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하나되는 가족
‘가정을 위한 예술(艺动家庭)’ 프로그램
베이징 798예술구에 위치한 UCCA 갤러리는 전시, 출판 외에도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갤러리 내의‘스튜디오(工作坊)’에서 ‘가정을 위한 예술(艺动家庭)’이라는 테마의 제목으로 예술가를 초대하여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는데, 예술가는 매 회 다르며 매 회 다른 스타일로 참가자를 맞이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예술 교육을 통해서 가족 참가자 간의 예술적 화합과 체험을 끌어낸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세계와 밀접하게 연관 지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데 현재까지 진행된 것 모두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과 같았다. 아이들은 그리고, 만들고, 놀면서 작가가 기획한 예술 세계로 빠져들어갔다. 교육프로그램이 단지 그 틀에 규정되지 않고 예술가의 작품으로 승화되는 것은 매우 신선한 체험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지 스튜디오의 문을 열고 들어가보자.
‘가정을 위한 예술’ 현장<아빠,엄마께 편지를 보내요!>
예술가 치우즈지에(邱志杰)의 개인전 <얼음을 깨다(破冰)>전시장에는 30폭의 대형 수묵화작품이 전시되었는데, 이는 바로 예술가가 갓 태어난 자신의 딸에게 쓴 30통의 편지였으며 한 사람의 아버지가 딸 아이의 향후 인생관에 대해 품는 기대와 희망이 담긴 것이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부모님과 아이들은 먼저 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인생의 참뜻을 헤아렸다. 이어진 본 교육장에서는 예술가의 지도 아래 중국 전통 붓의 사용법을 배우고, 화선지에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을 써 내려갔다. 아이들이 편지를 쓸 때, 부모들은 예술가로부터 작품을 창조할 때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임했는지에 대해 들었다. 아이들의 편지가 완성된 후 예술가는 각각의 아이들에게 편지에 대해 다정한 의견을 들려주고선 그에 어울리는 특별한 삽화를 그려주었다. 아이들은 기뻐했으며, 편지를 받은 부모들은 감동에 젖었다.
< Say Hello to My Dear >
젊은 예술가 딩딩(丁丁)의 전시를 배경으로, 아이들 스스로 독특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딩딩의 작품은 작가 내면에 있는 영적인 생명체가 표면 위로 아름답게 드러나는 것이었고, 아이들은 딩딩을 따라 자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스튜디오에서 작가는 먼저 아이들에게 작품 속 정령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정령들을 어떻게 아름답게 채색하고 표현했는지에 대해 알려주었다. 딩딩의 전시를 관람한 후엔 아이들은 각자 색채를 사용해 천 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표현했다. 예술가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사하기 위한 선물(Say hello to my dear)로 헝겊인형을 만들도록 하였다.
<예술가 옌빙(闫冰)과 함께 흙의 이야기를 복습해요>
스튜디오 현장에서 조각가 옌빙(闫冰)과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은 먼저 다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조형작품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었다. 옌빙은 농촌 사람이기에 토지에 대해 깊은 감정이 있었으며, 주로 흙을 통해 내면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 스튜디오에서는 가장 자연에 근접한 재료인 찰흙을 통해 자신의 비밀을 담을 용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쳤고, 예술가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자아인식의 의식을 끌어내었다. 또한 아이들에게 찰흙을 사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만들게 하였는데 사실적인 표현방식이 아닌 영감을 표현하게 했다는 것에서 특별했다. 그들은 어떤 동물의 순간적 인상이나 부분을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느낌으로써 동물들을 상상 밖으로 나오도록 하였다. 아이들은 찰흙 만지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들의 창작물은 대부분 평면적인 창작물이었고 입체적인 용기제작을 어려워했다. 그래서 부모들과 예술가가 아이들을 도와 어떻게 입체적인 물체를 만들도록 도왔고, 결국 모두들 자신이 만든 흥미로운 작품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예술가 리우강(刘钢)과 함께 사진 찍으며 놀아요>
UCCA갤러리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젊은 사진작가 리우강(刘钢)과 함께 촬영의 재미와 기술을 배우며, 각자의 디지털카메라로 주제가 담긴 세 장의 사진을 찍게 함으로써 디지털 시대의 예술 창작에 대해 깨닫도록 도와주었다. 리우강은 먼저 아이들에게 카메라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가르쳤으며, 세 가지 주제를 놓고 사진을 찍도록 하였다. 세가지 주제 중 첫 번째는 고 감광(高 感光)의 원리였는데, 어두운 방 안에서 빛을 이용해 사진기 안에 글씨를 쓰는 것으로써 특별한 촬영기법을 배우게 하였다. 두 번째는 UCCA갤러리의 작품들과 부모님이 함께 있는 사진을 찍도록 한 것이었고, 마지막으로는 거울이나 다른 매체에 반사된 자신의 사진을 찍도록 하였다. 아이들은 촬영을 마치고 예술가에게 앞다투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었으며, 갤러리에서는 아이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한 장의 사진을 출력하여 주었다.
<예술가 펑멍보(冯梦波)와 함께 게임 해요>
“게임”의 개념은 현재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만약 예술의 창작처럼 교묘히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게임은 가정과 아이들에게 어떠한 생활의 활력과 지혜를 가져올 수 있을까? 미디어 예술가 펑멍보(冯梦波)는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독특한 방식으로 게임이 가져오는 신기한 체험을 선사하였다. 먼저 작가가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보여주면서 이론을 간단히 설명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끌었고,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친숙한 컴퓨터 게임을 보여주며 미디어 아트에 대해 접근, 교육하여 아이들의 집중력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작가가 본 작업에서 디지털게임을 재구성한 것은 이를 통해 그 속으로 빠져들기 보다 창조적으로 게임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21세기의 상상력을 키우는 것과 연결된다. 설명이 끝나고 아이들은 도화지에 자신이 꿈꾸는 게임들, 변형된 슈퍼마리오, 하늘을 나는 마법의 접시 등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풀어내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딩페이의 어머니 자오는 “딩페이의 생각이 제가 어렸을 때와 많이 다르고 독특하네요. 하지만 재미있어요.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어서 좋습니다. 더욱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들은 자신들이 어릴 때 꿈꿨던 것들과 다른 아이들의 창조물에 대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고,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차이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현장을 나서며
UCCA 갤러리 교육 팀은 관중과 사회 속으로 현대미술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가정이야말로 가장 작은 예술단위로서 거대한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동시에 예술이 가정생활에 미치는 다양한 작용들을 신뢰한다. 각 장르의 예술가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가정을 위한 독특하고 이채로운 예술활동방안을 기획했으며, 현재까지 이루어진 프로그램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었고, 앞으로 계속 진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었다. 앞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에서도 참여한 부모들과 아이들이 함께 UCCA갤러리에서 자신의 창작능력을 적극적으로 키움으로써 예술의 씨앗을 일상생활로 품고 가기를 바라며, 예술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되고 더욱 견고히 화합할 수 있길 바란다.
UCCA 교육팀장 장촨과의 미니인터뷰
Q: 현재까지 다섯 번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매번 참가자가 바뀌나요? 아니면 재차 참가하는 사람도 많은가요? A: 참가자는 매번 균등히 섞입니다. 새로운 참가자들과 기존의 참가자. 그러나 아이들이나 부모 모두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임하지요. Q: 어떻게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나요? A: 예술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향유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교육체험을 제공한 것이 참가한 아이들에게 얼마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지 모릅니다. 또 아이들이 예술적으로 습득하는 뜻 깊은 체험들이 아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요. 이렇게 생각하면 더욱 신경 쓰게 되죠. Q: 프로그램은 어떤 과정을 통해 기획되나요? A: 전적으로 예술가에게 맡깁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가 작업의 일부이기 때문이죠. 예술가는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갤러리는 단지 예술가를 물질적, 행정적으로 돕는 역할만 합니다. 다만 각 프로그램 간의 유기적 연결을 위해 갤러리에서는 매번 부모들을 위한 설문지를 제작하고, 그 다음 프로그램에 즉각적으로 반영합니다. 설문지를 보면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이라 기분이 좋습니다. 예술가들도 뿌듯해 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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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도 가족이 화합할 수 있네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유익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익한 기사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