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야, 놀자!

예술활동으로 도시를 탐구하기

도시가 가진 가능성을 상상해보세요. 도시를 배경으로 혹은 예술 재료로 활용하여 예술 작품을 만들어보세요. 도시가 캔버스가 되고, 예술 재료가 된다면 그 안에 담긴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우리가 사는 도시와 친해질 수 있는 예술놀이를 만나보세요.
맨홀 뚜껑이 찍어낸 예술
전 세계에 얼마나 다양한 문양의 맨홀 뚜껑이 존재하는지 아시나요? 맨홀 뚜껑은 생각 외로 독특하고 멋진 문양을 가지고 있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해적 프린트 전문가’(Pirate Printer) 라웁드룩케린(Raubdruckerin)은 세계 곳곳의 맨홀 뚜껑, 환풍구, 콘크리트 바닥 등에 새겨진 문양과 글자를 판화 찍어내듯 옷감과 종이에 새겨 넣습니다. 현재까지 포르투갈, 그리스, 프랑스, 터키, 멕시코, 이탈리아, 로마, 인도 등을 방문한 그녀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탐방하며 독특한 맨홀 뚜껑을 찾아다녔습니다. 마음에 드는 맨홀 뚜껑에 물감을 칠하고 그 위에 종이 상자로 평평하게 펴낸 셔츠나 후드, 천 가방 등을 올린 뒤 밀대로 골고루 문지르고 꾹꾹 눌러줍니다. 친환경 재료와 저급 기술(Low technology)을 채택하는 라웁드룩케린의 작업 방식에는 환경과 지속성(Nachhaltigkeit)이라는 중요한 의식이 담겨있습니다. 때로는 그녀의 재미있는 작업 방식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맨홀 뚜껑 찍기에 초청되기도 합니다. 맨홀에 매료된 라웁드룩케린의 작품은 티셔츠나 에코백 같은 상품으로 제작되어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도 새로운 도시를 여행하며 맨홀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판매하고, 워크숍과 축제를 통해 세계 각국의 맨홀 이야기를 사람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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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raubdruckerin.de/
종이와 도시가 만나다
유명 관광지가 전혀 다른 사물로 변신하는 상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영국의 작가 리치 맥코어(Rich McCor)는 세계 명소를 돌아다니며 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고 종이를 잘라 절묘하게 덧붙인 후 새로운 장면을 연출시켜 사진으로 남깁니다. 그의 손이 닿으면 런던아이(London Eye)는 자전거 바퀴가 되고, 파리 개선문은 레고 인형 다리가 됩니다. 색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기록하고 싶었던 맥코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기적으로 사진을 올리면서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하루아침에 17만 명이 넘어섰고, 인스타그램 통계 사이트인 인플루엔서DB(InfluencerDB)가 발표한 ‘급속도로 성장한 UK 인스타그램 계정’(Fastest-growing UK Instagram accounts) 10위 안에 들기도 하였습니다. 맥코어는 이런 반응에 놀라워하며,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장소에 가면 그 과정에서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며 그의 특별한 여행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였습니다. 세계 곳곳에 건물, 동상, 자연을 맥코어의 상상력이 담긴 시각으로 감상해보세요. 일상적이고 당연했던 장소들이 색다르게 다가올지도 몰라요. 여행을 다닐 때, 혹은 나의 마을과 지역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을 때, 종이로 장면을 연출해서 나의 시각이 담긴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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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paperboyo/
버려진 도시에 색을 입히다
때로는 아무것도 없는 삭막한 도시와 버려진 쓰레기가 좋은 예술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미국 미시간 주에 위치한 디트로이트(Detroit)시는 한때 세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엄청난 번성을 누리며 화려한 건축물과 볼거리로 가득했었지만, 자동차 공업의 파산으로 쇠락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기울어가는 도시에 다시 생기를 불러일으킬 방법은 없을까요? 도시환경 예술가 타이리 가이든(Tyree Guyton)의 등장으로 디트로이트의 하이델베르크 거리(Heidelberg Street)에 한 줌의 생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가이든은 주변에 버려진 물건을 활용해 건물을 꾸미고 화려한 색상의 물방울무늬로 거리를 물들이기 시작합니다. 밝은 대낮에도 무서운 모습이었던 하이델베르크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모습에 인근 지역 주민들도 하나둘 예술로 지역에 생기를 불어넣는 ‘하이델베르크 프로젝트(Heidelberg Project)’에 동참하기 시작합니다. 하이델베르크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과 예술가들은 자발적으로 마을 입구에 파란색 안내소를 설치하고,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운영할 수 있는 예술 커뮤니티 센터이자 전시관인 ‘숫자 집(Numbers House)’을 열고, 하이델베르크 거리를 소개하는 투어를 계획하며 점차 이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갑니다. 30년 이상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거리는 현재 자생-지속가능한 예술 공동체(Self-sustainable arts community)를 목표로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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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eidelberg.org/
김다빈
김다빈 _ 상상놀이터
beyondlisaa@gmail.com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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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경 2016년 10월 31일 at 11:20 PM

    내가 있는 공간이 즐거운 놀이터가 되는 순간, 그게 예술인 것 같아요. 나만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보는 활동들이 흥미로워요. 학생들과 수업에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

    • author avatar
      arte365 2016년 11월 01일 at 4:14 PM

      김세경 선생님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어떠한 시각으로 어떠한 놀이터를 완성하게 될 지 궁금해지네요 ^^ 나중에 꼭 한 번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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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경 2016년 10월 31일 at 11:20 PM

    내가 있는 공간이 즐거운 놀이터가 되는 순간, 그게 예술인 것 같아요. 나만의 눈으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보는 활동들이 흥미로워요. 학생들과 수업에 적용해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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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e365 2016년 11월 01일 at 4:14 PM

      김세경 선생님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어떠한 시각으로 어떠한 놀이터를 완성하게 될 지 궁금해지네요 ^^ 나중에 꼭 한 번 소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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