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을 통한 사회통합 모색

 

설득과 지지의 날을 맞은 대회 2일차인 5월26일에는 장 피에르 강가네 교수와 김희경 교수가 기조발제를 맡아 ‘예술교육울 통한 문화적 다양성과 사회적 통합의 증진‘과 ’전통과 현재 사이의 긴장과 문화적 차이의 극복‘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하며 문화의 사회 통합 방안과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가 끝난 후에는 김희경 교수가 작곡한 한국 전통악기 연주곡을 선보여 참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술교육은 사회적 통합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제도

 

먼저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부르키나 파소의 장 피에르 강가네(Jean-Pierre Guingane) 교수는 ‘예술교육은 사회적 통합을 보장하기 위한 교육제도’라고 말하며 예술교육의 일반적 요소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다, 교육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고,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해주기 때문에 교육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주변으로 밀려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회에서 사회에 속한 개인들에게 입문과정을 통해 어떠한 행동 규범을 가져야 하는지,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지 배우기 학습이 이루어지게 된다며 예술교육이 그 사회에 속한 개인의 감정과 감성, 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 세계관 구축 등 개인의 특성을 계발하는데 일조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화가 예술교육에 부정적인 요소로도 작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하며 “세계화가 마치 동일한 행동과 규범을 지닌 인간을 생산하는 것으로 보여. 획일화를 목표로 삼는 것처럼 보이는 부정적 세계관에 맞서기 위해 창의성과 비판적 시각 등을 함께 갖추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체성과 보편성을 갖춘 예술교육의 사회문화적 차원을 강화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문화적 다양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자국어 사용, 구세대와 신세대의 간극을 좁혀주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게 하는 지역의 전통예술가들의 적극적 참여, 지역문화유산의 활용, 예술전용장소의 활용, 자국예술가들의 발굴, 예술교육 계급이 파괴 등의 방안으로 예술교육의 사회문화적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 피에르 강가네 교수는 아프리카 대륙의 부르키나 사소 문화부 및 고등교육부 장관을 역임하고 ‘국민예술가’ 명예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전통과 새로운 기술 접목시켜 21세기 음악 창조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 대학 김희경 교수는 ‘예술교육의 도전에 대한 응답:전통과 현대 사이의 긴장, 지리 문화적 차이의 극복’이라는 주제의 기조발표를 통해 동서양 음악의 결합에 따른 두 문화의 문화적 감수성을 최대한 고취시키고, 전통과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혁신적인 21세기 음악을 창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 서양의 음악적 접목을 시도하는 작곡가로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희경 교수는 버클리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동기생들과 전혀 다른 문화적 배경과 영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한국 민요 ‘아리랑’의 정수를 담은 현안 4중주곡 ‘아리’를 처음 작곡하면서 마음 속에 한국적 전통이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고 믿었던 김 교수는 파리에서 공부하면서 동료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해 미국식 음악이라는 평가를 내리자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았음을 토로한다.

“한국계 미국인 작곡가로 한국과 미국의 문화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면서 한국음악과 서양음악 모두 밀접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라며 “한국의 문화에 대해 알고 싶은 열망이 커져서 자연스럽게 한국 전통음악에 매료됐고, 악보나 레코딩이 없는 전통 구비(口碑)음악으로 가르쳤던 당시 국립음악원 사물놀이 단원이자 무용가인 박은하 선생을 만나 설장고를 완벽하게 익혔다. 이후 한국 전통음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양 앙상블과 박은하 선생님의 협연이 이루어지는 ‘Riutel’을 작곡했다”고 밝혔다.

 

전통음악은 반드시 보전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한국의 가장 오래된 악기 가야금을 서양의 악기와 결합한 새로운 프로젝트에 미국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한국 외의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악기를 배우고 가야금 독주나 서양악기와의 합주를 위해 곡을 쓰는 사례를 만들었다. 2007년에는 가야금과 서양 악기 페스티벌이 열려 대단한 반응을 일으켰다. 또 교수 12명과 대학원생 13명으로 구성된 25명의 작곡가들이 가야금과 현악4중주를 위한 곡을 작곡해 옛 기술과 새 기술이 멋진 조화를 선보였다.

“전통음악은 수많은 세대와 세대를 거쳐 간직되어온 사물이기 때문에 힘이 있고 깊이가 있다. 오늘날 전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려면 거기에 담은 의미가 무엇인지 열린 마음으로 끊임없이 탐색하고 연구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젊은 세대들에게 과거를 알려주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전통음악은 반드시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거의 전통음악으로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음악을 창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