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삶의 질 개선과 행복을 추구하는 탈물질주의 가치관의 확산은 문화예술이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불러왔다. 문화예술교육은 모든 생애주기에서 필수 불가결한 삶의 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공간적 범주도 학교와 시설 중심에서 사회·지역·마을(도시) 문화예술교육 등과 같이 확장되고 있다(안지언·이병준 2020). 일반인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은 하나의 장르를 깊게 훈련하는 전문예술인 양성교육과 달리, 여러 장르를 융합하거나, 하나의 특정 장르를 표방할 때도 다른 장르와의 경계가 느슨하여 쉽게 넘나들 수 있는 상태를 지향한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은 ‘예술과 예술의 융합’ 그리고, 생활문화를 필두로 사람을 둘러싸고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모든 문화, 즉 ‘예술과 문화의 융합’도 가능하다. 내용과 형식 면에서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그 가치와 중요성 역시 창의성, 인성, 개인의 상상력, 공동체적 상상력, 생애전환, 자아존중감, 치료적 관점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부도 ‘과정 중심의 문화와 예술 활동’에 초점을 두며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을 활발히 추진해 왔다(최보연, 2016). 또한 정부의 정책도 현장이 있는 지역(Local)에서 발현하는 요구에 대한 응답과 실천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조응하는 성과지표체계 구축
기존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크게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 교육과 연계하여 긍정적 정서 함양과 미래 시민의 양성을 목표로 수행되는 사업과 지역민을 대상으로 신뢰와 시민성 촉진 등과 같은 사회자본 강화를 목표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문화예술교육의 성과는 대개 프로그램 참여자 수, 예술강사 파견 수, 프로그램 참여자 만족도 등 개인적 차원의 투입‧산출 위주의 정량적 수치만으로 측정되는 경향이 있어, 궁극적으로 문화예술교육이 학교와 공동체에서 목표로 하는 성과의 성취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 더욱이 학교 교육의 성과가 지역사회에 긍정적 영향으로의 확장이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의뢰하여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수행 중인 「문화예술교육 성과지표체계 구축 및 분석」 연구는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조응하는 문화예술교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기적이고 즉자적인 산출 요인과 장기적인 효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를 위해서 기존 성과지표 관련 연구에서 제시한 문화예술교육의 투입과 산출 요인뿐 아니라 시간성을 고려한 성과요인을 아우를 수 있는 성과 지표체계를 구축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이 연구는 크게 선행연구 분석을 통한 문화예술교육 정책성과를 규명해 이를 바탕으로 성과지표체계를 구축하는 부분과 지역사례 성과를 분석하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성과 성과 관련 지표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는 문화, 예술, 교육 관련 국가지표 중 문화예술교육 정책 기여도 및 효과성‧성과와 연계가 가능한 지표를 선정하였다. 이와함께 진흥원에서 이전에 개발한 성과지표 중 적합한 지표를 선정하여 목록화하였다. 동시에 가용 데이터와 지표체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새로운 성과지표를 개발・제안했다.
사회적, 개인적, 공동체적 관점의 성과지표
이번에 개발한 성과관리지표체계는 성과를 효율성과 효과성뿐 아니라 생산성과 결과 중심의 개념적 요소를 포함할 수 있도록 정립하고 ‘투입→과정(활동)→산출물→결과’의 논리 구조를 활용하여 과정 전반의 성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실용적 방법론을 활용하여 문화예술교육의 특성을 연역적으로 파악하고 지표를 개발한 후 영역을 구분하는 귀납적 방법으로 종합하고자 했다. 문화예술교육의 특성을 반영하여 IPOO(Input, Process, Output, Outcomes) 또는 PDS(Plan-Do-See) 기반의 지표 영역을 개발하였다. 구체적으로, 문화예술교육 선행연구 탐색을 바탕으로 사회적, 개인적, 공동체적 관점에서의 성과를, 진흥원의 성과지표 탐색을 바탕으로 지표체계를 구축하고 성과를 동시에 파악하도록 하였다.
종합적으로 도출된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구축 → 문화예술 향유 → 회복적인 삶 → 시민성 고양’의 흐름을 영역으로 하여, 생태계 구축영역에서는 문화예술교육 자원과 기회를 하위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문화예술 향유 영역에서는 문화예술 향유역량과 활동을 하위 영역으로, 회복적인 삶 영역에서는 정서적 치유, 신체적 건강, 관계의 회복, 주관적 웰빙을 하위 영역으로, 시민성 고양 영역에서는 사회적 포용과 다양성 존중을 하위 영역으로 구성했다. 이렇게 구축한 지표를 기반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정책 효과성이 드러나는 두 지역을 선정했다.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참여자 및 미참여자 대상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하여,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의 성과와 성과요인을 분석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 도출하고 구축된 지표체계의 타당성, 현실 정합성 등 확인하고자 한다. 정책성과와 요인을 인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상지로 춘천시와 전주시 두 지역을 선정하였으며, 현재 지역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타당성과 정합성을 갖춘 고유 성과지표
이번 연구는 문화예술교육의 조건, 과정 등 전반적 현황을 통계를 기반으로 확인하고, 개인적 수준의 결과로 이어지는 성과와 동시에 성과의 간접 효과까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의 역할 및 성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와 구축된 성과지표의 타당성과 정합성을 확인하고, 향후 문화예술 교육의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러한 대표성 있는 고유 성과지표 설정과 그 관리는 향후 정책 외연을 확장하고 문화예술교육 관련 중장기적 정책 확대 근거 마련에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조응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화예술교육 지역 간 격차 해소방안을 마련하는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는 문화예술교육 중장기 정책계획 수립 및 성과측정 부분에서 귀중한 자료로 활용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이 우리 삶의 다양한 국면과 결합, 시대 변화를 수용하면서 외연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 안지언·이병준(2020), ‘진지한 여가’ 담론의 관점에서 바라본 노인여가교육의 미래방향탐구, 문화예술교육연구, 15(4), 277-295.
- · 최보연(2016), 주요국 문화예술정책 최근 동향과 행정체계 분석연구, 서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 김석호
-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소장,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사회문화분과 위원장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기사가 좋았다면 눌러주세요!
좋아요
172 Comments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코너별 기사보기
비밀번호 확인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문화예술교육 성과지표의 구축과 그 의미
공감이 가네요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문화예술교육 성과지표의 구축과 그 의미
기대만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