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의 힘

문화역량 기초조사

‘역량’은 21세기 미래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모든 국민들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문화역량’은 그 어떤 역량보다 중요한 핵심역량으로 간주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문화예술 향유능력 및 창의력을 함양시키고 개인과 국가의 ‘문화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005년 제정된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의 법·제도적 기반 위에서 본격 수행되어오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서도 명시하고 있듯이, 문화예술교육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의 문화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2014년 문화예술교육 중장기 발전계획에서도 국민의 문화역량을 제고하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그것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의 행복을 증진하는데 있어 토대가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교육에서의 창의성, 감수성, 상상력, 공감, 소통 등과 같은 문화역량에 대한 강조는 사회적·국가적 경쟁력 확보나 개인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정책적 목표가 국민의 문화역량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감에 따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는 문화의 시대를 준비하고 전 국민의 문화역량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문화예술교육’과 ‘문화역량’에 관한 연구를 추진해오고 있다. 2011년과 2012년에 「문화역량지수 개발 및 문화역량지수 조사 연구」를, 2014년에는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문화
역량 개념 틀 및 지표 구축 연구」를 추진하였다. 이를 통해 문화역량에 대한 논의 및 연구에 대해 개념과 방향을 검토·재구성하면서 관련 지표를 도출하고, 이를 활용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번 연구리포트에서는 국민들의 문화역량의 수준을 파악함으로써 문화예술교육을 통한 문화역량 강화 및 문화융성을 위한 정책적 근거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한 「문화역량 기초조사」 연구(월드리서치 수행, 2014)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개인적, 사회적 차원으로 나눈 문화역량 구성요소
이번 조사는 다음 [그림1]과 같은 ‘문화역량 측정모형’을 기본으로 하여, 전국 16개 광역시도의 만19세 이상 일반국민 7,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을 활용한 조사와 가구방문 면접조사를 병행하여 추진되었다.

[그림1] 문화역량 측정모형

[그림1] 문화역량 측정모형

문화역량은 현재와 미래 사회에서 문화시민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화의 생산과 향유의 바탕이 되며 사회적・경제적 삶을 풍요롭고 조화롭게 하는 데 기여하는 감성과 태도, 취향과 지식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역량은 문화예술경험과 이를 통한 인지적・감성적 변화 및 관계적 차원에서의 변화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순환적 연결고리를 통해 구성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화역량을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구분하고, 개인적 차원에서의 문화역량은 ‘상상력’ ‘관심/지식’ ‘감수성’ ‘취향’ ‘이해’라는 내재적 요소와 ‘참여’ ‘표현력’이라는 외향적 요소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공감’ ‘소통’ ‘관용’을 구성요소로 보았다. 설문문항에는 이들 문화역량 구성요소 10개 지표를 비롯하여 ‘어제의 행복도’ 및 ‘삶에 대한 만족도’, ‘일에 대한 가치 부여’ 등 삶의 질을 측정하는 문항과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확인하는 문항 등이 포함되었다.

사회적 공감과 관용 높게 나타나
우선 조사결과를 문화역량 지표(4점 만점 기준)의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사회적 차원의 지표들의 결과가 개인적 차원의 지표보다 높게 나타났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정서적 경험을 느끼고 그에 따라 반응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감수성(2.82점)과 일상생활이나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언어와 상징들을 파악하는 능력인 이해(2,78점)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개개인이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역량이 높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반면, 내재적 요소의 관심(2.32점)과 외재적 요소의 표현력(2.57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자신이 가지는 느낌이나 정서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능력과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으려는 노력은 부족한 수동적인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공감(3.07점) 및 관용(2.92점)이 다른 사회적 차원의 지표들보다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높고 다른 문화적 성향의 사람들에 대한 포용의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소통(2.70점)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의미를 공유하는 의사소통능력은 높게 나타나지만 현대사회에 중요한 문화적 매체로 자리 잡은 SNS 소통능력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며 연령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화역량과 삶의 만족도, 상관관계 있어
이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성별 및 연령, 가족형태 등에 따라서 문화역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문화역량은 상상력을 제외한 모든 지표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결과를 보였다. 연령별 문화역량은 연령이 낮을수록 개인적 차원(감수성, 상상력, 관심·지식, 이해, 표현력)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이 낮을수록 다양한 것을 상상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이해하려는 시도가 많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사회적 차원(공간, 소통, 관용)은 상대적으로 세대별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녀의 취학상태(자녀가 취학 전인 응답자/학생을 자녀로 둔 응답자)에 따른 문화역량에 대해서도 조사하였는데, 전반적으로 자녀가 학생인 응답자의 문화역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의 학업에 따라 부모의 문화예술 및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그에 따른 이해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규교과 이외의 문화예술교육 경험에 따른 문화역량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정규교과 이외의 문화예술교육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소통, 관심·지식, 상상력에서 문화역량이 높게 나타났고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참여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나아가 정규교과 과정 및 정규교과 이외의 문화예술교육 효과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에서는 정규교과 이외의 문화예술교육 효과가 평균 2.85점으로 정규교과 과정의 문화예술교육 효과(2.55점)보다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림2]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비교

[그림2] 문화예술교육의 효과 비교

마지막으로 문화역량 지표와 삶의 질과의 관계를 조사해 본 결과, 문화역량 지표(10개)와 삶의 만족도에는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화역량과 관련된 활동들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표현력, 소통, 이해, 관심이라는 문화역량에 대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예술교육 핵심 목표와 방향을 제시
2014년도에 추진한 「문화역량 기초조사」는 국민의 문화역량 수준에 대해 전반적인 현황을 살펴본 자료로, 이를 기반으로 향후 문화예술교육이 지향하여야 할 방향성과 전략을 수립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특히 문화역량을 10개 범주의 구체적인 요인으로 구분함으로써 대상에 따라 어떠한 측면에 핵심 목표를 두고 문화예술교육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국민의 문화역량을 측정하게 될 경우, 시계열 자료가 확보되어 정책 효과와 원인을 파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며 보다 적합성 높은 정책적 대안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역량 지표는 현재 상태와 문제점, 개선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문화역량의 수준을 재는 바로미터(barometer)이다. 또한 국민의 문화역량 수준 및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조사는 의의를 가진다. 이를 지수화하여 하나의 문화역량 인덱스로 활용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연구와 조사를 통해 검증하여 보완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며 문화예술교육과 문화역량에 관한 연구·조사가 문화역량지수 개발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단계이자 활용 가능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자료로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

류윤호 _ 정책연구팀
류윤호 _ 정책연구팀
bonita@art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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