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네트워크는 음성생활문화예술공간 ‘소극장 하다’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충북 음성과 그 인근 지역의 문화예술 활동가들이 모인 소규모 네트워크이다. 아직도 기능 위주의 예술교육이 주를 이루는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적 접근을 위한 움직임을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나의 예술로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하고 싶다는 개인의 욕구가 있다면 누구든 자유롭게 함께 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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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 일시 : 2026.2.11.(수)
• 동료 상담가 : 윤종식 소극장 하다 공동대표, 황금미영 소극장 하다 공동대표·문화예술교육 기획자, 허윤희 창작극단 하다 대표
변하지 않는 관계의 가치
급변하는 시대와 아주 먼 곳에 있을 것만 같은 연극 하는 윤희 샘, 과학 유튜브를 즐겨보며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종식 대표님. 원고 부탁을 받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었다. 처음 주제를 꺼내 놓았을 때 우리는 한동안 멀뚱히 서로를 쳐다봤다. 우리가 지켜가고 있는 문화예술의 가치,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 것들은 사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라 굳이 말로 꺼내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한 번쯤은 이야기 나누며 우리의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황금 일단 세계가 지금 급변하고 있다는 것은 다들 동의하는 거지?
윤희 근데 잘 생각해 보면 사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감각은 급변하진 않는 것 같아. AI가 엄청 우리의 삶에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지만, 그래봤자 우리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건 챗GPT나 제미나이 정도 아니야? 그조차도 나는 잘 안 쓰지만. 우리 예술가들에게 급변은 사실 AI라기보단 코로나 아니었어?
종식 급변의 이유를 단순히 AI로만 볼 수는 없고, 굉장히 다양한 지점이 있겠지. 개인주의의 확산이 코로나로 탄력을 얻었고, 그런 환경에서 AI가 더욱 폭발적으로 사람들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거지. 서로서로 작용하고 있는 거야.
황금 그 급변한다는 사회를 그래서 나는 무엇으로 느끼고 있나 생각해 보면, 결국은 사람이야. 진짜 급변하고 있나? 싶지만 실제로 사람들을 관찰하면 조금씩 달라지고 있어.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건 청소년들을 만날 때인데. 확실히 아이들에게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필요성이 줄어들었어.
윤희 동의해. 급변한 그 세계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었겠지만, 결국 그 편리함이 서로의 손이 필요 없게 만들고, 결국 관계의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는 거지.
종식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게 그렇다고 관계가 필요 없어진 건 아니라는 거야. 실제로 우울증이나 불안 심리는 사실관계의 부재가 큰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단 말이지. 필요한데 불필요하다고 속고 있는 건 아닐까?
황금 당근에서 사람들을 모아 경도(경찰과 도둑) 놀이를 한다는 기사를 본 적 있는데 그때 ‘그래! 이거거든!’ 싶더라고. 사실 내가 동네에서 그런 거 하고 싶었거든. 결국 세상이 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필요한 건 ‘관계’라는 거야.
윤희 관계는 만나야 이루어지고, 문화예술교육이 그 만남을 만들어 내는 예술적 행위들을 채워나가야 하는 거지.
만남의 고리를 만드는 일
황금 그럼 문화예술교육이 만들어 가야 하는 만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윤희 일단 물리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어. 대면해야 하니까.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은 정말 지옥 같았어. 우리는 직접적 경험을 통한 행위 중심의 만남을 만드니까. 비대면을 시도해 보지 않은 건 아니야. 하지만 결국 다시 대면으로 돌아오고 있잖아. 직접 눈을 마주치고 손을 잡고 하는 이 행위가 모두 만남의 중요한 지점이야.
종식 문화예술교육은 어쩔 수 없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게 되잖아. 필연적이지. 참여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만남이 만들어져. 자신과도 만나고 함께 하는 다른 참여자와도 만나고, 이 시간에 느꼈던 경험을 가지고 집에 있는 가족들과도 좀 다른 마음으로 만나고.
황금 일상의 소중함은 결국 연결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해. 내 일상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을 때, 다른 시선이 생길 수 있거든. 예술가들이 그런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게 문화예술교육이고. 사실 우리가 교육가는 아니잖아. 우리는 우리의 예술로 만남의 고리를 만들어 주고 있는 거지. 그 행위가 또 하나의 내 예술적 행위라고 생각해.
윤희 그런 행위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게 ‘공간’이야. 예술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이 안정적인 만남을 보장하게 되지. 그런 의미에서 음성이라는 지역에 ‘소극장 하다’가 있는 건 중요한 지점이야. 공간이 주는 힘도 분명히 있거든. 우리 마을에 그런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만남의 질이 달라지니까 말이야.
종식 급변하는 시대라고 불안해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인간은 부지런히 일상을 살아가니까. 단지 그 안에서 정말 중요한 게 뭔지만 잊지 않고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해.
윤희 우리의 일상은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어. 오늘도 이렇게 또 만났잖아. 우리가 늘 하던 것을 또 그렇게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함께 이 시대를 살아내겠지.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황금 그래서 난 내가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게 참 행복해. 변하지 않을 가치는 이 행복감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웃음)
📢 동료 상담실은 ‘이달의 주제’와 관련해 예술교육가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고민과 질문을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예술교육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자신만의 노하우를 동료 상담실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정답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함께 해답을 찾아가겠습니다.
– [아르떼365] 편집팀

- 황금미영
- 연극을 하는 것이 내 인생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믿고 사는 연극쟁이다. 서울에서 연극을 하다 충북 음성으로 내려와 2017년 ‘소극장 하다’를 만들고, 지역에서 연극과 문화예술교육을 하며 행복하게 즐기며 살고 있다.
페이스북 @az6980 - 사진제공_황금미영 소극장 하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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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만나야 한다
동료 상담실⑦ 급변하는 시대 속 변하지 않는 것
공감이 가네요
만나지 않아도 연결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여전히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온라인으로 우리는 수시로 더 많이 연결되지만 우리의 일상은 더 외로워진 것 같아서요. 물리적 만남의 가치가 더 중요해진 시기인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만나야 한다
동료 상담실⑦ 급변하는 시대 속 변하지 않는 것
기대만점이네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며 만들어가는 관계의 힘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깊이 와닿네요 지역에서 이어가는 예술과 만남의 가치가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