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새로운 10년의 첫 걸음을 시작하는 2016년이 밝았다.
최근 학교, 사회, 지역 등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을 읽어보고, 문화예술교육 정책 및 현장에서 앞으로 나아 갈 방향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보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특집] 2016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 ① 학교를 둘러싼 다양한 변화들
- ② 문화예술교육 변화와 성장을 위한 제언
- ③ 2015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 한 걸음 더 나아가기’ 리뷰
OECD가 먼저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2000년대 초 OECD는 데세코(DeSeCo: The 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s) 프로젝트를 추진하였고, 프로젝트 종료 후 미래 사회를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하여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후 뉴질랜드, 독일, 캐나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역량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개혁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량기반 교육이 큰 관심을 끌었고, 몇 년 전부터 일부 교육청에서 역량기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에는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국가 수준에서 역량기반 교육을 실시할 것을 천명하였다. ‘지식’에서 ‘역량’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바뀔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OECD에서 강조하는 ‘역량’은 전인적 개념이다. 창의적 능력, 문제해결능력, 공감능력, 소통능력 등 인간이 갖추어야 할 종합적인 능력을 지칭한다.
국내적으로는 최근 두 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첫째는, 자유학기제의 실시이다. 2015년에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시범 실시되었고 2016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실시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방향으로 진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진로 프로그램에 해당되나, 교육내용적 측면과 교육방법적 측면에서 문화예술 관련 프로그램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시험 부담 없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재능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둘째는, 「인성교육진흥법」의 제정이다.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5년 7월에 제정되었다. 인성교육법에서는 인성교육의 목표로서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목표를 실천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공감·소통하는 의사소통능력이나 갈등해결능력 등의 통합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하고, 학교의 장은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덕목을 중심으로 학생의 인성 핵심 역량을 함양하는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여야 한다. 문화예술 활동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이미 널리 인지되고 있는 사실이고, 따라서 향후 인성교육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핵심 교육내용으로 자리매김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눈여겨 볼 변화가 학생 수 감소이다. 학생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초등학교 1개 학년 학생은 60만 명이었으나, 지금은 45만 명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5년 후에는 40만 명대로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10년 후에는 대학입시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청년 실업 문제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펼치고 소질과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최근 교육환경의 변화는, 지식중심의 교육, 경쟁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소질과 재능이 존중받고, 창의성, 인성, 공감능력, 소통능력 등의 역량이 존중되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변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환경의 변화는 문화예술교육의 지평을 확대하는데 있어서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은 ‘문화예술’과 ‘교육’의 합성어이다. 문화예술교육은 기본적으로는 문화예술의 본질적 가치인 예술성과 심미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동시에 교육적 가치인 창의성, 인성, 사회성을 추구한다. 문화예술교육을 이렇게 규정할 때 향후 교육 분야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차지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미래 한국교육이 추구하여야 하는 가치들이 문화예술교육이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에도 문화예술교육은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최근 교육부 진로교육 실태조사에서 고교생 희망 직종 1순위로 문화·예술·스포츠가 꼽히기도 하였다. 또한 교사들의 인식 역시 긍정적이기 때문에 향후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더욱 중시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달리지는 교육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현행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는 법제정의 목적을 국민의 ‘문화역량’을 증진하는 것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문화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문화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향후 학교 문화예술교육에서는 이 법 취지를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엘리트교육과 취미활동 두 가지로 양분되어 왔다. 엘리트 교육은 소수만 해당되는 것이고, 취미활동으로 문화역량을 증진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규교육과정의 문화예술교육 역시 학생들의 문화역량을 증진시키는 대에는 한계가 있다. 학교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학생의 문화역량을 증진시키기 위해 3+1 전략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학교교육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내실 있게 구현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제고하는 것과 더불어 교과 및 비교과 프로그램 간 연계가 이루어져야한다.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경우, 진로체험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활동, 동아리활동 프로그램 간 연계는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에서 문화예술 교육과정을 내실 있게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장르별 프로그램, 장르통합 프로그램, 장르연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교육 과정의 기획 및 실행을 위해서는 예술교과 교사 외에도 일반 교사, 특히 학교 관리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교 교사의 문화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를 전문 예술교육기관에서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등 교원양성기관에서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학생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촉진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학생 문화예술 동아리를 적극 지원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고 지원한다는 점에서 우수 문화예술 동아리에 대한 시상도 고려할 수 있다.
교육과정, 교사, 학생은 교육의 핵심 요소이다. 이러한 핵심 요소에서 문화예술교육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원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 먼저, 법에 명시되어 있는 문화역량을 갖추기 위한 성취기준(목표, 내용, 단계 등)을 연구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문화예술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협업과 연계가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교육청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학교교육을 지원하고 활성화 하는데 교육청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개별 학교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학교 문화예술교육과정 기획 지원, 학교 교사와 예술강사의 협업 등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 김창환
- 연세대학교(영문학과)와 동 대학원(교육학과)을 수료한 후 독일 튀빙겐 대학교 교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교육부 정책자문위원/대학선진화위원회 위원, 시도교육청 평가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외교부 자문위원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조사통계연구본부장으로 있다.
- chkim@ke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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