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향후 10년 간의 예술정책 목표 5가지


 
영국, 그들의 향후 10년간의 예술정책 5개 목표에서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
 
1946년에 설립된 영국의 예술위원회는 우리나라 문화예술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순수예술을 진흥할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며, 현재 많은 종류의 창작·공연 예술에 폭넓은 지원을 하고 있다. 2010년 10월 그들은 우리가 늘 부러워하는 선진국의 자세로 향후 10년간의 예술정책 목표를 수립했다.
 
하지만 그것이 그야말로 그들의 ‘목표’를 뜻하는 것이지 그대로 구현되는 구체적인 사업현황과는 다른 개념이라는 것을 주지해야한다. 보고서에 투영된 장밋빛 미래와는 다른 그들의 현실은, 2013년부터 21% 감축된 인원과 공간운영비를 절약하기 위한 50%의 사무공간 축소, 임원급 인력의 50% 감축이다. 영국 예술위원회는 이것이 박물관과 도서관을 기반으로 모두를 위한 예술향유의 10년 목표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으나, 그 앞길에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까지 감출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의 정치‧경제적 상황과 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점치는 것까지는 우리의 몫이 아니라 차치하더라도, 그들의 향후 10년의 방향성에서 우리에게서 부족한 ‘장기 비젼’ 안목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취할 수 있는지 타산지석으로 삼아보자.
 
 

모두를 위한 예술 달성하기

2010년 11월에 발표한 ‘모두를 위한 예술 달성하기(Achieving great art for everyone)’ 전략적 프레임워크는 향후 10년간의 예술정책 5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 프레임워크는 예술가, 예술단체, 문화예술 이해관계자, 문화예술․교육 분야 정책입안자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도출된 내용이다.
 
1. 예술적 재능과 우수성을 증진한다.
2. 더 많은 사람이 예술을 경험하고 예술을 통해 영감을 얻도록 지원한다.
3. 예술은 자생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혁신적이어야 한다.
4. 수준 높게 훈련된 다양한 분야의 예술분야 리더와 전문 인력을 배출한다.
5. 모든 어린이와 젊은이들이 예술의 풍요로움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2009-2010 예술위원회의 예술분야 지원 현황 (부분)>
– 최근 15년간 매년 문화예술 분야 20억 파운드(한화 약 3조 6천억 원) 지원 ※2009년 영국 문화분야 총 예산: 13조원
– 이 중 14억 파운드(한화 약 2조 5천억 원)가 극장, 미술관, 아트센터 등 시설 100곳 신설, 500곳 수리에 사용
– 예술가, 예술단체에 3억4천4백만(한화 6천2백억 원) 파운드 자금 지원
– 성인 인구 76%가 예술활동에 참여
 (2008/09년 예술위원회가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예술단체 활동에 8천5백만 명 참석)
– 영국 내에서 예술참여가 개인의 행복을 증가시키고, 시민의 사회참여를 촉진하며, 지역‧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존재

 
 
 
 
 

예술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

이 목표를 세우던 시점에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예술위원회에 박물관, 도서관 관리 업무를 위임하기로 계획한다. 이에 예술위원회는 위 5개 목표를 포함한 ‘예술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에 대한 전반적인 논평을 영국 교육정책 전문가 에스텔 모리스(Estelle Morris, 초등학교 교사 출신 전 교육부 장관)에게 의뢰하였고, 2011년 4월 그 리뷰가 발행되었다.
 
에스텔 모리스의 리뷰는 ‘예술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 내 예술정책 목표 5가지를 박물관, 도서관 등 문화시설을 활용한 예술교육 및 예술참여 활성화 관점에서 작성되었다.
모리스는 이 리뷰에서 5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분야 융합 및 다자간 협력을 기본 컨셉으로 △문화시설 운영의 각 단계에 있어 적절한 방법론 및 전략을 세우고 △재원, 인력,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운영함으로써 ‘모두를 위한’ 그리고 ‘지속가능한 자생력’을 가진 예술을 제공해야한다고 제안하였다.
 
1. 문화시설 보유자료 및 소장품의 수집, 관리, 설명, 제공 등의 전 과정에서 우수성을 추구해야하며 문화시설의 규모 및 성격에 맞는 고유한 전략 수립과 실행을 통해 예술적 우수성을 성장시켜야 한다.
2. 대중들의 예술접근성 확보 및 고취를 위해서는 민간단체와 문화시설간 협력을 통한 연구 및 상호학습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3. 지속적이고 다원화된 재원조달을 개발하고, 예술관계자들과 다방면으로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해야만 지속가능하고 자생적인 예술의 능력을 갖출 수 있다.
4. 다분야 융합 및 다자간 협력 관계를 통해 지적‧인적 네트워크를 확장시킴으로써 예술분야에 양질의 리더 및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5. 이를 통해 문화시설이 평생 학습의 중심지로 자리잡아 전연령층 대상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예술의 풍요로움을 경험할 기회를 가져야한다.
 
 

도서관과 박물관의 현황 및 역할 조사

10년 동안 중심이 될 큰 프레임을 세우고 그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다시 한 번 수렴한 예술위원회는 이제 도서관과 박물관의 현황 및 역할을 조사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A review of research and literature on museums and libraries).
 
2010-11년도 기준으로 영국 내 총 박물관은 약 1,600여개에 이르며 다양한 정부부처 및 복권기금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총 약 1조 4천억원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었다. 성인 46.3%가 박물관을 이용하고 이용객의 80%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그 역할 역시 전시나 연구를 위한 전문공간에서 일반대중을 위한 문화적‧사회적 참여의 공간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확대되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전국 3,500여개의 도서관은 지방정부가 총 188조원의 규모 예산 및 운영을 주로 담당하고 있었고, 성인의 40%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역시 독서 관련 활동 뿐 아니라 전 연령 대상 문화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 주요 문화거점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문화, 지식 그리고 이해: 모두를 위한 훌륭한 박물관과 도서관

예술위원회는 이 모든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드디어 2011년 9월 최종 정책자료인 ‘문화, 지식 그리고 이해: 모두를 위한 훌륭한 박물관과 도서관(Culture, Knowledge and Understanding: Great Museums and Libraries for Everyone)’을 발표하게 된다.
 
정책의 기준은 앞서 살펴본 5개의 목표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조금 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다.
 
 
 
 

 
 
 

 

1. 예술적 우수성 추구: 문화시설 보유자료 확대, 연구 및 전시활동 지원, 이용객 의견 반영, 여러 예술분야와의 협력 지원
2. 예술향유 기회 확대: 지역사회 연계활동 지원, 문화소외계층 집중 지원, 문화기관 내 디지털 가이드 개발, 문화시설 기반 평생학습 프로그램 개발
3. 예술의 지속적 자생능력 강화: 문화시설 후원자와의 관계 강화, 경영 능력이 뛰어난 문화시설 집중 지원 및 홍보, 적극적 후원 모집, 인력 및 시설의 효율적 활용
4. 전문인력 양성: 문화시설 인력 양성, 문화시설 인력의 다양성 및 전문성 지원, 문화예술 및 문화시설 옹호(Advocacy) 활동 전개 통한 문화예술 인력 자부심 고취
5. 아동, 청소년 문화향유 증대: 아동‧청소년 대상 문화예술 프로그램 성격 및 방향성 논의, 문화시설 활용 교육방안 연구, 교육‧예술‧문화시설 간 관계설정 모색
 
 
그들이 도출한 5가지 목표 및 그를 위한 정책에서 절대적인 수치들을 걷어내면 우리가 늘 거론하는 방법론 및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시대의 문화정책이 추구해야 하는 궁극적인 가치가 ‘나눔, 다양성, 향유’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공감하고 있고, 무엇보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시대적 흐름이 이제 국가별로 크게 시차 없이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들이 어찌보면 당연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이 과정은 참고할만하다. 프레임워크를 만들어내는 단계에서 예술가, 예술단체, 문화예술 이해관계자, 문화예술․교육 분야 정책입안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그들의 아이디어를 모은다는 것에 의의를 갖는데 그치지 않고, 향후 이 프레임워크의 정책화 및 그 운영에 대한 그들의 암묵적 동의를 얻는다는 의미도 갖게 된다. 이를 前교육부 장관에게 재확인하고, 실제 정책운영대상인 박물관‧도서관의 현황을 파악하는 각 단계마다 발간되는 공식적인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대중 및 관계자에게 그 수립 과정을 드러내어 공론화함으로써 예술정책의 배경을 이해하고 흐름을 함께 공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상생과 공존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체계 구축’미션이 이 그 결론 뿐 아니라 과정에도 ‘모두’에게 직간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것, 그것이 그 ‘모두의 상생과 공존’에 다가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정리 | 국제교류팀 박보연
 
 
 
자료 출처 : 영국예술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artscouncil.org.uk/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각 정책의 상세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Achieving Great Art for Everyone – A Srategic Framework for the Arts(영문)
2. Review of the Arts Council’s strategic framework(영문)
3. Culture, Knowledge and Understanding: Great Museaums and Libraries for Everyone – A Companion Document to Achieving Great Art for Everyone(영문)
4. A Review on Research and Literature on Museums and Libraries(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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