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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오버? 함께 새 판을 짜자!

윤용훈‧김율리아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STAN:D

게임이론은 경쟁 상대의 반응을 고려해 최적 행위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결정 행태를 연구하는 경제학·수학 이론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여 더 나은 해법을 내놓아야 하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거론되곤 한다. 문화예술교육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규칙에 만족하고 있을까? 어떤 전략을 취하는 것이 더 큰 공동의 이익을 끌어낼 수 있을까? 12월 ‘성남 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를 맞아 그간의 문화예술교육에 ‘게임오버’를 선언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준비 중인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STAN:D(이하 스탠드) 윤용훈 회장과 김율리아 사무국장을 만났다. 오늘은 두 분을 성남예술교육가네트워크 회장과 사무국장으로 만났지만, 예술가이자

공감의 공간에서 배움을 교환한다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

예술장돌뱅이.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무렵』이 떠오를 법한 이름을 지닌 이 단체는 시장, 축제, 그 밖의 행사에 가판을 차리고 장돌뱅이가 그렇듯 상인처럼 고객을 응대한다. 그러나 이 만남에서는 판매 대신 교환이 있다. 예술가 각자의 방식으로 마련한 예술적 교환이 벌어진다. 이 등가 교환은 퍽 공정해 보인다. 예술가도, 마주 만난 이들도 다들 신나 보였다. 그래서 늘 신기했고 그래서 낯설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예술장돌뱅이가 걷고 앉은 자리에서 멀지 않게 있었다. 그래서 손한샘 예술장돌뱅이 대표에게 던진 질문들이다. Q. 외부자의 시선에서 예술장돌뱅이는 예술생태계에서 낯선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부족하고 불안한 모두를 향한 사랑의 춤

안은미 현대무용가

안은미 예술감독은 공연, 전시, 퍼포먼스, 예술교육 등 춤을 기반으로 다양한 예술 활동과 작품을 선보여 오고 있다.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사심 없는 땐쓰> <대심땐스> 등 세대·성별·문화의 경계를 넘어 다양하고 폭넓은 주제로 시민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댄스 작업은 문화예술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예술교육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더욱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한 꿈의 댄스팀 홍보대사 기획사업 (2022), 이어 2023년 꿈의 댄스팀 ‘관악’ 무용감독으로 끊임없이 춤으로 건네는 대화를 넓혀가고 있다. 어떠한 분야/직업보다 스스로 동기부여가 가장 큰 출발점이자 동력이 되는 예술교육가들에게 2023년 마지막 달 12월을 앞두고

뭉글뭉글 슴슴하게, 같이 놀며 만드는 춤

밝넝쿨 안무가·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대표

밝넝쿨. 이름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밝’이란 성이 존재했던가. 실제 성은 ‘박’이다. ‘밝’은 그가 선택한 성. 흥미롭게도 ‘넝쿨’은 그의 할아버지가 내려준 이름이다. 지금도 파격이나 당시로써는 더욱 파격이었을 터. 그래서인가. 단체명도 예사롭지는 않다.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 보통은 안무가의 성이나 이름을 붙이거나, 혹할만한 추상적 개념어를 사용하곤 하는데, ‘오! 마이 라이프’라니! 오! 마이 갓! 이름의 의미에 대해서는 인터뷰 답변을 확인하시기 바란다. 다만 그의 창작활동이 단체명과 맥을 함께 한다는 사실만 미리 언급하고 싶다. 덧붙여, 그 창작활동이 그의, (안무가) 부부의, 그리고 “(두 자녀와 함께 하는)

미래사회 문화예술교육 가치 확산으로 새롭게 발돋움한다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

올해는 「제2차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23-2027)」이 시행되는 첫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박은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문화예술교육의 정책적 방향과 비전, 새롭게 발돋움하고자 하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의 발전 방향에 관해 들어보았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문화예술경영을 가르치셨고, 문화예술 분야 여러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데 관여해 오셨다. 문화예술교육과도 인연이 깊으신 것으로 안다. 예중·예고를 거쳐 미대 졸업 이후 유학에서도 예술학교에 다녔으니, 평생 예술교육을 배우고 가르치면서 살아왔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을 당시 우리나라에는 예술경영이라는 게 없었던 시기여서 방송사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인터넷과 IT 기업이 태동하는 시기여서 새로운 사고와 미래를

해파리처럼 우아하게, 산처럼 든든하게

유지영·이종현 종달정

무용 수업은 종종 정신이 아득할 때쯤 끝이 났다. 숨이 턱에 차는 게 아니라 머리 숨구멍 어디에서 터질 것 같을 때. 뇌와 신경과 근육 사이의 미세한 대화 따위는 사라진 것 같을 때. 몇 번쯤 살갗이 벗겨져 감각이 더뎌진 발바닥이 저절로 이동할 때. ‘연습은 공연처럼, 공연은 연습처럼’ 같은 비장함을 신조로 삼던 선생님들이 즐겨 하던 말은 “다시!”였다. “다시”는 반복에 기반한 몸의 훈련이었으나, 소진하는 몸은 종종 감각과 사고마저 소진시켰고, 네가 충분치 않다는 거절로 읽혔으며, 때로는 부족에 대한 응징이기도 하였다. 찰나에 사라지는 예술이, 왜 반복의

하나와 하나가 만나서 꿈꾸는 무한

곽혜은·박세은 콜렉티브 꼼

인터뷰 자료로 받은 콜렉티브 꼼의 포트폴리오를 들춰보다가 문득 4년 전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2018년 서울프린지페스티벌, 덥고 습한 여름날 오후,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어두컴컴하고 구석진 먼지 쌓인 공간에서 냄새와 움직임과 빛이 만들어내는 다른 결의 공간과 시간을 감각했던 기억. 알고보니 나는 꼼 멤버들의 예술계 입문작 <Querencia(케렌시아)>의 관객이었다. “냄새가 불러오는 감정, 감각, 기억 등의 매커니즘을 활용해 전시나 공연을 하는” 후각 아티스트 곽혜은과 안무가, 퍼포머, 배우이자 거리에서도 극장에서도 전시공간에서도 공연하고 기획하는 움직임 아티스트 박세은으로 구성된 콜렉티브 꼼. 후각, 움직임, 콜렉티브, 꼼, 단순한 팀 소개문장에서도 눈에 띄는

전통을 잇고 틀을 깨며 끝없이 추구한다

송인현 민들레연극마을‧극단 민들레 대표

마을과 예술이 만나 지역 문화를 꽃피우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나아가 농촌 관광이나 경제까지 기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송인현 대표가 일구고 있는 민들레연극마을 사례는 문화예술 분야나 농업농촌 분야 모두에서 늘 탁월한 모델로 평가받아왔다. 그 성과는 고향을 사랑하는 한 연극인의 헌신에 기인한다. 얼마 전 경기도 화성에 있는 민들레연극마을에 방문하여 송인현 대표를 만났다. 공간과 프로그램 그리고 마을을 직접 체험하는 일은 물 흐르듯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만큼이나 신나고 감동이 느껴졌다. 대표님과 처음 만난 게 1989년인가, 제가 김덕수 사물놀이 일하던 때니까 한 30년

땅에 귀 기울이며 이웃과 함께 호흡하는

손혜정 극단 마실 대표 연출가

극단 마실은 관객이 공연의 주체가 되는 경험 중심의 참여극 작업을 지향한다. 단체의 명칭 또한 이웃집에 놀러 가듯 ‘마실’ 나가는 마음으로 참여자가 연극과 놀이를 만나기를 꿈꾸는 손혜정 대표의 고유한 철학을 담고 있다. 극단 마실의 작업은 삶의 경로 곳곳에서 마주치는 모든 경험과 사람과의 관계를 모티브로 삼아 마치 우연인 듯 필연 같은 순간들로 채워져 왔다. 뜨거웠던 7월의 어느 날, 전남 곡성에서 배우이자 연출가 손혜정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었다. 놀이터에서 시작한 ‘나의’ 연극 2005년 창단 이래 참여기반 아동청소년극 중심 작업을 하게 된 배경은 그

생각을 깨고 숨결을 불어 넣는 놀이 노동자

고무신 놀이노동자

이쪽 세계에 팬층이 두터운 고무신을 인터뷰어로 찾아가는 발걸음이 왠지 무겁다. 사전 질문지를 면피하듯이 건넨 터라 뭘 물어야 하는지 진짜 물음을 물고 가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무신을 알고 지낸 지는 몇 해가 되었지만, 이렇게 사람을 탐구하는 일로 만나진 않았기에 갑자기 낯선 이방인을 마주하는 느낌도 든다. 눈앞에 닥치니 안이했던 마음가짐이 기다랗고 끈적한 한숨을 내뱉는다. 껌을 씹듯이 입 근육을 좀 풀어본다. 하지만, 껌딱지가 붙은 신발 마냥 발걸음이 어딘가 불편해졌다. 고민하지 말자. 고무신이 술술 말해주겠지, 선수가 수다 꽃을 피워주면 나는 꽃꽂이만 잘하면 되는 일

스틱스 강을 건너듯, 교차하고 횡단하기

안유리 미술작가

지금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는 미래에는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뀔까? 2000년대를 전후로 해서 우리 사회에는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등 여러 나라의 이주민 유입이 늘어나서 최근 300만 명이 넘었다. 우리 인구의 5%가 넘은 것이다. 또한 우리도 해외에 나가서 생활하거나 일을 하는 상황이 빈번해졌다. 국제이해교육(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은 문화적 충돌을 최소화는 소극적 다문화 정책 차원을 넘어서 청소년 세대가 마주해야 하는 미래를 보다 국제적으로 사고하게 하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활발한 창작활동과 함께 코리안 디아스포라를 추적하고 청소년들과 문화다양성 프로그램을 기획한 안유리 작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잃어버린 일상의 신성함을 찾는
신화 창조자

김봉준 작가·오랜미래신화미술관 관장

문화예술교육에서 문화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동의 바탕으로 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오랜 시간 쌓여 온 삶의 무늬의 한 실체인 전통문화를 박제된 형식으로서가 아니라, 생생한 현재로서 이어가는 것은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1970년대 민속문화 학습을 시작으로 50여 년 동안 오롯이 전통문화의 본질과 삶의 관계에 기반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봉준 작가를 만나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하는 문화예술의 속성과 가치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작가로서 자신의 여정을 민속문화 학습기-저항적 민중문화 시대-생태주의 시대-재신화화 시대로 구분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간 주력해 오신

한 가지 정답보다 열 가지 방법 찾기

김설아 학교 예술강사(연극 분야)

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 의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 공연예술가이자 예술교육자이기도 한 김설아 예술강사는 자신의 삶도, 예술교육의 방식도 하나의 정해진 방법을 따르기보다 열 가지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 세계를 확장하고 도전하는 데 꽤 적극적이다. 창작활동과 예술교육 활동을 병행할 동지들과 만나 2020년 ‘예술단체 삼따’를 창단하기도 했다. 다양한 대상을 만나 드라마 과정을 통해 학습이 아닌 문화예술 경험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는 김설아 예술강사를 아주특별한예술마을·보편적극단 연출가이자 문화예술교육자로 활동하는 권지현 연출이 만나 창작과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세계를 확장하기

그리움을 마음에 새기는
가장 ‘무명한’ 작가

김정배 원광대학교 교수·글마음조각가

그를 처음 만난 건 한 라디오 방송에서였다. 그는 자신을 가장 ‘무명한’ 시인으로 소개했고, 나중에는 그가 오른손잡이지만 왼손 그림 화가로 활동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후 그는 나와 함께 공연을 만드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작사가로도 활동하게 된다. 그의 예술은 늘 끊임없이 변화를 꿈꾼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게 있다. 바로 시를 쓰는 마음이다. 누군가의 마음에 오늘도 시 한 줄을 새기고 있는 글마음조각가 김정배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시인이자 왼손 그림 화가 그리고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계시다. 특히 ‘글마음조각가’라는 별칭이 가장 눈에 띄는데,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죽고 싶을

케미가 돋아야 그려진다,
우리들의 빅 픽처

박호상 학교·사회 예술강사(사진 분야)

국가에서 지역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대이다. 지역을 재발견하는 시선과 다양한 실천이 요구되는 가운데, 지역의 특이성을 발견하며 상상하고 연결하는 예술강사 한 분을 만났다. 현장 중심의 실천적 고민과 성찰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을 기획하고 지역민과의 관계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전개해 나가는 삼천포예술학교 대표이자, 12년 차 사진 분야 예술강사인 박호상 작가를 만나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경험과 앞으로 그려지길 희망하는 ‘빅 픽처’를 들어보았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어떠한 계기로 예술강사 활동을 시작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예술강사이다. 사진 작업을 하고 기획도 한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엉뚱하다고 하는데, 내가 버퍼링을 즐기기 때문인 것

온 동네 이야기꽃 피는 평상을 가꾼다

오혜자 초롱이네도서관 관장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원봉초등학교 담벼락을 끼고 돌다 보면 그저 그런 상가주택 사이에 멋진 통나무집 하나가 눈에 띈다. 초록이 싱그러운 화단과 로봇 손을 잡고 걷는 꼬마가 그려진 벽화, 청개구리가 지키고 선 우편함이 아기자기하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당장이라도 아이들이 우르르 뛰어들 것만 같은 ‘초롱이네도서관’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과 친구들, 동화책 읽는 어른들에게 거실을 내어주며 시작한 것이 벌써 22년째, 2000년 지금 이곳으로 옮겨온 후 계속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변함없는 속에서도 시대와 흐름에 따라, 그렇지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공유지(commons)’로서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며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