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지식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문화예술교육 분야 종사자 및 일반인 등 다양한 독자층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2006년부터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그간 출간된 도서들은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으로 지금까지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문화예술교육의 가치와 중요성 등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보다 쉽게 문화예술교육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리포트에서는 2014년에 출간된 문화예술 총서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 :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알린 골드바드 지음, 임산 옮김, 한울 아카데미, 2014)를 소개한다.

  •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 :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알린 골드바드 지음, 임산 옮김, 한울 아카데미, 2014)
  • 저자 알린 골드바드(Arlene Goldbard)’
    저자 알린 골드바드(Arlene Goldbard)
    (이미지 출처 : http://arlenegoldbard.com)

창의적 공동체와 문화개발
당신은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를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어줄 반가운 책이 있다.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는 문화예술교육 관련 전문가, 문화예술(교육) 정책 입안자는 물론, 공동체에 관심이 있는 어느 누구에게나 신선한 영감을 줄 것이다. 저자 알린 골드바드(Arlene Goldbard)는 예술과 사회정의 분야에 조예가 깊다. 공동체와 연결된 예술가, 문화기관, 복지단체, 대학 등과 연계한 의미 있는 일을 기획했다. 더불어 단편영화, 소설, 에세이, 연극, 거리 퍼포먼스 외에도 최근 활용도가 높은 뉴 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저자의 화려한 경험에서 보듯이 공동체 속의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탁월하다.
알린 골드바드의 풍부한 예술적 감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이 책은 공동체에서 비롯한 예술이 미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 발전시키는지 낱낱이 풀어준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공동체 문화개발에 대한 명확한 개념은 없었다. 문화개발 영역을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한 관련된 용어 정의로 시작해 공동체 문화개발 전문가들이 실제 겪으며 얻은 지혜와 성공스토리를 전한다. 또한 공동체 문화개발의 실천, 원칙, 기획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사례와 노하우를 생생히 담았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문화개발의 미래와 나아갈 방향모색하며 글을 맺는다.
그렇다면 공동체 문화개발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먼저 공동체란 ‘무언가 구별된 특징 혹은 친밀성에 기초하여 형성된 사회적 조직의 단위’라고 한다. 그리고 공동체 문화개발이라 함은 예술과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통해 정체성, 관심사, 포부 등을 표현하는 예술가-기획자와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의 협업적 실천을 가리킨다. 공동체 문화개발의 정의에 따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공동체 예술가들은 개발도상국의 에이즈 바이러스 예방이나 질병위험 등에 관한 홍보를 위해 짧은 연극이나 퍼포먼스, 라디오 혹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매체 활용에 있어 공동체만의 토착적인 스타일과 이야기를 담고, 지역 수용자들에게 쉽게 접하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프로젝트의 기획의도가 적절히 전달되기 위해 작가와 제작진은 자신들의 메시지가 애초의 뜻대로 지역민에게 동일하게 전달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의 문화적 가치, 어휘, 금기 등을 충분히 익혀 공동체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그 결과 문화예술과 매개하고, 공동체와 소통함으로써 긍정적인 인식을 유도하며, 사회변화까지도 가늠해야 한다. 이것을 공동체 문화개발의 핵심으로 꼽을 수 있다.
마음을 열고, 진실하게, 숨김없이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의 흥미로운 점은 공동체 문화기획의 키워드를 독자와 함께 찾아 가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공동체와 접목한 문화기획을 희망할 것이다. 그러나 좀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공동체 문화기획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그 고민에 대한 몇 가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하나의 방법으로 ‘구성원들의 깊은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동체 구성원이 갖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제공하도록 조언한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구성원이 질문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제를 함께 찾는 방법이야 말로 문화기획의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이어 ‘공동체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회피하지 말고, 진실하고 솔직할 것’을 권면한다. 공동체 속에서 자칫 꺼내기 어려운 주제나 현상을 숨김없이 꺼내고 공동체 속에서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슈를 탐구하고, 해결하는 데 공동체가 참여함으로써 사회까지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뿐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예술적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공동체 전체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책의 눈에 띄는 부분은 공동체와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2002년에 설립된 바이브 극단을 소개한다. 바이브 극단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기획된 창의적인 공연예술 조직이다. 지역의 공동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연극, 음악, 시나리오 등 구성원들이 협업하여 작품을 올린다. 인상적인 부분은 공연을 통해 지역의 이슈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관객이 무대 위로 올라오게 한다든지, 공연이 끝나고 서로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반드시 관객과 소통할 기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소수의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의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감까지 이끌어낸 성공적인 사례이다.
과연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예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를 만들어냄으로써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고, 나아가 사회통합을 촉진하는 매력적인 활동일 것이다. 공동체 문화개발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새로운 창의적 공동체』는 공동체 문화개발의 다양한 사례를 들며 짜임새 있게 접근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잠재된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우리에게 공동체에서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의 질문에 대해 곰곰이 되짚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 속에서 예술가들이 이웃, 공동체, 사회를 변화시킨 힘을 지켜볼 수 있다.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개인과 공동체를 위해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함께 만들어내는 놀라운 모습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창의적 공동체』는 예술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사회 변화를 지향하는 공동체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단초가 되어줄 의미 있는 책이다. 예술이 가진 놀라운 힘과 공동체 문화개발에 기초한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눈여겨 볼만하다.
소지영 _ 정책연구팀
소지영 _ 정책연구팀
soji23@art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