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연재리포트] 카셀 도쿠멘타의 예술매개와 어린이 청소년 교육프로그램

 

오늘날 독일의 작은 도시 카셀을 예술의 중심지로 만들어준 국제적인 예술행사 카셀 도쿠멘타는 1955년에 전쟁의 피해로 폐허가 되었던 카셀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5년간의 사이를 두고 열리는 도쿠멘타는 올해로 12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그 동안 동시대의 기록이라는 소박한 제목(도쿠멘타는 기록이라는 뜻)에 비해 동시대의 담론을 가장 앞서서 진단하고 새롭게 제시해 왔으며 수많은 예술적 이슈를 생산해 왔다. 대중적으로도 미술관계자들뿐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높은 예술행사로 자리 잡아 왔다. 올해도 이미 관광객 수에서 11회의 방문객수를 일찍이 넘어서는 기록을 남기며 난해한 동시대의 예술도 하나의 상품이 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도쿠멘타에서는 ‘근대는 이제 우리의 고전인가, 단순한 삶 그 적나라한 실상, 그리고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세 개의 중심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주제는 지난 세기의 서구 중심의 모더니즘을 점검하고 비판해 보자는 의미가 담겨있고, 단순한 삶이라는 주제는 부서질 수 있고 내 던져질 수 있는 인간 존재의 부분으로서 쉽게 상처받으면서도 성에 대한 욕구는 소멸되지 않는 문제, 계시록적인 상황과 고문과 수용소로 귀결되었던 정치적인 차원들을 경험한 삶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이해된다. 세 번째 주제는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까라는 교육의 문제로 다른 해와 비교해 볼 때 12회 도쿠멘타의 특별한 점은 예술개념의 변화를 점검하며 하나의 세기를 정리해 보는 전시 외에 예술매개 부분이 주제에서부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공적 교육과 관련된 세 번째 주제에서‘예술가들은 형식과 내용으로 작업하면서 스스로 교육한다. 관객은 사물들은 미적으로 경험하면서 스스로 교육한다. 단독 현상으로 등장하는 사물들을 서랍 속에 처박지 않고 어떻게 하면 합당하게 대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도쿠멘타 같은 전시가 던지는 과제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서의 예술매개활동과 전체 전시를 조망하면서 세 개의 주제가 오늘날의 예술과 단순한 삶에 대한 하나의 거울로 비춰져 보였고 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유기적으로 짜여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새로운 문제에 접근하고 토론의 장을 열려고 하는 것으로 느껴졌다.
 
 
예술매개분야를 살펴보면 이전의 전시에서도 기본적인 오디오 가이드와 작품설명 전문가들의 활동이 있었다. 올해에는 새로이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을 추가하고 청소년들과 함께 준비한 프로그램들과 매개자들의 프로젝트로서의 매개활동 등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제시되어 전체적으로 전시의 보조수단이 아니라 스스로 담론의 생산자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내용면에서도 ‘교육적인’ 영역 안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첨예한 분야들로 정치, 경제적인 부분, 젠더, 게이문화, 어린이 청소년들과 성과 성폭력에 관한 주제를 다루어 보는 등 경계가 없어 보였다. 이러한 점들은 그간 문화예술교육분야에서 하면서 동시대적 담론을 어떻게 매개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필자에게는 기본적인 철학과 컨셉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일으켰고 인터뷰를 하고 참관수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큰 행운으로 느껴졌다.
 
 
조사활동은 우선 4일간 전시를 관람하고 도록을 살펴본 후 3일간 인터뷰와 수업참관, 오후 강연을 듣고 인터넷에 공개된 기사와 기록들을 읽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될까 두려울 정도로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들은 방대하였다.
도쿠멘타에서의 매개팀은 울리 쉐트거의 총 책임 하에 카멘 메르쉬 교수가 학술적인 연구부분을 맡고 이번 조사에서 중심이 된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아우스헥켄’은 클라우디아 훔멜이 담당자로 있다. 카멘 메르쉬가 병가를 내고 있어서 울리 쉐트거와 클라우디아 훔멜을 인터뷰 하고 매개활동의 시작과 목적, 컨셉과 준비과정에 관해서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본문은 카셀 도쿠멘타 예술매개프로그램의 기본 구성, 팀의 구성에 이어 예술매개팀 총 책임자 울리 쉐트거와 어린이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의 책임자 클라우디아 훔멜의 인터뷰, 청소년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더럽고 냄새나는(Schmuzig und Stinkend)’이라는 수업에 관한 쉐트거와 메르쉬의 강연 발표 참관기와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 필름 아우스헥켄, 이야기 만들기 아우스헥켄 참관기로 이루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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