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된 사회의 예술교육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져야

다변화된 사회의 예술교육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져야

 

서울대 김형숙 교수가 좌장을 맡아 개최한 <글로벌 시민성, 문화정체성과 예술교육> 워크숍은 예술교육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디지털 매체의 보편화가 예술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또 어떤 많은 가능성들을 열어주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세계화의 편중된 시선에 대한 우려

 

세계화 반대론자들은 오랫동안 세계화를 개별 공동체들의 문화적 정체성에 반하고 심지어는 이를 파괴하는 표준화 과정으로 소개해왔다. 세계 경제 체계의 위기와 다문화 사회들 내의 문화적 정체성 대립으로 세계화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반대 시각을 단순히 반동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무시하는 것은 문제를 회피하는 일이 될 것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연방주립대학 호세 루이즈 코헬로 리기에로(Jose Luiz Coelho Ligiero) 교수는 이날 ‘라틴 아메리카의 드라마스쿨’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서구 유럽 중심의 편중된 예술교육이 그간 Afro-Amerindian 문화를 크게 왜곡해오고 있음을 주장했다.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는 만화를 예로 들자면, 항상 세계정의를 구현하는 주인공은 서구 백인인 경우가 많고, 그 속에 비쳐진 흑인이나 인디언의 모습은 대부분 무지하고 게으르며 탐욕스럽게 묘사되어 왔다. 또한 미의 기준 역시 유럽 중심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다 보니 심각한 문화 편중 현상의 대물림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다양한 토속의식, 축제, 행사 등에서 나타나듯 남미에도 수많은 공연 형태가 분명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북미의 극 전통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만을 고집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다변화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예술교육이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브라질, 콜롬비아, 볼리비아 등 여러 남미 국가들이 소수민족에 대한 선진적 정책을 펴나가고 있지만, 전문 교육자가 없다는 이유들로 아직 연극학교는 그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춤, 노래, 기악, 구전문학 등의 여러 예술양식이 아프리카 및 토착 인디언의 공동체에 녹아있다면 이들 또한 현재 연극의 일부로 자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교실에서의 전통음악 교육 시급한 과제

 

케냐 마세노 대학의 로세 오몰로 온가티(Rose Omolo-Ongati) 교수는 ‘교실에서 민속음악 학습의 재조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지역사회와 학교간의 협력구축을 통해 교실에서 민속음악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녀가 교실에서 배우는 민속음악을 재조명하게 된 까닭은 전통적으로 전통 음악을 배우고 자란 케냐 청소년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해서도 이 전통을 지속적으로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현재 비교적 근대화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전통문화체계가 점차 사라짐에 따라 전통음악의 명맥이 끊어지거나 왜곡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도시 학생들은 점점 더 민속음악을 접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교실에서의 전통음악 교육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아울러 민속음악은 문화적 관습과 교실간의 관계, 학교와 지역사회 간 관계를 조화롭게 구축하여 향후 학습자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재설정되어야한다고 조언했다.

 

참여와 접근에 대한 평등을 통한 다양성 존중

 

오늘날 전 세계의 주류 교육계가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창의성 말살이다. 특히 학교 교육은 창의성뿐만 아니라 예술의 진정성, 문화적 다양성 및 심미적 감수성도 말살하고 있다. 캐스린 그루쉬카(Kathryn Grushka)와 페기 브랜든(Peggy Brandon)이 각각 발표한 호주와 네덜란드에서의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문화적 다양성을 어떻게 유지해 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란 진정한 미적 감수성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런 만큼 문화예술교육이 사회문화적 가치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예술교육담당자들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연대와 협력을 실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날 워크숍에 자리한 참여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

마지막 패널로 ‘2006년 유네스코 로드맵에 대한 응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세계예술교육연맹 (WAAE)의 리타 어윈(Rita Irwin), 랄프 벅(Ralph Buck), 하칸 룬드스트롬(Hakan Lundstrom)는 지난 1차 대회에서 결의된 유네스코 로드맵을 전 세계 회원국들에 적용하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예술교육을 보다 발전시키고자 하는 모두의 열의를 담아 앞으로 로드맵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또한 WAAE의 전략적 핵심인 지지(advocacy)와 네트워크 구축(networking), 연구조사(research)에 기반을 두고 각각의 활동 그룹에서 채택한 12가지의 행동강령을 중점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하고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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