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을 넘어 시스템으로

2016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② 문화예술교육 변화와 성장을 위한 제언

문화예술교육, 새로운 10년의 첫 걸음을 시작하는 2016년이 밝았다.
최근 학교, 사회, 지역 등 문화예술교육 환경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을 읽어보고, 문화예술교육 정책 및 현장에서 앞으로 나아 갈 방향에 대해 깊이있게 고민해보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특집] 2016년 문화예술교육을 말하다

  • ① 학교를 둘러싼 다양한 변화들
  • ② 문화예술교육 변화와 성장을 위한 제언
  • ③ 2015 문화예술교육 포럼 ‘문화예술교육, 한 걸음 더 나아가기’ 리뷰

최근 문화예술교육 정책 10년의 역사와 그 성과에 대한 논의가 학계와 정책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종합해보면, 지난 10년 동안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양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대체로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에 관한 중장기발전계획이 3차례나 수립, 발표되었고, 문화예술교육 지원정책에 관한 법과 체계가 구축되었으며, 다양한 정책 사업이 추진되어 왔다. 문화예술교육 정책 사업에 참여한 수혜자, 문화예술교육 단체, 문화예술교육 인력, 수혜조직 및 협력조직의 규모 또한 지속, 확대되어 왔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대표적인 부처 간 협력 사업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의 양적 성장이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성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문화예술교육이 공급자 중심의 정책 사업에 고착되어 있고, 문화예술교육 생태계 또한 창조적 혁신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현장 실무자, 문화예술교육 강사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해 보면, 전반적으로 현재 문화예술교육 환경이 다소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이제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양적 확산’의 정책 패러다임에서 ‘질적 성숙’의 정책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환은 프로그램 수준의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환경과 맥락을 고려한 총체적 시스템 수준의 접근을 필요로 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성숙,
적극적 문화 활동 욕구를 포용하는 수요 분석부터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정책이 ‘질적 성숙’의 정책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가지 사항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국민들의 문화예술교육 수요와 수준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수요와 수준에 바탕을 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지원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자 구조를 사회취약계층과 일반국민으로 구분하는 방식 뿐 아니라 왕초보 단계, 초보단계, 자발적 진입단계, 적극적 문화 활동 욕구 단계 등 수요와 수준에 바탕을 둔 새로운 구분 방식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학생 및 문화취약계층 뿐 아니라 ‘적극적 문화 활동 욕구’를 가진 지역주민들을 적극 포괄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 문화 활동 욕구’를 가진 지역주민들은 문화예술의 체험 및 표현 역량을 심화하는 것 뿐 아니라 지역문화 기획자, 매개자로 활동하기를 희망하는 주민들을 의미한다. 그 동안 문화예술교육 정책 사업은 학생 및 문화취약계층에 초점을 두어 왔기 때문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들에 대한 사후 관리나 ‘적극적 문화 활동 욕구’를 가진 지역주민들을 체계적으로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둘째,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연구개발 활동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기획관리 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문화예술교육 지원 정책은 문화예술교육 단체와 강사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집행하는데 한정하였으며, 문화예술교육 단체와 강사들이 적극적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연구개발 활동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 단체 및 인력들의 소통과 협업 환경 조성, 연구개발 지원 방식 개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성과평가 및 환류체계 구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사례 분석 및 공유 워크숍 등이 필요하다.

정책 파트너로서의 소통과 협업,
총체적 파트너십 체계 구축 필요

셋째, 문화예술교육 인적자원들의 창조적 소통 및 협업 플랫폼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성은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들과 상호작용하고, 지역사회와 관계를 형성해가는 전문 인력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있다. 이러한 전문 인력들의 소통과 협업 환경은 통합장르형, 지역기반형, 사회문제 해결형, 융복합기반형 프로그램 등 다양하고 새로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동안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 사업을 지원하고,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 인력들의 역량을 강화하여 왔다. 그러나 현재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들의 소통과 공유 및 협업 환경은 미흡한 실정이다.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인적 자원들의 창조적 소통과 협업 플랫폼이 구축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정책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넷째, 정책 파트너로서의 문화예술교육 단체 역량을 강화하고, 문화예술교육 단체를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원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문화예술교육 단체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핵심 요소로 고려되어 왔지만, 주로 지원 정책 사업의 프로그램 수행자 차원에 머물렀다고 볼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다양한 욕망과 특성 및 역량이 문화예술교육 정책에서 고려되지 못했다. 그 동안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집행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역사가 10년을 넘으면서, 지역사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의지와 역량을 갖춘 문화예술교육 단체들 또한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지역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이러한 문화예술교육 단체들의 의지와 역량을 어떻게 정책 파트너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문화예술교육 정책 파트너십 체계는 집행수준에서 공동 기획 및 성과 활용 체계로 발전될 필요가 있다. 문화예술교육 단체와 전문 인력들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도소, 소년원, 보호관찰소, 지역아동센터, 학교, 군대, 사회복지시설, 마을, 주민자치센터, 노숙인시설, 공단, 작은도서관 등 다양한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에서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 등 공공부문 수준에서의 협력적 거버넌스 뿐 아니라 문화예술교육 단체와 수혜시설의 파트너십이 구축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동안 문화예술교육 파트너십은 집행 수준에 머물렀으며, 공동 기획이나 성과 공유 및 활용수준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성과가 당해 연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습자에 한정하여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 문화예술교육 정책 사업에 참여하는 타 부처 및 수혜조직들은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해당 부처 및 수혜조직에 어떻게 지속적으로 구현하여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동 조사 연구, 공동 기획, 공동 모니터링 및 평가, 공동 성과공유 및 환류체계 구축 등 공동 협업 기반의 총체적 파트너십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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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학순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동 대학원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한류대학원 한류지식센터 센터장, 문화비즈니스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hsyim@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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