재단에서 실시하는 미술 전시회와 관련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전문가 과정을 거친 교사들로부터 배우는 예술교육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미술적 감성을 활용한 성찰과 성장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전한다.

“현실의 표현인 미술은 한 개인의 발달단계에서 아이디어, 감정, 감각, 인식을 형성하는 중요한 수단이 돼왔고, 미술교육은 자기표현, 상상력, 창의력 등 한 개인의 감성적 삶의 인식을 촉진하기 위한 이상적인 도구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미술을 포함하여 콘서트, 영화, 음악 등 예술을 교육에 적용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 대화의 방법을 체득할 수 있게 됐죠. 이는 곧 학생들의 자신감으로 이어진다는 결과를 도출해냈어요. 이 프로그램의 성과로 알 수 있듯이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에 자신 있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린 예술가로 변화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산타이고 이사는 그간 마르셀로 보틴 재단이 노력을 기울여온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성과를 예로 들며 감성교육은 창의력이 있는 아이로 변화시키는 원동력임을 인식하여 나라마다 특화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술교육을 통한 창의력 함양 위해 전 세계 노력 필요

 

예술이 가진 다양한 기능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것은 개인 혹은 집단들에게 친밀한 미적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예술작품과 만나는 시간 동안 어린이들은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고 시각적 측면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법을 익히게 되며, 학우들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것을 배워나간다. 이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예술작품에 대한 메시지, 해석,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산티아고 이사는 청소년의 창의력 함양을 위해서 이제 전 세계가 시각예술과 창의적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나 이런 프로그램들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하고 있지만,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가 막연하고 추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학교나 예술단체가 콘서트를 열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기회를 주고,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으로도 큰 학습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지원은 교사의 역할이지만, 그 또한 부담감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우리 모두는 예술성, 창조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꼭 전문 예술가만이 예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니까요.”

예술의 세계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간인 만큼 특별한 자격을 가진 극소수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산티아고 이사는 지난 몇 년간의 경험으로 터득하게 되었다 말한다. 한국은 이번이 첫 방문이지만, 교육 수준과 열의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는 스페인이 배워야할 점이라 생각한다는 산티아고 이사는 특히 인성교육과 사회성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한국 교육의 장점이 많은 나라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예술교육에 대한 개념을 배우고 있지만, 연습(practice)의 과정을 등한시하여 평생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문제는 아마 대다수 나라에서 안고 있는 고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번 유네스코 대회를 통해 세계 각국의 예술교육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만나 공통점을 공유하고 서로의 차이점에 귀 기울이는 자리를 마련한 만큼, 산티아고 이사는 이번 만남이 단순한 학술경연의 장이 아닌, 문화를 이해하는 기반이 되어 그 다음 단계를 이어나가는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