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전체가 아이들의 교육의 장이 된다. 다양한 지 역사회 주체들이 안전하고 질 높은 방과 후 교육을 위해 진행한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따라가 보았다.
1999년부터 ‘보스턴의 2시~6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실시한 바 있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장 토마스 메니노(Thomas M. Menino)는 2000년 한 보고서를 통해 “보스턴 어린이들이 깨어있는 시간의 약 80% 정도를 학교 밖에서 보낸다”고 강조하며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린이들의 삶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학교교육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방과 후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절감한 보스턴 시는 청소년 범죄의 증가와 범죄에 희생되는 아이들의 수를 줄이고 학교 중퇴의 비율을 낮추며 아이들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들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은 2001년 ‘보스톤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Boston’s After-School for All Partnership : 이하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의 결성으로 이어졌다.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은 보스톤의 방과 후 교육 현장에의 접근 가능성을 확장, 더 많은 학습의 기회 제공하고 재정적인 지속성 유지 등 세가지 목적을 공유하며 2001년 출범했다.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및 시스템 정비를 위해 2001년부터 올 6월까지 5년간 약 2,600만 달러의 투자를 이루어 냈으며 보스톤 시장 토마스 메니노(Thomas M. Menino)를 비롯해 보스톤 재단(The Boston foundation)과 하버드 대학(Harvard University) 등, 교육 및 연구 기관, 그리고 버라이존(Verizon) 등의 민간 회사를 포함해 약 15개의 공공민간 단체들이 그 파트너를 구성하고 있다. 어린이관련 문제를 다루고 있는 파트너십으로서는 보스톤 역사상 그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매년 100~130여 개의 방과 후 교육 단체들을 파트너십 재정에서 직접 지원하고 특히 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방과 후 프로그램, 종교 기반 방과 후 프로그램, 읽고 쓰기를 도와주는 프로그램, 매사추세츠 주 차원의 지원과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을 위해 매년 약 40여 개가 넘는 특별 재정 지원 제도도 병행했다. 이렇게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파트너십은 5개년 계획으로 기획됐고 2006년 현재 공식적으로 지원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그 동안의 노력을 계속 이어 가려는 보스톤 시의 의지는 ‘보스톤의 방과 후 학교와 그 너머(Boston After School & Beyond: 이후 보스톤 그 너머)’ 라는 새로운 매개 단체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 새로운 단체는 현장의 경험과 지식을 강화하고 자료를 수집, 분석, 네트워크를 통해 그 지식을 알려나가며 공공민간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지원 시스템에 힘입어 5년간 함께 해 온 파트너들 또한 나름의 방법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도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파트너들 중 하나다.
하버드 방과 후 학교 프로젝트(Harvard After School Initiative)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의 설립 멤버인 하버드 대학은 5년에 걸친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과 함께 “하버드 방과 후 학교 프로젝트(The Harvard After School Initiative: 이하HASI)” 실시하며 5~18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방과 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스톤 지역 기관에 총 500만 달러의 대학 재정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효과적인 파트너십 형성과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매년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하버드 교수진과 외부 전문가, 각 기관의 교육 담당 스텝들과 미팅을 갖는 등, 방과 후 학교 스텝들의 전문성 증진을 위해 다양한 인적 리소스를 제공하고 있다. HASI는 지난 5년간의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의 종료와 함께 2006년 6월을 끝으로 중단될 예정이었으나, 다른 재정원을 바탕으로 올해도 지속되며 지난 9월 22일, 새로운 한 해의 출발을 위한 견본시를 열었다.
두 예술단체가 이야기하는 HASI를 통한 파트너십의 의의
이번 견본 시에는 미술관 및 예술단체 뿐 아니라 어린이 박물관, 청소년 단체, 그리고 학습 성취도 향상을 돕는 교육기관까지 약 15개의 단체들이 참여했다. 그 중 활발히 활동해 온 ‘ 협동적 예술가 협회(Cooperative Artists Institute : 이하 CAI)’와 ‘영 오디언스(Young Audiences, Massachusetts : 이하 YA)’를 만날 수 있었다.
CAI의 공동설립자 수잔 포터(Susan E. Poter)는 “CAI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퍼포먼스와 시각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포괄적이고 가정적인 학습 환경을 만들기 위해 주제별 학습, 공동체 형성 의식, 그리고 예술을 통합한다”며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 예술을 통합시키는 것은 어린이의 개별적 성장과 아이들 주변의 공동체를 강화시키는 것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한 편 어린이들의 일상에 예술을 통합하고자 하는 예술교육 매개 단체 YA의 프로그램 감독 낸시 게릭(Nancy Garrick)은 “YA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풍부히 제공하기 위한 HASI파트너로서 방과 후 학교와 예술가들을 연결하며 HASI의 총 20여 개 예술관련 프로그램들을 2년간 관리, 진행해왔다”고 이야기했다.
CAI의 공동설립자 수잔 포터(오른편)
HASI의 파트너로서 각 2년간 일 해온 두 단체가 이야기하는 방과 후 교육을 위한 파트너십, 특히 HASI를 통한 파트너십의 네 가지 의의는 다음과 같다.
하나. 단체의 본래 목적에 맞는 재정적 도움
낸시: “HASI의 좋은 점은, 우선 어린이와 예술가를 서로 연결할 수 있다는데 있어요. 비영리 예술교육 단체로서, 우리 단체는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생활 뿐 아니라 방과 후 시간, 넓게는 방학이나 여름 캠프 등 학교 밖의 시간과 장소에서 이러한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있거든요. 또 HASI는 여러 가지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지원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러한 측면 역시 사회 경제적 위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더 많이 접근하려는 우리의 목적과 부합한다고 할 수 있어요.”
수잔: “물론 가장 먼저, HASI는 재정적인 힘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단순히 재정 지원을 해주는 것 이상의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단체의 경우 방과 후 학교나 단체들과 교육 목표를 함께 기획하고 있는데요, HASI가 교사나 스텝들의 전문성 발달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지지해 주고 있어요.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수많은 방과 후 교육 단체들의 스텝이 계속 바뀌는 것을 봐왔어요. 만일 그들이 개선된 기술과 지식에 기반을 두어 적절한 봉급 인상을 받을 수 있고 또 전문성 발달의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다면 그곳을 떠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물론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우리도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해오긴 했지만, 전문성 발달 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선 재정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HASI의 경우 파트너 단체들이 전문적인 워크숍이나 컨설턴트, 역할 모델, 그리고 커리큘럼을 제공해서 프로그램 스텝들이 자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펀드를 조성하고 있어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의 전문 인력이 준비되기 전, 이미 재정적인 도움이 완료된 상태죠.”
YA의 프로그램 감독 낸시 게릭(왼편)
둘. 리소스 및 네트워크의 확장과 넓어진 실천의 폭
낸시: “우리는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감독, 진행하는 기관으로 HASI와 함께하며 더 많은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게 됐어요. 여러 행사들을 통해 우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는 다른 기관들을 만나기도 했죠. 특히 오늘 견본시의 경우에는 문학과 과학박물관 방문, 환경, 미디어, 커뮤니티 서비스에 초점을 둔 단체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HASI를 통해 다른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가면서 이들과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협동방안에 대해 좀 더 넓게 생각 해 볼 수 있었어요.”
수잔: “우린 2005년엔 YMCA와 두 학교에서 예술가 단기 상주 프로그램을 했고 올해는 지역 커뮤니티에서 28주간 상주 프로그램과 YMCA에서 35주간 상주 프로그램 등 좀 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했어요. HASI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새로운 장소에서 우리의 트라이벌 리듬(www.tribal-rhythms.org참고) 예술가 상주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싶어요. 그리고, CAI는 앞으로 ‘평화 드럼 프로젝트’라고 하는 십대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교과 과정으로 출판할 계획이거든요. 그래서 그 프로젝트를 시범운영 해 보고 교과 과정에 도입해 보는데 관심이 있을만한 학교나 단체도 찾고 있어요. 지금까지 6년에 걸쳐 저희가 지속해 온 프로젝트는 도시의 아이들에게 굉장히 성공적이었거든요. 이제 그 프로젝트를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고 싶어요.”
CAI에서 추진하고 있는 ‘평화 드럼 프로젝트’
셋. 다양한 주체들과 공동 성장의 기회
수잔: “첫 해에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5학년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음악, 댄스, 드라마와 이야기하기 등 다중 학제적인 워크숍을 했을 때, 그와 동시에 스텝들을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도 실시했어요. ‘마을 만들기(Creating the Village: A Curriculum Guide for Building Community with Children :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형성을 위한 교육과정 안내서)’ 라고 하는 우리가 발간한 트라이벌 리듬 관련 책이 있거든요. 이듬해에도 아이들을 위한 공연예술과 시각예술 워크숍 시리즈, 스텝들을 위한 전문성 발달 프로그램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연들을 함께 마련했고요. 아이들과 스텝들이 드라마, 댄스, 스토리텔링, 음악 만들기, 드럼 만들기, 타악기 활동, 배너 만들기, 자화상 그리기, 스크랩북 만들기 등 다양한 예술 활동들을 함께 했어요.”
낸시: “우리는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요청으로 지난 학기 한 학생에게 인턴십을 제공해주게 되었어요. 그때 당시 HASI 상주 프로그램에서 예술가교사로 일하고 있었던 한 타악기연주자가 있었는데, 훌륭한 연주자임에도 저희가 요구하는 수업계획서와 평가서를 잘 해내지 못하고 있었죠. 그 학생은 타악기 연주자의 수업을 모두 관찰했고 상주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3달 동안 매우 구체적이고 관찰력 뛰어난 보고서를 예술가 대신 써냈어요. 그 보고서들은 나와 예술가, 그리고 프로그램이 이루어졌던 단체의 담당자에게도 매주 보내졌죠. 한가지 기대하지 못했던 성과는, 예술교육에 대한 예술가의 교육학적인 접근에 관한 학생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그녀를 정기적으로 만나야 했던 예술가교사에게서 나타났는데요, 이런 대화에 참여하고 그 보고서를 읽는 과정에서 그 예술가교사가 가르침에 대한 반성적 사고의 과정의 가치에 대해 많이 느끼게 된 것이었어요. 게다가 그 학생은 학교의 프로젝트를 위해 다른 친구와 함께 예술가교사의 수업을 비디오로 촬영, 특별 편집 하기도 했는데, 그 비디오는 우리에게 6명의 10세-12세 아이들의 그룹에서 일어나는 각각 다른 학습 스타일, 자신감, 그리고 재능의 다양한 레벨들을 반영하며 예술 교육의 다이나믹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해 주었죠”
넷. 지역사회의 공동 교육 커뮤니티
낸시: “우리는 HASI에 좋은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기 위해, 이야기하기에서 시 쓰기, 일본 타이코 드럼에서 라틴 드럼, 연극놀이에서 셰익스피어, 그리고 다문화적인 포크댄스에서 힙합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예술가들과 다양한 작업을 했어요. 프로그램들은 약 8~15주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열렸고 우리의 프로그램 감독과 HASI의 프로그램을 유치한 방과 후 학교 및 교육 단체의 담당자, 예술가들이 함께 모여 기획 회의를 했죠. 그리고 각각의 상주 프로그램이 끝날 때에는 참여한 어린이들의 부모님들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초대되어 학습의 결과를 볼 수 있도록 이벤트도 열었고요. HASI를 통해 우리는 보스톤의 교육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의 네트워크를 늘리고 강화시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두 예술단체와의 대화를 통해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본 학교 밖 교육을 위한 파트너십의 의의는 이렇듯, ‘모두를 위한 파트너십’ 차원의 보편적인 부분과 하버드 대학, 그 중에서도 교육대학원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에서 얻을 수 있었던 구체적이고 특수한 것들까지 다양했다. 모두를 위한 파트너십의 성과는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와 프로그램의 증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연구 자료에 의하면 보스톤 전체 어린이들 중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는 어린이의 비율은 정책마련 이후에 50%가 넘었다고 한다. 1998년 이후 5년 동안 약 23%나 증가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1998년에 230여 개만 존재하던 방과 후 프로그램은 2004년 443개로 늘어났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5년간의 방과 후 학교 파트너십은 공식적으로 종결됐다. 하지만 ‘보스톤 그 너머’ 등 새로운 매개 단체의 설립과 함께 또 다른 재정지원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내용적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예처럼 지속적 지원을 바탕으로 각 단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활용하는 다양한 각도의 파트너십 또한 도시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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