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이 나아갈 방향 제시와 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 강조

 

‘역량 개발’의 날로 대회 3일차를 맞은 5월27일 오전에는 쿠바 예술교육학자 라몽 카브레라-살로트와 유럽에서 문화예술 교육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미하엘 빔머가 발제를 맡아 각각 ‘ ‘습관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와 ‘비켜서기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예술교육의 방법과 예술교육이 나아갈 방향, 그리고 예술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라몽 카브레라-살로트(Ramon Cabrera Salort)는 ‘습관을 넘어 새로운 시각으로’란 주제로 ‘예술교육의 영향과 예술교육정책의 성과에 대한 평가’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쿠바의 젊은 예술가이자 교수의 석사논문에 실린 내용을 일부 발췌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라틴 아메리카에서 예술교육자가 처한 현실과 교육환경, 어떻게 연구방식이 결정되는지 소개했다.

 

오류에 근거한 예술교육 지침으로 피상적인 연구 수준

 

“예술교육 분야에서의 교사와 교수의 연구 역량은 그들이 지닌 배경, 학위, 동시대의 상징적 과정에 대한 이해 수준을 통해 결정된다“며 ”이들은 지속적으로 교육에 참여하고, 또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이는 실천이나 결과를 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제“라고 예술교육자의 현실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예술교육의 연구 역량에 발전 상태를 알고자 한다면, 학교에서 어떤 예술교육 모델이 지배적으로 이루어지는지, 어떤 형태의 생산과 수요가 이루어졌고, 예술 실천에 대한 역사적 탐구가 거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 초 예술이론가 후안 아차(Juan Acha)가 지적했듯이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예술에 관한 한 오류가 등장해 대중매체와 문화산업의 지배적 담론이 되더니 결국 공리로 발전했다. 여기서 오류란 예술을 사진 속 리얼리즘과 같은 감성적 표현, 오락, 종교적 마력으로 나타내는 아름다움으로 보는 신념에 근거를 두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예술가도 이러한 아름다움을 소유하거나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 등장했다. 예술교육에 대한 지침도 이러한 오류에 근거해 제시된 탓에 이와 관련한 연구가 피상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두 가지 모순, 문학에 대한 지배적 생각․역사의 필연성

 

라몽 카브레라-살로트는 두 가지 모순에 마주쳐야 했다. 첫 번째 모순은 문학에 대한 지배적 생각이다. 문학을 규범화, 규정화, 표준화, 역사화의 대상으로 여겨 문학이 언어의 기술을 다루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학교에서도 예술의 과목으로 등장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모순은 역사의 필연성이다. 현재 우리의 존재 전에 어떤 경험이 존재했고, 어떤 사상이 발생했는가를 인식하지 못한다면 역사의 탐구는 불가능해지기 마련이다. 그는 “1985년 하바나에서 예술교육 학교가 설립됐을 때 가장 역점을 둔 측면이 역사적 연구를 수행했는가의 여부였다. 만일 역사적 배경을 인식하지 않은 채 현재 상황만을 상정하고 가설을 펼친다면 상황을 오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술교육과 자주 연관되는 개념인 창의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와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역량으로서 창의성은 지적, 인지적, 감정적, 동기적, 의지적, 행동적 요소로 구성되며. 이 모든 다양한 채널을 통해 특정 문화적 영역 안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습관적인 벽을 뛰어넘은 호기심 관찰이 중요

 

무엇보다 예술교육은 21세기의 수준과 예술적 실천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술교육을 전통과 고급문화의 엘리트적 보호대상으로 파악하는 대신 일상의 무대, 대중매체의 공간, 그리고 관객을 위한 장소로 변화시키는 예술교육의 방향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어떻게 예술교육을 현재, 그리고 세계문화와의 대화공간으로 바꾸는지 탐색하고, 예술의 한계를 넘느냐가 연구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즉시성(즉각적이고 짧고 피상적이고 사소한 것)의 평가와 더불어 문화 우월주의에 반대하며 소외된 목소리를 탐색하고, 교육관 스스로 자신을 교육해야 하며 자신의 교육행위를 탐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술교육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자신의 몸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준비시키는 과정이 되어야 하며, 우리의 눈이 어떻게 진부하고 습관적인 벽을 뛰어넘어 호기심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진정한 예술가는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미하일 빔머(Michael wimmer)는 ‘비켜서기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촉진, 연구, 용어에 대한 제언과 함께 질문과 예술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연구과정 없이는 예술교육도 없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진정한 예술가는 연구가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촉진에 대해 복합적인 환경을 단순화하여 학습 과정을 가능하게 하고, 학습자의 의식을 고취시키는 행위를 뜻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예술적인 의미에서 촉진자 역할을 하는 예술가로 찰스 아이브스(Charles Ives)를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미국이 낳은 최초의 국제적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는 1906년, ‘대답 없는 질문’이라는 불리는 6분짜리 소품을 작곡했다. 현악기가 연주하는 천상의 화음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드루이드(켈트족 성직자)를 상징하며, 반복적으로 흐르는 트렘펫 독주는 존재에 대한 영원한 질문을 던지는 한편, 관악기는 ‘싸우는 화답자’로서 격노의 대답을 일지적으로 들려주고 사라진다.

미하일 빔머는 “이 곡에서 반복되는 소절에서 알 수 있듯이 이세상은 온통 질문 투성이며, 질문이란 예술교육의 연구를 촉발시키는 핵심요소란 사실이다. 하나의 답을 바라고 있는 예술교육은 창의석이 부족해 금방 식상해질 수 있다”라고 답변을 강조해 질문을 간과하는 현실을 우려했다.

 

연구의 세 가지 측면, 과학적․예술기반․연구기반 학습

 

그는 또 다른 예술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를 소개하며 청중들에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개혁의 종류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 미술가, 작곡가는 누입니까라”라는 질문을 던지고 2분 동안 옆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했다.

그는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이 따로 없음을 밝혀 청중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는 과학적 연구, 예술기반, 연구기반 학습 등 연구의 세 가지 측면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과학적 연구는 정상적․ 정략적 연구방법을 사용해서 투명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으로 많은 주체가 개입되어 있는 만큼 효율적인 연구방법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회과학 중심의 분석에서는 아웃풋(산출)을 무척 중시하는데, 예술교육이 발생하는 정치, 경제사회, 기술적 체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사례가 거의 없다시피 할 만큼 연구가 부족해 관련 수치와 집계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예술기반 연구는 예술과정을 세계적으로 활용하고 모든 형태의 예술표현을 실질적으로 생산해서 예술전문가들과 연구자들이 경험을 해서 고찰해야 하는 것으로 예술적 앎이나 탐구라는 보다 넓은 인식론적 과정에 집중적으로 적용되는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예술기반 연구프로젝트로 전문극단과 학생들이 참여해 얼마나 협력이 잘 이루어졌는지, 커뮤니케이션이 잘됐는지 등을 연구한 오스트리아의 연극 ‘코마’를 소개했다. 학생들과 전문 극단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서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결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학생은 연구자, 교사는 촉진자로 역할 바뀌어야

 

연구기반 학습과 관련해서는 지난 100년 동안 교육 개혁 위해 노력했음을 설명하며 교사 중심적인 학교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적인 학교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 스스로 연구자가 되도록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즉 학생은 연구자, 교사는 촉진자로 역할이 바뀌는 것을 뜻한다.

미하일 빔머는 이를 실현하는 모범 사례로 독일의 8개 도시에 있는 24개 학교가 학생, 교사, 그리고 1명의 외부 파트너로 구성된 문화탐험대를 소개했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었고, EXUCULT의 평가도 함께 이루어졌는데 프로그램의 체계적 분석, 참여자들의 대화, 공동 학습과정 등이 연구방법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분야에서 연구는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무엇이 관찰 가능한지, 접근가능하지 봣을 때 연구를 통해서만 학습 결과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예술교육분야의 연구를 촉진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이어야 한다”고 마무리하고, 찰스 아이브스의 소품곡 ‘답변 없는 질문’을 다시 한 번 들려주며 발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