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사회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인 이즈멕(이하 İsmek)은 터키의 레젭 타입 에르도안 현 수상이 이스탄불 시장으로 재직 시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사회 구조 프로젝트의 성격을 띄고 있다. İsmek을 통해 원하는 사람은 수강료 없이 문화예술 및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예술은 국민 교육과정으로 그 역할 담당

 

İsmek은 처음에는 적은 숫자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5개의 교육 본부, 150개의 지점, 226개의 교육 강습소에서 약 1,175,000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 과정은 터키 전국의 대학생 수보다도 많은 수강생들을 배출함으로써 ‘국민 대학’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갖고 있다. İsmek의 모든 강좌는 6살이 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매년 9월에 신청을 받아 10월에 시작하여 그 이듬해 6월까지의 과정으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을 이수하게 되면 터키 전역에서 효력이 있는 자격증이 주어지며,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참가 수료증이 주어진다.

 

프로그램의 기반은 실험적인 교육방법에 두고 있다. 따라서 친교, 모임, 인내력과 협력, 인간 중심의 가족 이해관계 등에 바탕을 두고, 교육 대상은 대부분 신체장애인, 수형중인 사람, 실업자, 문맹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 노인, 정년 퇴직자, 부녀자 들이다.

 

강좌는 예술, 컴퓨터, 음악, 어학, 사회와 문화 중심으로 개설된다. 수공예는 나무, 유리장식이나 도자기칠, 가죽, 손자수, 그림, 레이스 뜨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터키-이슬람 예술 부문에는 타일 공예, 마블링, 터키식 서예, 자개 공예 등으로 개설되어 있어 여자 수강생이 선호하는 편이며, 전체 수강생의 약 80%는 여성이다. 남자 수강생들의 경우 영어, 컴퓨터, 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는 편이다.

 

장애는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한다

 

필자는 İsmek 프로그램 중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기관을 방문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수화를 통한 꽃장식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필자는 지도교사의 도움으로 한 청각장애인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İsmek을 찾는 장애인의 절반 정도는 읽기와 쓰기를 할 수 없는 상태로 오기 때문에 먼저 문맹을 깨친 후에 강좌를 받게 된다고 한다. 1주에 5일 간의 교육 중 2일은 보석 공예, 3일은 결혼식용 사탕장식 만드는 법을 배우며, 9개월 동안 총 256시간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들이 배우는 터키 전통 사탕장식은 전통혼례나 할례 시 손님들에게 선물하는 답례품이다. 예전에는 망사 주머니에 아몬드 사탕을 넣었지만 요즘은 꽃을 넣기도 하며, 액세서리처럼 조개껍질, 양초, 미니 젖병 등 다양한 소품을 넣어 예쁘게 사탕주머니를 꾸민다.

 

İsmek 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들은 기술을 쉽게 배워 집에서도 일을 계속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이 만든 제품을 팔 수 있도록 여러 회사와 협력하여 함께 일하는 장소를 소개하고, 재료구매부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장애인에게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자부심과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또한 İsmek은 이들이 일할 때도 문제가 없는지, 꾸준히 잘 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한다.

 

 

경제적 자립 기반과 자긍심을 제공하다

 

대부분이 처음엔 혼자 오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았던 장애인들은 프로그램을 경험하며 인내심과 자립을 배우고 많은 변화를 체험한다. 각 지역의 İsmek 프로그램 기관은 교육생들의 작품을 모아 매년 전시회를 가진다. 올해로 34회를 맞이하는 전시회에서 만난 한 장애인 교육생은 “잊혀져 가는 전통과 관습을 제 손으로 새로이 창조하는 기쁨을 느낍니다. 또한 비록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의 일부로 제 몫을 다 하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p>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강좌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 불화에서 해방된 사람, 만성적인 심리위축감이 치료된 사람, 흡연이나 알코올중독과 같은 나쁜 습관을 고친 사람, 마음의 평화를 얻은 사람, 정신장애가 개선된 사람 등 긍정적 효과를 본 수 천 명의 수강생들이 교육 프로그램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인간관계와 교류를 가지고,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면서 자기를 재발견하여 인생의 다른 면을 발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글.사진_ 김백란 터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