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목요일,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는 ‘예술과 사회변화: 당신의 프로그램을 지속, 확장하는 9가지 열쇠’라는 제목으로, 캐나다 뉴브런즈윅에서 온 시스테마 뉴브런스윅(이하 ‘시스테마 NB’)의 대표 켄 맥라우드의 사례강의가 진행되었다. 시민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단체 및 유관기관 관계자 60여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맥라우드 대표는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하는 캐나다 민간단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속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실제 경험사례를 공유하였고, 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이하에서는 맥라우드 대표가 제시한 ‘프로그램의 지속과 확장을 위한 9가지 열쇠’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우리 현장의 입장에서 그 맥락을 이해하고 고민해보고자 한다.
켄 맥라우드 대표가 제시한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9가지 열쇠는 아래와 같다.
① 명확한 미션과 비전을 가질 것
② 실행을 시작할 것
③ 당신이 하는 일을 보이게 할 것
④ 모든 것을 활용할 것
⑤ 의미있는 파트너십을 만들 것
⑥ 수요가 확대를 이끌게 할 것
⑦ 좋은 스탭을 고용할 것
⑧ 영향력있는 리더를 참여시킬 것
⑨ 모금에 성공하기 위해 친구를 만들 것
이를 총 4가지 정도로 요약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모두가 수용 가능한 명확한 미션과 비전을 가지고, 즉시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목표가 무엇이며,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맥라우드 대표는 미션과 비전을 설정할 때 설득력 있고 동기부여가 가능한지, 지역사람들의 머리와 마음에 호소하는지, 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의 조직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리고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그 미션과 비전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현실적인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즉시’ 실행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 ‘실행’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맥라우드 대표는 실행의 핵심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다, 계획은 단계적 목표나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인 계획이어야 한다. 요약컨대, 명확한 목표의 설정, 구체적인 계획의 수립, 즉시적이고도 지속적인 실천은 우리의 목표와 비전의 실현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둘째, 우리가 하는 일을 남에게 보이게 하고, 또 이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상 우리가 하는 일은 문화예술교육 활동 그 자체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이것의 가시성을 증대시키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가시성을 높이고 그것의 브랜드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사회적 지지와 잠재적 후원자의 확보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대외적으로 의미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영향력 있는 리더를 참여시키며, 좋은 친구들을 만들라는 것이다. 시스테마 NB는 지역 내 교육청, 학교와 맺고 있는 파트너십을 통해 공간과 버스, 냉난방비 등을 제공 받을 수 있었다. 이는 상호간의 긍정적인 상승작용을 이끌어냄으로써 프로그램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사회적 환원의 통로로 활용되었다. 또한 각 영역에서 리더로 활약하는 인사를 참여시키고, 각계 각층에 의미 있는 친구를 만들어 두는 것은 인적, 물적 기부를 확보하기 위한 마르지 않는 샘을 만드는 것과 같다.
넷째, 대내적으로는 좋은 동료를 찾으하라는 것이다. 사실 앞서 언급한 대외적인 네트워크의 형성이 중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밑거름을 놓아주는 것이라면, 조직의 미션을 이해하고 열성을 다할 수 있는 동료를 발굴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장기적인 조직의 발전에 필수적인 기초를 제공해주며, 나아가 조직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의 운명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맥라우드 대표의 이러한 조언은 얼핏 지나치게 당연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리기 쉽다. 그러나 이 당연한 이야기들은, 실은 그가 지금껏 7여년에 걸쳐 시스테마 NB를 걸어온 험난한 길 위에서 건져 올린 교훈들이라는 점에서 가벼이 여겨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지금까지 언급 된 9가지 열쇠 중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모두가 이해 가능한 미션과 비전을 만들고, 구체적인 실행을 즉시 시작하라’는 대목이 특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맥라우드 대표가 지금까지 시스테마 NB를 준비하고 운영해 온 모든 과정은, 그 동안 우리가 참신한 아이디어와 넘치는 열정에만 지나치게 의존해 왔던 것은 아닐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튼튼한 기초공사위에 비로소 아름다운 건축물이 세워질 수 있듯이, 문화예술교육은 철저한 계획과 장기적인 비전, 그리고 그 비전에 따른 시스템의 확립 위에서 비로소 아름답게 쌓아올려질 수가 있다. 이제 우리는 뜨거운 열정을 외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아야할 것 같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우리가 목표하는 바, 달성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냉철한 고민과 그에 따른 철저한 계획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이 모든 열정과 노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시스테마 뉴브런즈윅 미션〉
아동과 청소년들이 그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함과 더불어, 그들의 인생과 그들이 속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를 통해 음악을 함께 연주하면서 영감을 얻게 하는 것. 그래서 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도록 하는 것.
〈시스테마 NB 목표〉
규율, 협동심, 상호존중의 가치를 만드는 것
아이들 내면의 기쁨, 자신감, 희망의 가치를 높이는 것
〈시스테마 NB 설립 준비 및 운영 사례〉
맥라우드 대표가 베네수엘라 엘시스테마에 대해 알게 된 것은 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관련된 모든 자료를 섭렵하고 관련 내용을 2페이지로 정리하였다고 한다. 그 후 6개월여간 그는 들어주는 사람만 있다면 정부관료, 민간단체, 기업가 등 가리지 않고 관련 내용을 공유하였고, 여러 인사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맥라우드 대표는 베네주엘라로 가서 엘시스테마에 대한 사례를 학습하고 캐나다로 돌아와 캐나다 뉴브런즈윅 지역의 특성을 바탕으로 시스테마 NB 실행을 위한 1년 계획을 수립하였다. 1년의 파일럿 모델 운영을 통해 4개년 계획(프로그램 운영 계획, 예산 계획 등)을 수립하였고, 관련 계획을 뉴브런즈윅 주정부에 제안하여 50%에 해당하는 예산을 지원받고 나머지(50%)는 자체 재원조성(후원금, 모금 등)을 통해 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지금 시스테마 NB눈 참여자들이 지속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재 4개의 센터에 불과한 것을 2015년까지 최대 7개 센터로 확장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글_ 사회교육팀 최영희 대리
* 외부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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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