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된 아르떼의 웹진 ‘땡땡’이 새롭게 준비한 ‘학교는 네트워크한다’ 시리즈는 2004년 연말까지 진행될 것입니다. 이 새 시리즈는 지난 기획 ‘학교는 네트워크한다’를 더 집중적으로 다뤄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공교육 내의 문화예술교육의 내용과 자원이 풍부해지도록 학교와 학교 밖 자원이 연계되고, 학교가 지역 네트워크의 거점이 되면서 지역 사회의 문화적 경험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거듭나는 모습들을 찾아봅니다. 또한 지역사회와 네트워크하면서 지역사회의 지지를 통해 교육의 내용과 방식이 풍부해지는 모습도 발견해봅니다. 새롭게 등장한 학교는 네트워크한다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은 경기도 교육협력관 신익현 선생님입니다. |
학교는 지역사회의 외로운 섬이어야 하는가?
OECD에서는 미래의 학교모형으로 ①현재의 관료적 학교체제 유지 ②지역사회 핵심으로서의 학교 ③학습조직으로서의 학교 ④학습자 네트워크 및 네트워크 사회 ⑤시장모형의 확대 등의 5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지역사회 중심학교(②번)로의 발전이 가장 가능성 있는 방향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는 오히려 이러한 흐름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학교 운동회가 지역사회 전체의 축제로 승화되고 교사가 지역의 훈장 역할을 하던 80년대 이전의 학교의 모습은 어느 새인가 밤이 되면 굳게 닫힌 학교, 지역사회와 교류없이 홀로 운영되는 ‘외로운 섬’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 속담에서처럼 학교를 포함한 가정, 지역사회가 교육적이 되어야 정상적인 인격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교와 학교를 둘러싼 지역사회는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지역발전이라 함은 지역의 각 부문들 간의 총체적 발전을 말하는 것이며, 학교와 지역사회는 학교가 발전해야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해야 학교가 발전하는 유기체적 동일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교육과의 연계 부족의 이유를 모두 지역의 학교에만 돌리 수 없다. 학문적으로, 국가의 정책상으로, 또한 지역단위의 실천적 노력 부족 등 이러저러한 이유가 현재의 모습에 대한 자화상이다.
우선 학문적으로 볼 때 지역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던 것이 현실이다. 지역 경제학, 지역 교육학 등 지역에 대한 학자들의 관심부족은 지역발전을 위한 국가의 정책형성에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들어 국가균형위원회 등을 통해 지역혁신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학회 차원의 논의가 활발해 진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가 정책상으로는 부처간의 할거주의 등의 이유로 같은 대상임에도 학생과 청소년(아동), 교육과 문화, 교육과 복지 등의 경직적 분리 현상은 지역사회에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교육만이 교육이라는 형식교육과 비형식교육의 엄격한 분리현상을 더욱 고착시키고, 교육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전유물로서 지역 차원의 실천 노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온 것이 사실이다.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만남의 이유와 시작
가정과 학교 그리고 이를 둘러싼 생활공간인 지역사회는 전통적으로 사회를 유지해오고 있는 제도이며, 학생이든 청소년이든 간에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가정과 학교 그리고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는 삶의 공간 그 자체이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 그 구조와 기능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가정이다. 최근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노동과 여가 및 직업세계의 변화, 경제발전에 따른 소비생활 패턴의 변화가 그 주된 원인이다. 이러한 변화의 양상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혼율의 증가 등 가정의 해체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의 기능이 변화한 것이 이미 현실임에도 다른 사회제도들이 이에 따라가지 못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림에서 보듯이 가정이 기능이 축소되고 있음에 따라(A →A′)학교와 가정간의 간극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B→B′)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가 가정의 역할만을 강조하고 아이들을 학교에서 밖으로 돌려보낼 경우 학교와 가정간의 공백사이에 우리 학생과 청소년의 방황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특히,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약화될수록, 심지어 지역사회의 교육적 기능이 약화되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질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것이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기능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는 거의 가장이 해체된 상황에 이른 대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학교를 보면 극명하게 나타난다. 학교 밖에서는 학교가 아이들을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하는 무책임성을 질타하고, 학교는 이러한 보호 및 양육기능은 학교의 역할이 아니며, 설령 그렇다 해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실제 수행하기에도 너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교육은 지역의 문제이며, 지역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데 학교(교원)에 모든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가정 기능의 축소된 부분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적절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결국 학교가 지역사회의 중심축으로서 기능을 회복하여, 지역사회를 교육적으로 조성해 나가고, 나아가 가정의 교육기능 약화를 회복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분리되어 왔던 교육부문과 타 부문과의 연계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즉, 교육(학교)과 문화, 복지 등 기타 부문(지역사회)과의 만남을 통해 지역의 교육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 교육부문과 타 분야와의 관계 >
낡은 모델과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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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추세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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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교육의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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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스터 중심의 지식공유와 기술 확산
새로운 모형의 산학협동, 직업교육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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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와 교육의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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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정책의 핵심수단으로 교육 중요성 강조, Edu-care 확대, 학생복지 요구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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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교육의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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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문화의 동질성 회복, 예술교육 대중화
학교와 지역 문화시설과의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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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학생의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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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대중화로 동일집단화, 대안교육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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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측면에서 대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교육과 문화, 복지를 총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시도한 교육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사업과 지역사회학교를 지향하며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사업을 실험적으로 해나고 있는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례 1 :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
‘03년부터 서울과 부산 8개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사업은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계층간 소득격차의 심화, 가정의 기능 약화, 급격한 도시화 등이 초래하는 사회통합위기에 학교와 지역사회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소득층 밀집지역 초등학교의 기초학습부진아 수는 기타 지역보다 수배에 이르는 상황에서 초등학교(정확하게는 유아 단계부터) 소득격차에 의한 교육 및 문화적 기회 불평등이 발생할 소지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협력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 사업은 자신에 대한 자아 긍정감이 낮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자발적 학습의욕을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동 지역에서의 학교기능 강화와 교육과 타 분야와의 연계를 의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동 정책은 이러한 교육과 문화 그리고 복지와의 만남은 한 지역 안에서의 학생들의 삶에 대한 이해이며, 이를 통해서만이 궁극적으로 교육적 성취수준 증가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 문화와 복지의 통합적 서비스 제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단위에서 교육부와 문화부, 복지부간의 만남과 연계가 있어야 하고, 교육청과 시청 등 지자체가 만나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부, 복지부, 문화부 간에 연계를 꾀하고 있는 교육투자우선지역사업은 바로 교육과 문화와 복지간의 첫 만남을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사례 2 :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간의 지역교육협력사업
지역사회학교의 모습을 지향하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교육커뮤니티를 회복시키려는 경기도의 움직임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는 광역단위에서는 도와 교육청간의 협력을 통해, 지역단위에서는 시군과 지역교육청간의 협력을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적극적 협력 여건을 조성해 나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첫째, 지역의 자발적인 혁신의지를 바탕으로 ‘열악한 교육환경 → 이농현상의 심화 → 폐교 위기 → 지역 커뮤니티 붕괴’라는 한국 농촌의 전형적인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학교가 중심이 되고 지역사회가 지원하는 지역사회 교육공동체 회복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와 교육청은 23개 농어촌․중소도시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우수학교 육성사업, 지역사회의 힘으로 폐교위기에서 돌아오는 학교를 살아나고 있는 농촌의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65개교)을 전개하고 있다.
둘째, 경기도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 예술인의 자발적 참여의 일환으로 도립 극단, 무용단, 국악단, 오케스트라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문화예술인 200명이 문화소외지역 초등학교의 강사로 활용(매주 2시간)되는 ‘문화예술 멘토 프로그램’과 미래 과학 꿈나무육성을 위해 기업 및 연구소의 과학자를 지역 학교와 연계시키는 ‘과학교육 멘토 프로그램’(주 1회 과학교실)을 통해 지역이 우수 자원을 공교육과 연계시켜 궁극적으로 지역사회를 교육자원화하기 위한 실험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의 방향 : “학교의 지역사회화, 지역사회의 학교화”
지금까지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는 학교의 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하는 초기수준의 학교의 지역사회화에 이르렀다면, 이제는 OECD 미래학교 모델과 같이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우호적 협력관계 형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학교의 교육력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학교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교육문제를 지역과 더불어 책임을 공유하고 공동의 대안을 모색하는 지역사회 중심학교 모델을 지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역할분담을 통해 지역차원에서부터 공급자 중심에서 학습자를 중심에 둔 협력관계 모색의 지혜가 필요하다. 즉,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촉진하되, 지역교육의 주체는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개방적 자세가 요구된다.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와 학교의 교원뿐만 아니라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 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등도 적절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모두가 지역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협력의 목적은 학생을 포함한 지역전체의 학습력 향상에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이 작은 교육혁신이 지역의 발전은 물론이고 국가발전으로 태동될 수 있음을 상기하고 지역차원의 교육공동체 구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정부차원에서도 부처간의 협력을 통해 교육과 타 분야와의 적극적 연계를 위한 선진적 정책 수행방식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국가차원의 인적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적극적 조정자 역할이 요구된다. 아울러, 지역차원에서도 지역차원의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교육행정과 일반 행정 간의 연계 강화를 통해 지역단위에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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