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아티스트들이 스튜디오와 거주지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작가들의 예술적 취향과 개성을 알고 싶다면 그들의 스튜디오를 방문하면 된다. 지난 5월, 마드리드 시내 한복판 라바피에스( Lavapíes )와 라티나( Latina) 구역의 오픈 스튜디오 행사 ‘동네 예술가들’이 열렸다. 많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들를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그들의 따스한 접대와 시간의 구애 없이 들을 수 있는 자세한 작품 설명은 이 행사가 가진 특별함이다.

아티스트와 대중이 소통하는 시간
이번이 여덟 번째인 이 행사는 2년에 한번씩 진행되고 있음에도 참여 예술가들의 숫자가 매번 증가해 올해, 150명 아티스트들의 스튜디오 및 문화 공간 70여 군데가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이 행사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분야는 페인팅, 일러스트, 드로잉, 판화, 사진, 조각, 설치, 디자인, 퍼포먼스, 연극, 음악, 의상, 비디오 아트, 주얼리, 예술 제본에 이르기까지 작가들의 국적만큼이나 다양했다.

벨기에 태생인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이 행사의 진행자인 에포닌 프란크 ( Eponine Franckx )의 아이디어로 2004년에 시작된 이 문화행사는 첫 해 20여 명의 아티스트만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매년 참여 아트스트의 수가 증가하면서 올해 150명이나 되는 것이다.
오픈 스튜디오, 동네 예술가들은, 아트 갤러리나 미술관의 포커스에서 벗어나 있는 무명 아티스트들과 대중간 만남의 자리로, 긴 시간 동안 고립된 채 작업 하는 아티스트들의 모임을 조성해 대화와 정보 교환의 시간을 갖자는 의도로 시작된 것이다. ‘베를린, 파리, 바르셀로나 등 세계 여러 도시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둔바 있다’고 한다.

작가들의 열정과 노력을 보는 기회
한편 이 행사가 어느 공식 문화 기관의 협찬도 받지 않은 이유는 상업성을 배제한, 예술가들의 순수한 행사 참여 동기를 고수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카달로그, 지도 등 프린트 제작 및 행사 경비는 아티스트의 주머니에서 감당 되고 그 외 필요한 사항은 모두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채워진다.
동네 예술가들의 진행 방법은, 우선 3군데의 첫 출발 지점 중 한 곳에서 참여예술가 명단, 작품 쟝르와 작업 설명, 스튜디오 주소가 적힌 카달로그와 지도 그리고 행사 참관인 뱃지를 받고, 각 각 자유롭게 발길 닿는 데로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것이다.
벌써 여러 해 동안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사진 작가, 후안 크루스 이바네스 ( Juan Cruz Ibáñez ) 에 따르면 참여의 첫 번째 목적은 ‘대중과 자신의 작품과의 만남’을 꼽는다. 두 번째 목적은 이 작은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품에 대해 관중과 스스럼없이 대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관중의 입장에서 좋은 점은,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의문을 품고 전시장을 떠나는 일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작가들이 준비하고 마련한 스낵을 즐기면서 그들의 스튜디오의 한 의자에 앉아 작품 감상을 하고 의견을 나누고, 동시에 작가들의 열정과 노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는 ‘동네 예술가들’ 행사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관람자와의 소통을 추구하며 기꺼이 자신의 스튜디오 문을 활짝 여는 ‘동네 예술가들’의 모습에서 진한 감동을 느낀다. 이는 작가들이 내민 따스한 손길의 진심이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다음 ‘동네 예술가들’ 행사를 기다리게 된다.

글/사진_ 홍현숙 스페인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