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한국 문화예술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 무용 등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한국 문화예술을 상품화하고 수출하여 국가 경쟁력으로 삼자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인간 욕구를 문화예술 상품 생산•소비의 도구로, 인간의 진정한 내면과 실존을 외면하는 산업화 이데올로기의 제물로 삼는 한류 문화예술은 실존 없는 일차원적 인간만을 양산할 위험이 있다.

 

20세기 초 미국 교육학자 존 듀이는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전인격체로서 인간의 성장을 도와주는 경험으로 예술을 규정한 바 있다. 듀이는 지속적인 예술 경험을 통해 인간이 지적 변화를 이루고 문화예술적 감성을 길러낼 때,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진보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문화예술은 특정 사회의 물질적, 정신적 생활양식, 즉 사회의 관습, 가치, 규범, 유산 등을 포괄하는 상징체계를 의미하는데, 이러한 상징체계에 대한 경험으로 사회를 이해하고 다른 인간들과 소통할 수 있다. 따라서 올바른 문화예술교육은 한 개인의 지성, 감성, 의지를 통합하는 전인적 인간을 계발함은 물론 그 개인과 사회의 유기적 조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결국 우리가 창조적 사고와 감성을 지닌 인간으로 생활하고, 각양각색의 사회 집단과 조직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면서 진보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문화예술교육은 공적 활동이 되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의 성장과 전문 인력 양성체계의 발전

 

문화예술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대두함에 따라,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가 공동으로 <문화예술 활성화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이 제정되어 이를 바탕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설립되었다. 이후 문화예술교육정책의 성과와 문화예술교육 현장 이해관계자의 반응을 토대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2007, 2014)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사회의 문화 역량을 함양하고자 다양한 방식의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강화는 관계 부처 및 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는 창의적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정책으로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비롯해 학교경영자 및 교원 문화예술교육 연수지원, 지역 교육자원을 활용한 학교문화예술교육 기회 확대 등의 구체적 프로그램을 실행하였다.
2005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는 공동으로 사회문화예술교육사업을 실시하여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좁혀나가고 예술을 통한 소통과 자기표현의 기회를 확대해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사회 예술강사 지원사업, 특수계층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 지역사회 연계사업과 더불어 문화예술교육자가 학습자집단 특성과 수요에 적합한 교육 및 기획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사업들을 함께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교육 관련 지원 사업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현장 매개자의 지속적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예술강사, 교원, 공무원 등 약 3만 6천여 명(2012년 기준)이 직무 연수 및 인식 개선 연수를 통하여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으로 양성되었다. 문화예술교육현장의 맥락과 요구에 맞게 더욱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진흥원은 2007년 이후 총 5차례에 걸쳐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역량 모델 연구를 수행했다. 2009년에는 체계화된 역량모델에 기반을 두어 문화예술교육과정을 개발, 도입한 바 있다.

 

현재 ‘아르떼 아카데미’ 교육과정은 문화예술교육 예비 인력 양성을 위한 ‘문화도담’, 예술강사의 전문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학교•사회 예술강사 기본 의무연수’, ‘학교•사회 예술강사 선택 심화연수’, 전문인력 및 협력자 역량 개발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키움(Key-Um)’, 자발적 학습과 성과 공유를 위한 ‘학습공동체, 아르떼 동아리’, 전문 강사 양성을 위한 ’아르떼 강사 양성과정‘으로 구성되어 수준별, 단계별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문화예술교육 공통, 기획자, 교수자 과정으로 나뉘어 역할과 관심사에 따라 연수를 선택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이 학교사회 예술강사의 교수자 역할 수행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기관, 단체에서 기획, 운영, 관리자로서의 역할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해당 직무 수행 전문가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체계 구축이 필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고려해 지난해 ‘2014 아르떼 아카데미 운영 방안 연구’를 실행하여 2014년 아르떼 아카데미 과정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본 연구는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의 성장유형에 따라 경력 단계를 설정하고, 자신의 경력을 변경하고자 하는 연수자(기획자↔교수자)를 위한 ‘유형별 Anchoring 과정’을 도입해 기본 연수 후 지속적인 역량 개발 지원을 위한 심화, 고급, 전문, 마스터 과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과제들

 

아르떼 아카데미는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통합적인 교육과정으로 우리 사회에 문화예술교육 전문가의 양적 확대와 보급에 크게 기여해왔다. 연수 교육과정을 이수한 문화예술교육 실천가들이 학교, 지역사회, 노인, 여성, 다문화이주자, 장애인, 군인,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과 집단을 대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의 전인적 성장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사회적 통합 구현에도 공헌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 인력 양성체계의 양적•질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진흥원의 역할과 기능을 재구조화하며, 추가적인 연구와 사업이 필요할 것이다.

 

첫째,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 체계를 보완•개선하고 체계에 따라 예비교육자를 선발, 육성, 평가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현재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종사할 예정이거나 활동하고 있는 인력의 선발 평가와 성과 평가는 주로 예술 분야 전문성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교육에 필요한 교수 전문성 역량이나 학습자와 현장과의 관계에 필요한 사회적 역량은 구체적이지 못하고 실제 평가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역량 모델을 보완 개선하고, 역량 모델에 제시된 역량의 정의와 행동 지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구체화된 역량과 역량 행동을 측정, 평가할 도구와 방법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지속해서 전문성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진흥원의 교육 경험과 자격 제도를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학교•사회 예술강사 기본 연수 이수 혹은 문화예술교육사 2급 자격 취득 이후에도 자신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해당 자격을 유지•갱신하도록 전문성 단계별로 체계화된 문화예술교육과정에 따른 보수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진흥원은 전문인력 역량체계에 따른 교육체계를 규명하여 전문인력의 자기 경력개발의 방향성과 자신의 발달단계별 요구 역량을 파악해 관련된 교육정보를 수집해 장기적인 자기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육의 질은 교육자의 수준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한다. 교육자는 스스로 자신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느릴 때는 지식과 기술의 변화가 빠르지 않아 전문가의 능력 또한 분야 입직 초기 보유 역량으로도 충분히 전문적 활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지식 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전문가의 역량도 변화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교육자 자신의 전문성과 관련된 역량의 변화 양상을 인지하고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현재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은 특정 조직에 소속된 구성원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이들의 전문성 향상을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진흥원 내에 경력개발센터를 설립 운영해야 할 것이다. 우수한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도 단기적인 교육훈련보다 수준과 요구에 부응한 전문성 개발이 가능하도록 경력개발센터와 같은 지원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예술교육사 자격평가센터를 설립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 과정 운영이 초기 단계로 이수 시간은 지정되어 있으나 교육기관별로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나 검증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교육 내용과 수준 차이가 우려된다. 따라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교육전문가를 양성하고 자격제도의 질적 수준 관리를 위해서 자격 인증 및 평가를 전담하는 자격평가 센터를 설립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이 전국에 산재한 실정을 고려할 때, 진흥원의 교육 참여 기회가 지역에 따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문인력의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지식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일부 교육과정을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단기적으로는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컨퍼런스’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교류와 소통 및 타 예술분야에 대한 이해로 융합적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셋째, 더욱 효과적인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양성체계를 확보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존 역량 체계 개선과 새로운 역량 체계에 따른 진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기존 역량 체계는 전문인력으로 활동할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최소 수준의 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우수한 교육 성과를 거두는 사람들의 역량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경험과 교육에 따라 수준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역량 교육은 전문성 개발에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문성 발달 단계별로 체계적인 역량 개발 방법과 절차가 명시된 새로운 역량 모델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전문인력 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진단하고, 우선으로 개발되어야 할 역량을 스스로 파악할 수 있는 역량진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역량진단 결과는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역량관리를 위한 교육과정 개발, 수정, 보완의 근거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배을규 교수

글_배을규

인하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기업, 학교, 정부 및 전문직 집단 등을 대상으로 HRD에 관한 연구와 자문을 다방명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주로 HRD 담당자 역량, 계속전문교육, HRD 프로그램 평가, 교육훈련전이에 관심을 두고 연구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 “기업의 능력 중심 인적자원 접근법의 국가자격제도 및 교육훈련체제 적용 가능성”, “교육훈련 효과성 및 효율성 측정을 위한 실용적 접근법: 교육훈련 평가의 활용 증진을 위하여”, “성과관리체계 구성요소와 논쟁점: 문헌연구와 인적자원개발 시사점” 등이 있다. 저서로는 『교육훈련 프로그램 평가』,『인적자원개발론』, 『성인교육의 실천적 기초』, 옮긴 책으로는 『실천공동체 COP-지식창출의 사회생태학』(공역)이 있다.


 

〈아르떼 아카데미를 말하다②〉부터는 아르떼 아카데미를 직접 경험한 예술강사, 기획자 등 문화예술교육 현장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차례대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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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떼 아카데미를 말하다②: ‘나’와 ‘나의 영역’을 확장하는 기회 (예술강사 오광열, 함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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