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의 구체적 실천을 위한 아프리카의 목소리

 

2차 유네스코문화예술대회 첫날인 5월25일은 ‘실천’을 주제로 유네스코 예술교육 로드맵의 성과와 과제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프리카, 아랍, 아시아 태평양, 유럽과 북미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에 이르는 5개 권역의 로드맵 이행에 관한 지역적 분석과 경험을 토대로 문화예술교육 현황을 살펴보는 지역회의가 열려 예술교육과 관련된 주요 이슈와 도전과제, 어려움을 지역적 맥락에서 파악하고 지역에서의 예술교육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아프리카 지역의 예술교육과 실천 적용을 위한 노력

 

대륙 간 협력과 네트워크 활성화를 목적으로 열린 이날 특별회의는 서구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기존의 문화예술교육 관련 담론을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확산하는 전기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 세션의 좌장 남아프리카 NEPAD의 므보이아 므조반지(Mzobanzi MZOBZ MZOYA)는 세계화 과정에서 다소 배제됐던 아프리카 지역이 최근 몇 년간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아프리카 연합(AU)을 중심으로 지역별 공동체를 통합하여 아프리카 국가 간 결속력을 다져나가는 상황에서 유네스코의 예술교육 로드맵이 공연 예술과 순수예술을 정규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하는 구심점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모든 회원 국가 간의 상호교류가 일회성 행사로만 머무르지 말고 범국가적인 치원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지속돼야 할 것임을 주장했다.

아프리카 9개 국에 걸쳐 53건의 로드맵 설문을 조사한 바 있는 유네스코의 조지 라디스 (George RADICE)는 ‘아프리카 지역의 로드맵 이행분석’이라는 발표를 통해 아프리카 6개 회원국가에서 로드맵이 국가 수준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정책을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진행해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1차 리스본 대회에서 채택된 로드맵이 배포된 지 1년 후, 유네스코는 전 세계 회원국을 대상으로 로드맵 실행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광범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다수 응답국들이 로드맵을 학교 밖의 대중에게 확산해야한다는 필요성에 동의했고 개인의 정체성과 창의성 개발을 위해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그러나 예술교육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수행하기 위해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재원부족의 문제와 정규교육과정에 예술교육을 적용시키는 어려움이 있고, 해당 관계자의 인식 부족과 커뮤니케이션 부재의 문제 또한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숙제로 남아있다.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담아낸 새로운 대안 필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온 짐바브웨 예술교육 아카데미의 로버트 말콤 멕클라렌(Robert Malcolm MCLAREN)은 예술교육을 위해 뜻을 함께 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회의가 일회성 모임이 아닌 장기적인 회합으로 발전되어야 예술교육을 위한 로드맵의 구체적인 적용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나미비아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배우들과의 연극작업과 짐바브웨 청소년들과의 비정규적인 예술교육을 수행한 바 있는 그는 이 지역에서는 비정규 부문에서 예술교육 실천가들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우리 모두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듣고싶다”는 열의가 큰 반면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하고 문화예술 담당관들의 인식 부족이 커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가 주장한 것처럼 원주민 부족이 많아 무형의 문화유산이 풍부한 이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세대 간 전수가 가능한 가운데, 개발과 발전에 역점을 두는 지속가능한 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연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교육 교사지원 국제 태스크포스(International Task Force on teacher) 회원인 리즈 보스 렌니크(Lise VOSS-LENGNIK)는 교사난이 심각한 케냐의 실태를 보고하면서 역량이 뛰어난 전문 예술 교육교사를 확보하는 일이 아프리카 문화예술교육 확산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적했다. 1학년부터 9학년에 이르기까지 총 9년의 초등학교 기간 동안 예술교육을 정규과정으로 채택하고 있는 케냐는 학습자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취업에 도움이 되어 빈곤퇴출에 예술교육이 큰 기여를 해온 것을 인정하면서, 보다 전문화된 교원을 발굴하여 문화예술교육이 아프리카의 위상을 강화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패널과 청중 모두 ‘길은 험하고 집은 멀다’는 속담처럼 유네스코의 예술교육 로드맵이 아프리카 전역에 구체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앞으로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 만큼 예술의 가치와 중요성, 예술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옹호와 손쉬운 접근, 통합 네트워크의 구축을 지속적으로 이루어나가는 동시에 전통 예술을 정규 과목에 포함하고 비정규 예술 실천가들의 교육법을 정규 예술교육으로 통합하여 비정부기구와 정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을 또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