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문화예술교육사업이 어떻게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은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은 개최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쉽을 꾸준히 확장해나가고 있는데요, 올해는 어떤 방향으로 국제교류사업이 진행될까요? 지금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제교류팀 김자현 팀장과의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Q1. 2010년 한국에서 개최된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서 서울 어젠다가 채택되고 5월 넷째 주가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으로 선포되어 매년 행사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 전반의 비약적 확대발전과 그 성과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공유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텐데요. 올해 국제교류 사업의 방향을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
A.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경우, 2005년 관련 정책이 국내에 본격 추진됨과 동시에 국제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공존했었어요. 국내 정책사업이 시범적으로 이루어질 때 한편으로는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 국제 예술교육 NGO 등과 같이 호흡해 왔던 거죠. 2006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예술교육 세계대회에 참석해 한국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사례들을 소개하였는데 이것이 전 세계 관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2010년 세계대회를 유치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 분야 국제사회의 리더쉽을 확보하게 되었고, 유네스코 본부는 물론 유네스코 아태지역 본부인 방콕사무소, 그리고 국가별 ·장르별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고요.
지금까지 세계에 한국 문화예술교육을 소개할 때 정부차원의 추진력과 정책사업의 양적 성장에 집중했었다면, 이제는 국가별 교육현장의 공동의 이슈를 중심으로 토론과 협의를 발전시켜 나가는 등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임을 느끼고 있어요. 얼마의 예산이 투여되고, 얼마나 다양한 수혜자 층이 있고, 그 수가 얼마인지,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양적 성장은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충분히 공유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 문화예술교육의 철학과 방법론, 교육콘텐츠와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는 콘텐츠 기반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성과를 나열하기보다 국제사회의 흐름과 이슈를 고려해서 한국적 맥락에서의 문화예술교육의 성과와 의미를 소개할 필요가 있는 거죠. 외국의 사례를 국내에 도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미국이나 유럽 등의 우수사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국내 교육현장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수 있는 사례를 분석하고 공유해야 국내 관계자 분들이 더욱 공감하실 수 있으니까요.
Q2. 이를 위해 올해 국제교류팀에서 주안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국제교류팀의 역할과 사업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국제교류팀은 2011년 말 별도 팀으로 구성된 이후, 실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업무 뿐 아니라, 국제사회 동향 파악과 자료조사, 네트워크 구축 등 지원부서로서의 역할을 균형 있게 추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지원부서로서의 역할은 우선 크게 세 가지, (1) 해외 동향이나 각 국 정책, 연구보고서 등을 조사·분석하여 국내 수요에 맞게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 (2) 국내의 성과나 사례들을 국제흐름에 맞게 선별하고 적합한 형태의 콘텐츠로 가공해서 해외에 소개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3) 국제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국제사회 홍보와 교류의 통로역할을 하고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있어요.
사업의 경우 크게 국내 교육현장의 역량강화를 위한 인바운드(inbound)사업과 한국 문화예술교육 콘텐츠의 확산 등을 위한 아웃바운드(outbound)사업이 있어요. 해외전문가 초청 워크숍이 대표적인 인바운드 사업이라면, 아웃바운드 사업으로는 재외동포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문화예술 ODA, 세종학당 한국 문화교육지원 사업들이 있습니다.
Q3. 교육 현장에 있는 분들에게는 직접 추진되는 사업에 대한 궁금증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해외 전문가 초청 워크숍은 올해 어떻게 운영될 계획인가요? 작년과 혹시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해외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노하우와 성공사례, 방법론을 워크숍을 통해 공유하는 기본적인 목적에는 큰 변화가 없어요. 그러나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의 양적, 질적 수준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이 시점에, 그들의 노하우를 일방적으로 전수받는 것은 더 이상 큰 의미가 없더라구요. 오히려 문화예술교육 현장의 공통된 이슈를 뽑아서 그것에 대한 그들과 우리의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죠. 그래서 올해는 이점을 염두에 두고 워크숍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Q4. 아웃바운드의 사업의 경우, 재외동포 문화예술교육 지원, 문화예술 ODA, 세종학당 한국문화교육 지원사업 등 조금은 생소한 사업들이 많이 있는데요, 서로 조금씩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것 같은데 각각의 차이점들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우선 세 사업 모두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전문가들이 해외 교육현장에 직접 가서,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콘텐츠와 방법론을 활용하여 현지에 적합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실제 교육현장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면 서로 비슷해 보일 수는 있지만 기획자 입장에서 보면 사업의 목표와 대상, 유형이 분명하게 다릅니다.
재외동포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경우, 2006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문화예술교육 지원에서 출발하여, 2011년에는 해외 문화유수기반 시설들, 이를 테면, 프랑스 국립도서관, 뉴욕필하모닉, 런던 골드 스미스대학 등과의 협력하면서 매년 조금씩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궁극적으로 ‘재외동포’를 핵심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른 사업과의 구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올해는 그동안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사업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어요. 정부차원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통해 재외동포들에게는 문화정체성을 찾아가는 기회를, 동시에 현지인들에게는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획될 예정입니다.
문화예술교육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정부 개발 원조)은 2013년에 처음 시행되는 사업이에요. 한국의 우수한 예술강사들을 개발도상국에 3개월 정도 파견하여 현지의 수요와 필요에 적합한 문화예술교육을 실행하도록 지원하고, 현지에서 자체적인 문화예술교육 실행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목표에요. 이 사업이 파견 나갔던 교육강사들에게 뜻 깊은 자기개발의 기회가 되는 동시에 그들이 얻는 해외 교육현장의 경험과 영감을 국내 관계자들과 공유하면서 국내 교육현장의 역량강화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 문화예술교육지원 사업은 전세계 세종학당을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한국문화 보급기관으로까지 육성하려는 정부정책과 호흡을 맞춰 2012년부터 운영해온 사업입니다. 언어와 문화는 분리되기 어렵고, 한국어를 배우다보면 문화적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이 사업의 목적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한국문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케이팝이나 김치만이 한국문화인 것이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 원형, 현대 문화 트렌드, 생활문화 등 수많은 카테고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한국문화의 정신과 가치를 깊게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을 해서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제공하는 거죠.
특히 2012년에는 6개 지역(베트남 하노이, 영국 런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국 웨이하이, 터키 앙카라, 케냐 나이로비)에 특화된 한국문화교육 매뉴얼을 개발했고, 2개 지역에서는 시범사업을 통해 사업의 확장가능성과 긍정적 의미, 성과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Q5. 보통 해외 문화예술교육 유럽이나 미국을 많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아태지역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추진되고 있는 것 같아요. 아태지역간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국내외 문화예술교육 발전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죠?
실제로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주요 단체나 협회, 그리고 국제사회 오피니언 러더들은 유럽이나 미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러나 한국의 경우, 지난 7~8년간 정부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우리만의 노하우, 한국적 맥락에서의 문화예술교육 담론들이 쌓인 상황에서 머나먼 유럽과 미주만 바라보고 비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국이 지리적으로 위치해 있는 아태 지역을 중심으로 사고할 필요가 생겼어요.
사실 유럽이나 미국은 기본적으로 영어가 쉽게 통용되기 때문에 그만큼 정보를 접하고 사례를 공유하기도 쉬운데, 아태지역의 여러 국가들은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특성 때문에 그들이 축척하고 있는 자료의 양과 깊이에 비해 수면위로 드러난 부분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아시아 국가들 역시 각자의 맥락에서 그들만의 문화예술교육 역사와 특성, 콘텐츠를 갖고 있을 거라는 거죠. 그것이 무엇인지 서로를 드러내고 파악하다 보면 문화예술교육의 아시아적 가치를 정리하고 국제사회에 소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06년부터 유네스코 아태지역 본부인 방콕사무소와 진행한 옵저버토리 사업이 그 교류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쉽게 말해 아태지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사례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 놓은 웹사이트(http://www.apah.info)를 구축하는 것인데, 아태지역의 옵저버토리 회원국가(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홍콩, 한국)들이 이 작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콘텐츠들을 활발하게 공유하게 되면서 지금은 약 300건 정도의 자료들이 업로드 된 상황이에요. 이곳에 쌓인 콘텐츠를 기반으로 2013년에는 뉴스레터를 발송해서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전 세계 문화예술교육 관계자들에게 아태지역의 소식과 자료, 그리고 우리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공유해나갈 예정입니다.
Q6. 앞으로 아태지역간의 교류와 협력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면 서구 사회의 사례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고 아시아 사회에 맞는 전략들을 세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아태지역 교류 활성화를 위해 올해 5월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에 관련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세계 문화예술교육 주간은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의 의미 있는 결과물이자 실질적인 후속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매년 5월 넷째주 전 세계 각국에서 세계 문화예술교육 주간을 기념하며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구요.
올해는 세계 문화예술교육주간에는 앞서 말씀드린 아태지역 옵저버토리 회원국가들의 서울 어젠다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분석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아태지역 7개 국가의 문화예술교육 실태를 보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파악하기 위해 유네스코 방콕사무소, 홍콩교육원(Hong Kong Institute of Education)과 함께한 공동연구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아태지역 중심으로 공통의 프레임을 갖고 각 국의 상황을 비교분석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 같아요
그리고 2011년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도출된 <상하이 액션플랜> 후속조치로, 한국, 중국, 일본의 정책입안자, 학계 관계자, 문화예술교육 기획자 및 교육강사들이 함께 참여하여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 현장의 작은 고민이나 노력들이 그 자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바다 건너 누군가에게 영감이 되고, 다시 그것이 우리에게 새로운 양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국제교류 사업. 올해는 조금 더 세심한 관점으로 한국의 성과를 세계와 공유하고 이웃나라 아태지역 국가들과도 한층 더 긴밀한 교류를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서로 시작점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가 함께 한 단계 성장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음 주에는 꿈의 오케스트라TF팀 노현실 팀장님과 창의교육센터 유유미 팀장님의 인터뷰를 준비하였는데요. 아이들에게 음악의 기쁨을 전하기 위해 더 가까이 각 지역에 다가가고 있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교육사업과 도서산간 농촌지역 학교의 어린이들이 문화예술을 통해 더 다양한 꿈을 품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술꽃씨앗학교 사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대해 주세요!
정리 : 대외협력팀 권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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