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터를 잡고 활동하는 문화예술 인력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과연 지역은 그들에게 일하기 좋은 터전일까. 지역의 문화예술 인력양성 방식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지역이 왜 사람을 키워야 하는지, 그것은 어떻게 지속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지역과 사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좌담 개요
일 시 : 2022년 8월 6일(토) 오전 10시
장 소 : 충북 오송 레스팅플레이스
참석자
– 좌 장 : 제환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아르떼365] 편집위원
– 패 널 : 변상이 오소록 대표, 이지연 문화예술기획자, 전현경 부산영도문화도시센터 크루
제환정 : 오늘은 각각의 지역에서 문화예술교육 활동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생태계와 환경, 혹은 지원이 필요한지 이야기 나누기 위해 모였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시작해보자.
이지연 : 서울과 경기도 같은 대도시에서 살아왔다. 반세기가 넘은 동대문의 오래된 신발 도매상가 옥상에 ‘동대문옥상낙원(Dongdaemoon Rooftop Paradise, DRP)’이라는 공간을 2014년부터 2021년도까지 공동 운영했다. 동대문옥상낙원은 복잡한 도시 속 비어있는 공간에서 다양한 예술적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아지트다. 팬데믹 기간 동안 도시에 관한 고민이 들면서 고창으로 이주하게 됐다. 나와 연결되어있는 도시를 오가는 다거점 생활자로 살고 있다.
변상이 : 청주에서 태어나 7살부터 바이올린을 공부했다. 예술고등학교 졸업 후 제주로 대학을 진학해 4년간 제주 생활을 경험했다. 흐르는 시간이 도시와는 사뭇 다른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 지낸 경험이 하고자 하는 일들과 가까워지게 만들어 주었고, 지금 하는 문화예술 활동의 밑거름이다. 대학 졸업 후 고향인 청주로 돌아와 문화예술교육을 공부하며 문화예술교육 단체 ‘오소록’을 설립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청주와 서울을 오가며 예술경영 박사과정 중에 있다.
전현경 : 영도에서 태어나 자랐다. 영도문화도시센터가 주최한 문화기획자 양성 과정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문화도시 영도에서 일하고 있다. 영도의 재미난 일들을 알리고 관심 있는 이들이 모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부인으로서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과 지역에 계속 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이 좌담에 참여하게 되었다.
서로를 키우는 고민 속에서
제환정 : 모두 활동 거점의 이동이나 다거점의 경험이 있는데, ‘지역’ ‘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좌담 주제를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하다.
변상이 : 지역에 자리 잡은 문화예술 활동가로서 두 가지 고민이 있었다. 첫째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였고, 두 번째가 바로 이번 좌담의 주제였다. 충북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지역문화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참여하며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활동을 지속할수록 ‘다음은 어떤 단계로 나아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매년 지원사업으로만 단체를 운영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고, 어느 순간부터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도 있었다. 그래서 지역에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결국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려면 내가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수익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올해 오소록은 재미있는 일을 함께하고 싶은 동네 예술가, 활동가들과 지역 기반에 관해 연구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장’으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 가지 고민이 만나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시도와 해결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다른 분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좌담을 통해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긴밀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었다.
전현경 :  ‘지역 문화예술 인력양성 사업’을 통해 일을 시작했다. 직접 기획했던 문화예술 프로젝트 등 개인의 다양한 경험을 지역에서 어떻게 연결해낼지 고민이 많았는데, 인력양성 사업에 참여하며 만나게 된 동료들과의 관계가 이어지면서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사람과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지역에 남을 이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지역 안에서 동료를 만들고 사람을 발견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력양성 사업이 개인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평준화된 교육을 하기보다는 지역의 특성을 이해하는 사람을 많이 발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지역의 고유한 특징과 매력을 느껴야만 지역에 계속 남을 이유가 되고, 지역에서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큰 요인이 되는 것 같다. 지역 문화예술 인력 간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지연 : 서울에서는 ‘지역 인력’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인력’은 경쟁력으로 삼을 문화적 인프라나 솔루션을 만들고자 하는 지역이 느낀 위기감에서 나온 단어가 아닐까. 경제적, 산업적 측면을 내세우기보다는 지역의 서사를 잘 드러낼 수 있는 문화예술적 방식을 시도하거나,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대도시로 떠나는 문화예술 인력을 지역 안에 머무르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지역 문화예술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이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연습생 양성처럼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강사들만 계속 바뀐 채로 반복되는 것 같다”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제가 보기엔 프로그램 참여자 중에 전문적인 역량이 충분해 보이는 분들이 많았고, 무엇을 배우기보다는 개인의 의지나 욕구, 고민을 나눌 장소·네트워크를 찾고자 다양한 ‘지역 문화예술 인력양성 사업’에 반복해서 참여하는 것처럼 보였다. 인력양성 교육을 해놓고 막상 지역에서 그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부재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지역 인력의 역량만 평준화되고 그 ‘다음’에 참여자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다.
제환정 : 지역의 이름으로 문화예술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가에 관한 이슈는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이 존재한다. 사람 혹은 네트워킹보다는 ‘역량’ 혹은 ‘양성’으로 드러나는 언어의 무게나, 지역 vs 중앙으로 나뉘는 은밀한 위계의 힘, 현실적인 인프라와 연결망, 기회의 문제 등 질문 자체에 숨은 고민이 많다. 지적하셨듯이 인력양성 프로그램의 관습적인 교육 방식을 통해 지역에서 뚫고 나갈 자기 경험과 근력을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기존의 모델을 답습하면서 균질화된다는 지적도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지역은 예술가의 집이 될 수 있을까
제환정 : 지역은 중앙이나 대도시의 안티테제, 반대의 쌍인 것처럼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 관한 편견이 존재한다고 느끼는지 궁금하다.
전현경 : ‘지역’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대도시로 이주하기 전에 살았던 곳’이라는 느낌이 강해서 그런지 지역에서 일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역과 도심을 구분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하겠다. 오히려 그 경계가 흐릿하다고 생각했다, ‘어디에서 일하냐’보다는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일하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변상이 :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중심 도시 밖인 일부 지역은 아무래도 느긋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지역의 이슈는 약간 동떨어진 활동으로 보는 경향이 없지 않다.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장소적 특성만을 가지고 지역과 도시를 구분 짓는 편견이 담겨있단 생각이 든다. 큰 특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지역이라도 그 속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이야기와 이슈를 단초로 문화예술 기획과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데, 지레 갖는 편견이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서 청주에서 활동하는 나의 이야기, 일로써 재미있게 노는 지역의 삶에 관해 더 잘 소개하고 싶다.
제환정 : ‘지역’이라는 단어에서 생겨나는 오해들이 있는 것 같다.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5~10년간 지역이 꾸준히 화두에 오르며 지역의 인력난 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문화예술이 해결 방법으로 함께 언급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다.
이지연 :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화예술 생산·창작자들이 지역으로 많이 이주할 것 같다.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주거는 생존의 문제이니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날 수밖에 없을 거다. 또 기후 위기나 자연에 집중하고자 하는 작업자들도 지역으로 가는 것 같다. 한편으로 문화예술의 속성상 비어있는 곳으로 흘러가는 경향을 띠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다. 이런 상황에 대해 지역이 먼저 고민한다면 더 좋은 환경으로 문화예술 생산자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왼쪽부터) 제환정, 전현경, 이지연, 변상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건강한 관계 맺기
제환정 :  지금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서의 경험이 자신에게 주었던 영향이나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지연 :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고 활동하면서 서울의 루틴에 휘말리면서 살았던 것 같다. 서울을 사랑하지만, 서울이 주는 에너지가 너무 세다고 느껴왔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그 고민이 극대화됐다. 전염병 하나에 가장 폐쇄적으로 변하는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견고하게 기획된 도시 시스템 안에서 어느 정도 괜찮게 살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신뢰가 완전히 붕괴했다. 그래서 미련 없이 고창으로 떠났다. 고창에 이주한 지 2년이 되어가는데, 사실 지역 역시 학연이나 지연 등 다른 차원으로 기획되어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렇지만 서울보다는 약하게 느껴져서 편안했다. 또 지역이 취향 공동체로 변화하는 부분도 있고, 교통도 발달하다 보니 이전보다 자유롭게 다른 도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많은 동료가 지역으로 와 함께 일하며 지역에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고창은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재밌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고창의 갯벌, 습지, 바다 등 매력을 잘 살려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기획해볼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가업을 이어받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지역에 머물며 일하는 청년은 소수인 것 같다. 고창의 또래 청년들 역시 대부분 타지에 취업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분명 사는 곳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아쉽다.
전현경 :  아무래도 지역에 남아서 일하기를 원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 할 기회가 많은지, 어떻게 지내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듣는다. 그럴 때마다 지역에서 잘 먹고 잘사는 선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 안에서 지역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지면 지역이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지역에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사람들과 만나며 연결되는 지점들이 더 많은 영향을 줬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주한 가장 큰 고민은 ‘그렇다면 지역에 관심 있는 사람을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이다. 분명히 지역에서도 일을 할 수 있는데 다들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영도에도 청년 세대가 무척 적다. 영도의 문화예술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료인 청년들이 지역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 이곳에서도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이다.
이지연 :  지역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진 사람 중에는 지역 문화예술기관에 취업을 희망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지역문화재단이나 문화예술기관이 건강한 구조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 행정 업무가 과중하거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지속성 등의 문제가 잦다 보니 기관과 인력 간에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 지역 예술가와 기관이 서로 협력하면서 노하우가 쌓이고 성장해야 하는데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부분이 아쉬웠다.
변상이 :  지역 문화예술단체의 입장에서, 문화예술기관은 예술가와 활동가가 만나는 장(플랫폼)을 마련해주고, 그 안에서 만난 이들이 스스로 자생적인 활동을 만들어가야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 활동가나 단체가 지역에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필수적이며, 기관에 의해 ‘양성’되기보다는 지역 안에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필요한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 즉,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힘’과 ‘활동 반경을 점차 확장하는 역량’을 자생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지역을 감각하고 사람을 발견하며
제환정 :  그렇다면 지역은 왜 사람을 키워야 할지, 그것은 어떻게 지속가능할지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이지연 :  지역의 서사, 환경, 문화유적 등 다양한 지역 자원을 잘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예술 스피커가 지역에 존재하기 위해서 인력양성은 꼭 필요하다. 제 경험으로는 오히려 지역에 이주한 분들이 스피커 역할을 잘하는 것 같다. 외지인의 시각으로 지역을 새롭게 바라볼 때, 그 지역의 매력을 더 섬세하게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저도 고창이 무척 좋아서 많이 이야기하고 다닌다. 제가 고창에 자리를 잡으면서 함께 이주해온 친구들도 있다. 지역에 사는 사람이 지역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유아기·청소년기부터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이 제공되어야 할 것 같다. 제가 고창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어린이·청소년을 초대하려고 노력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지역을 다르게 바라보는 감각을 느낄 기회가 많아진다면, 더 자연스럽게 지역의 문화예술 인력이 양성될 수 있지 않을까.
제환정 :  공감한다. 대부분 유아·청소년 대상 문화예술교육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설명하는 힘을 기르기보다는 물성을 지닌 무언가를 만드는 프로그램, 연주나 춤의 기술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이 아쉽다. 내가 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힘을 기르는 미학적인 경험이 지역 문화예술 인력양성에 중요할 것 같다.
전현경 :  지역보다는 ‘사람’이라는 단어에 더 집중하고 싶다. 사람을 키운다기보다는 발견했으면 좋겠다. 일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청소년 기후 위기 활동가,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집에서 5분 거리 동네 사랑방에 계셨다. 지역 깊은 곳으로 눈을 돌려 그곳에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문화예술 활동가로서 스스로 성장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지역 주민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역 안의 스피커를 찾고 역할을 부여하는 계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그래야 지역에서도 문화예술 인력이 지속가능하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변상이 :  오소록 단체는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오소록의 활동이 개미실마을 주민 사이에서 굉장한 이슈다. 옆집 아주머니가 프로그램 강사로, 아랫집 아저씨가 오소록 연구원으로 참여하면서 마을을 함께 만들어 나간다. 내가 사는 마을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참여하고 예술가들이 함께하며 실질적인 문화예술교육, 기획과 연결되는 부분들이 있다. 주민이 역으로 기획 제안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지역이 문화예술 인력을 양성하는 것보다는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가가 지역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지역의 자생적인 시스템 안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전현경 :  공감한다. 지역 안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저마다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단순히 지역을 주제로 전문인력 양성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지역 안에 어떤 사람이 있고 어떤 공간이 있는지, 지역에 남고 싶은지 떠나고 싶은지, 어떤 청년이 있는지 세세하게 살펴보면서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겠다.
이지연 :  지역에는 큰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이미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도 많고,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장애인, 비혼 여성, 예술가 등은 지역 안에서 유별나 보이는 사람들이다. 새롭게 이주하는 사람들, 유별난 사람들이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더 많은 문화예술 활동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균형을 잘 맞추면서 지역만의 매력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변상이
변상이

청주 개미실마을에서 ‘오소록’을 살림하며 삶과 마을, 사람과 예술을 연결하는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교육거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소록소록 전환학교’를 운영하면서 나로부터 출발해 가족, 이웃, 마을, 지역, 사회로 점차 확장하는 작업을 지속하고자 한다. 현재 경희대학교 예술경영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

이지연
이지연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도시의 빈 곳에서 다양한 예술적 상상을 실천하는 공간 동대문옥상낙원DRP의 공동운영자로 활동했다. 효율적이고 견고한 도시구조에서 자율적인 삶을 사는 방식에 관심이 많다. 최근 전북 고창에 새로운 거점을 만들었고, 서울과 지역을 오가는 다거점의 삶을 실험하고 있다.
전현경
전현경

영도에서 태어나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들이 이어져 영도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영도문화도시센터 크루로 문화도시 홍보와 브랜딩을 맡고 있다. 우리 동네에 누가 살고 있는지,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환정
제환정

‘모든 인간은 무용수’라는 믿음으로 춤과 춤추는 인간을 독려하고 탐구하며, 세상 구석구석 예술이 있기를 도모하고 있다. 예술교육자, 창작자, 해설자, 저자로 학교, 병원, 무용단 등 춤이 필요한 곳에서 활동 중이다. 프로젝트 웰컴 대표,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 [아르떼365]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프로젝트 궁리
녹취‧정리_문여름 프로젝트 궁리 에디터 projectgr@naver.com
사진_최석원 작가(비엔미디어) zksdk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