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조셉 레싱스키(Pere Joseph Wresinski, (1917-1988))신부에 의해 파리 근교 Noisy-le-Grand (노아지-르?그랑)에서 시작된 ATD Quart Monde는 우선 어린이들을 위한 정원과 도서관을 마련하여 활동하였다. 그는 “이 활동은 인간의 존엄성을 돌려주고자 하는 것이다. 비참함과 궁핍은 인간이 만든 것이기에 인간만이 이것들을 파괴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정신은 1992년 12월 22일 유엔에 의해 ‘비참함에 대한 거부의 날’로 지정되었고, 매년 10월 17일을 기념하고 있다.

 

특정한 날을 정해 ATD Quart Monde의 자원 봉사자(이하 지도자)들은 등에 책을 가득 짊어지고 아이들을 찾아간다. 그들의 “거리의 도서관” 활동은 학교의 국어 수업처럼 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기초교육보다는, 책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역의 아이들, 그리고 학교 수업을 받지 못하는 환경의 아이들에게 책을 친근하게 접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거리의 도서관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브라질, 미국,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거리의 도서관”이 세워지는 지역은 가장 소외된 지역, 즉 사회 복지 시설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지도자들은 가방 바구니에 책을 가득 담아와 천막 같은 가리개를 거리에 깔고 사람들을 기다린다. 지도자들은 아주 오랜 시간,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 거리의 도서관 지도자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세우고 이어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와 동시에 규칙성과 많은 끈기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매주 예외 없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지도자들은 아이들을 기다린다. 아이가 책을 펼쳐 그림을 보다가 글을 읽고 싶다는 표시를 할 때까지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이 그들의 삶과 각자 개성과 특징을 표출하도록 이끌어준다. 그룹으로 모여 책을 읽기도 하지만 대개는 개인 대 개인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도자들은 순간순간 아이들과 생각을 나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이 느낀 많은 것을 생생히 전달한다.

 

어른(지도자)에 의해 전달된 이야기는 아이들에 의해 변형되기도 하고,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를 창조해 나가기도 한다. 글을 읽는 것에 자신감이 생긴 아이들은 거리의 도서관이 서는 날 들은 이야기를 외웠다가, 엄마, 아빠, 동생들에게 얘기해주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기 시작한다. 개성과 독특함이 가득한 이야기들은 그들의 몸짓과 언어, 상상력과 결부되어 연극이 되기도, 춤이 되어 나타난다. 지도자들이 느끼는 한결 같은 뿌듯함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것. 인간으로서의 꿈을 간직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그리고 그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님이 찾아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라고 한다.

 

‘거리의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필자는 간단한 보따리 책을 어깨에 짊어지고 꾸준히 아이들을 찾아가 읽게 함으로써, 책을 매개로 마음의 풍요 또는 사색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이 그들을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만들진 못하지만,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어린 시절의 꿈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다. 고단한 현실이 그들 앞에 놓여지더라도 어린 시절에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