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은 그 개막식에서부터 다양한 공연형 프로그램들과 참여형 워크숍으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서울광장의 꿈의 합창에서 시작하여 정독도서관에서 이루어진 아트해프닝까지, 전국은 문화예술교육으로 풍성한 한 주를 보냈다. 다양한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해 떠들썩했던 한 주 속에서, 조용히 문화예술교육의 현재를 분석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연구활동에 몰두했던 문화예술교육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문화예술교육 연구자들에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던 2012「문화예술교육 분야 논문 공모」, 엄격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5명 연구자들의 따끈따끈한 논문 발표회를 취재했다.
1. 핀란드 무용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춤 프로그램 체험 사례 연구
– 한글교육과 문화교육의 통합적 접근 (이정화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외 2인)
핀란드 무용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교육이라는 점이 흥미로운 연구였다. 한글과 춤을 연결시켜 통합적인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한 사례로서, 한글춤 교육프로그램이 핀란드 학생들의 한글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켰다는 점은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었다. 한글교육과 문화교육, 그리고 신체활동교육을 통합적으로 실시하는 유용한 사례연구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언어와 관련된 문화’를 지도하는 측면에서 한글춤 교육프로그램이 효과적임을 보여준 연구였다.
2. 장자莊子 사상에서 본 범부춤의 심미구조에 관한 연구
(이화진 경상대학교 강사)
범부춤이라는 낯선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논문이었다. 범부춤이란 밀양백중놀이라는 일종의 전통 극 속에서 피지배층들이 지배층의 억압과 구속, 부자유 등으로 맺힌 울분과 한을 내면의 자유로움으로 풀어내는 춤이라고 한다. 연구자는 이러한 범부춤을 장자 사상과 연관 지어 삶을 초월하는 ‘도’가 체현된 정신적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즉, 범부춤에 내재된 한과 신명의 심미관은 자신들이 처한 삶과 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자신을 잊고, 외물과 통합되는 물아의 정신상태에 도달했다는 점이 흡사하다는 이야기로 풀이되었다. 이 연구는 문화예술교육의 지향점을 장자 사상의 철학적 방법론 안에서 재발견하는 기회를 마련하고 우리춤의 정체성을 미학적 관점에서 해명한 인문학적 연구로서 의미가 있으며, 그 내용 또한 심층적이라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새로운 담론 형성과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후속 연구가 기대되는 논문이다.
3. 과정 드라마 프로그램이 초등 학생의 자기성찰지능에 미치는 영향
– Arts PROPEL 활용을 사례로 (한희명 서울신서초등학교 교사)
주지교과가 중시되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사회가 기대하는 학생들의 자아실현과 그들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이 미약한 것이 현실이며, 구체적인 방법이나 과정 및 평가에 대한 개발 및 실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안된 연구논문이라고 한다. 하버드대의 Project Zero연구팀이 아동의 예술적 발달에 실질적 교육과정 및 평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행한 Arts PRPEL프로젝트를 과정 드라마에 적용한 프로그램 사례를 제시하고 이것이 초등학생의 자기성찰지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데 목적을 둔 논문이었다. 자기성찰이란 비단 초등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인 우리 누구에게나 항상 중요한 화두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였다.
4. 통합 환경에서 드라마 활동이 장애아동에 대한 비장애아동의 태도 변화에 미치는 영향
(이은영 중앙기독초등학교 교사)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및 친구관계 형성의 중요성에 대한 자각에서 시작된 논문이다. 최근 장애아동에 대한 비장애아동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고, 특히 통합 환경에서의 개선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특수교육계에서는 물리적 통합을 넘어선 사회적 통합에 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드라마 활동을 통해 장애아동에 대한 비장애아동의 태도변화가 상당함을 밝히고, 수업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연구였다. 장애아동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논문이었다.
5.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 변천에 관한 연구
– 정책범주 및 계열성을 중심으로 (전영은 인하대학교 교육연구소 연구원)
이 연구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주는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개념이 도입된 김대중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의 문화예술교육 정책을 비교하고, 어떠한 계열성을 가지고 있는지 고찰한 후, 이를 토대로 향후 한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 연구였다. 향후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정책 수립과 방향을 비교할 수 있어 실제적인 효율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선정된 논문이다.
총 31편의 다양한 논문 중 5편의 우수 논문 선정
이번 논문 공모전에서는 문화예술교육관련 학과 학생에서, 현재 교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가 총 31편의 논문을 제출했다. 기존 4편의 논문을 선정하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5편의 논문을 선정할 정도로 우수논문이 많았다는, 최종호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님의 심사총평에서 비록 이번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눈에 띄는 우수한 논문이 많았던 본 공모전에 대한 반가움과 아쉬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현장취재는 우수논문 발표회를 담은 만큼, 선정된 논문의 주제를 살펴 보도록 한다. (선정된 논문은 추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논문 공모 및 우수논문 발표회는 비단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전반, 한국의 전통, 나아가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성 등에 대해 검토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PPT발표를 통한 독자의 이해를 돕는 발표회 형식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한 논자들과의 자유로운 대화자리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차분한 네트워크 장을 마련해 준 느낌이었다. 쉬는 시간을 이용, 이루어졌던 한희명 서울신서초등학교 교사와의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해본다.
미니 인터뷰
Q. 교사로서 이런 연구를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원래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서울교대 교육대학원 교육연극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지요. 늘 ‘자기성찰’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있어서, ‘자기성찰’과 교육연극과의 접목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자기 성찰이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주제 아닐까요?
Q. 우수논문으로 뽑히게 된 것에 대한 소감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A.문화예술교육분야의 논문 공모 자체가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 됩니다. 사실 선정이 될지 몰랐는데, ‘자기성찰’이라는 주제가 흥미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해 봅니다. ‘자기성찰’과 ‘예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성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교육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연구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습니다. 이번 기회가 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추진력을 제공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글_ 박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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