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아동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은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아동을 대상으로 음악, 공연 관련 무료 예술교육을 하는 호주의 국립 비영리 예술교육단체 더 쏭 룸(The Song Room)과 미국 펜실베니아의 예술교육 중점 유치원 사례를 눈 여겨 봅니다. 문화예술교육이 정서적 안정과 자신감 회복은 물론 나아가 아동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한다는데요. 함께 살펴볼까요?

The Song Room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와 성과에 대한 평가에 대해, 수치적 평가기준보다는 교육받는 주체의 정성적 자체평가가 결과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과 호주에서 소외계층 아동의 예술교육 효과를 연구한 아래 두 연구사례에서 그 평가기준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학생들이 말하는 예술교육 후 정서적 만족도

 

더 쏭 룸 (The Song Room, 이하 TSR)은 호주 국립 비영리 예술교육단체로 호주 전역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합창, 악기연주, 뮤지컬, 춤 등 음악, 공연 관련 무료 예술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250개 학교,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매년 약 4만 명의 학생을 만나는데, 대부분이 사회경제적 소외지역 거주 아동, 원주민 가정 출신 아동, 장애 아동, 다문화가정 아동, 탈선 및 범죄 경험 아동, 도서산간지역 거주 아동 등이다. 학교 내 예술교육 프로그램, 학교 교사 대상 예술교육방법론 연수, 가족‧지역사회 대상 예술교육 프로그램, 온라인 예술교육 자료 축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아동들의 주변 환경 개선을 통한 2차적 효과 및 지속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TSR에서 2010년에 뉴 사우스웨일즈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조사한 ‘예술을 통해 학업성취도 격차를 줄이기(Bridging the Gap in School Achievement through the Arts)’ 보고서는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사회정서적 만족도에 대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뉴 사우스 웨일스 주(New South Wales)에서 TSR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장기간(12~18개월간) 진행하는 학교 3개, TSR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단기간(6개월간) 진행하는 학교 3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 학교 4개를 선정하여 초등학교 5~6학년 총 271명 대상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TSR 참여 학생이 비 참여 학생보다 영어, 수학, 과학‧기술, 인문‧사회 과목 모두에서 평균적으로 0.3점 가량 높은 성적을 보였고, 국가 수학능력평가(5 NAPLAN) 중 언어 관련 문항의 점수가 높았으며, TSR 수업이 있는 날에는 참여 학생이 비 참여 학생보다 결석률이 9% 낮았다.(예술교육 참여 학생 결석률 3%, 비 참여 학생 결석률 12%)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야할 부분은 사회정서적 만족도이다. 아이들 스스로 본인이 학교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되짚어보고 대답한 결과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TSR 참여여부는 선생님과의 관계를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TSR에 참여한 아이들 중 본인 스스로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TSR 비 참여 학생들보다 50%나 적게 나타났으며, 특히 자신이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고 대답한 남자아이들이 약 12%, 여자아이들이 약 6% 많이 나타난 점이 눈에 띈다.

 

ㅇ 전체
Bridging the Gap in School Achievement through the Arts
 

성별로 본 주요 개선사항을 살펴보면, 남자아이들은 예술교육 후 전반적인 스트레스 감소와 학교 규범을 지키는 것에 대한 반감이 줄어드는 편이었으며, 여자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ㅇ 남학생
Bridging the Gap in School Achievement through the Arts
 
ㅇ 여학생
Bridging the Gap in School Achievement through the Arts

 
 

슬픔, 분노, 두려움을 흥미, 행복, 자존감으로

 

지난 2010년, 미국 펜실베니아 웨스트 체스터 대학교 심리학과 엘러너 브라운(Eleanor D. Brown) 교수는 예술교육에 무게를 둔 유치원이 저소득층 아이들의 감성개발에 큰 도움을 줘 환경적 어려움을 긍정적인 자세로 극복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감성개발이란 정확하게 말해 감정을 컨트롤하는 능력의 향상이며, 아이들이 속한 환경에서 피할 수 없이 순간순간 다가오는 ‘슬픔, 분노, 두려움’을 제어하는 방법을 배우며 보다 긍정적인 감정인 ‘흥미, 행복, 자존감’ 등을 찾아내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정의된다. 브라운 교수는 2009년 필라델피아 음악복지학교(Settlement Music School)에서 ‘유치원 예술향상 만화경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저소득층 아동이 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한 일반 유치원을 비교기준으로 삼았다.

 

연구결과, 같은 저소득층 아이들이더라도 예술교육 중점 유치원의 아이들과 일반 유치원의 아이들에게서는 차이점이 나타났다. 양쪽 모두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감정(슬픔, 분노, 두려움) 표출 정도는 비슷하였으나, 예술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불편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동시에 긍정적 감정(흥미, 행복, 자존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브라운 교수의 연구결과처럼, 감정형성이 되어가는 유년시기 아동에게 예술교육의 혜택을 적절히 제공함으로써 비교적 위험요소가 많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사회적 정서를 준비하는 과정을 도와, 보다 안정적인 학업과 인생준비를 해주는 것이 예술교육이 가진 사회적 안전장비 역할이 아닐까 한다.

 
 

정리 | 국제교류팀 박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