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시대, 예술교육의 길을 열다

몬디아컬트 2025와 국제예술교육연구소의 여정

지난 9월 말,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정책 회의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정책회의’(UNESCO World Conference on Cultural Policies and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몬디아컬트) 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었다. 글로벌을 뜻하는 불어 ‘몬디알’(Mondial)과 ‘컬처’(Culture)의 합성어인 ‘몬디아컬트’는 전 세계의 문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칭한다.
이번 회의에는 각국 문화장관, 국제기구, 학계, 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문화는 인류 모두의 권리이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공공재”라는 비전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특히 2022년 멕시코 선언 이후 3년간의 이행 과정을 점검하며, 문화와 교육, 인공지능, 평화, 기후 위기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문화정책 차원에서 재정립했다. 8개의 핵심 주제 세션과 50여 개의 부대행사로 구성된 이번 회의는 문화가 정책·경제·기후·기술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아가는 흐름을 보여주었다. 그 가운데 특히 문화 분야에서도 데이터와 성과 기반의 정책 설계가 필수적인 주제로 다루어졌다.
몬디아컬트 주제 세션
유네스코는 ‘문화정책 통계 협력체계’(Framework for Cultural Statistics)와 지표 중심의 국제 협력 모델을 제시하며, 문화정책이 사회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근거 기반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화와 교육’ 부문에서는 2024년 2월 아부다비에서 채택된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UNESCO Framework for Culture and Arts Education)이행지침(Implementation Guidance)이 전격 발표되었다. 이 지침은 교육 전반에 걸쳐 문화와 예술을 통합하고, 포용적이고 품질 높은 교육을 위해 창의성·비판적 사고·문화적 다양성 존중을 육성할 것을 제안한다. 동시에 유네스코 회원국들이 자국의 문화예술교육 정책과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교육·문화 분야의 협력이 정책적 수준에서 제도화되는 새로운 전환점을 열었다.
데이터 시대의 예술교육 ― 효과와 영향력을 말하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데이터와 성과로 입증해야 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국제예술교육연구소는 유네스코 방콕사무소와 함께 몬디아컬트 공식 사전행사로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와 영향력’(The Impact and Effectiveness of Arts and Culture Education)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번 웨비나는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25 국제 전문가 회의’(결과자료집)의 논의를 확장해, 문화예술교육의 효과를 사회적 신뢰와 정책적 근거로 전환하는 각국의 연구·정책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발제에서는 예술교육의 효과를 단순한 수치로 평가하기보다 문화 향유의 질적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는 점과 예술교육이 학교 안팎의 학습 연계를 강화하고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워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관점이 강조되었다. 또한 예술교육을 ‘예술로 살아가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으로 보고, 사회적 포용과 창의적 회복력을 함께 키우는 교육의 방향이 제시되었다. 한국의 현장 사례를 통해서는 예술교육이 공동체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며, 표준화된 성과 측정 체계의 필요성이 논의되었다.
토론에서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참여의 변화를 기록하는 데이터의 중요성과 예술을 감정과 관계의 문해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보는 관점이 제시되었다. 또한 국가 간 연구와 데이터 공유를 통해 협력적 문화지표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제안이 이어졌다.
  •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이행지침 발표 세션
  • ‘문화예술교육의 효과와 영향력’ 웨비나
IFACCA 특별회의 ― 예술교육 국제협력의 구체적 기틀
몬디아컬트 개막을 하루 앞둔 9월 28일, 국제예술교육연구소는 국제예술위원회연합(International Federation of Arts Council and Cultural Agencies, IFACCA) 특별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와 카탈로니아 예술위원회(Consell Nacional de la Cultura i de les Arts, CoNCA)가 함께 준비한 ‘예술교육분과 신설’(Arts Education Working Group)안을 공식 제안했다.
이번 회의에는 전 세계 예술위원회와 문화재단, 국제 문화정책 기관이 참여했으며, 예술교육분과 신설에 대한 제안은 IFACCA 내 준비단위 분과로 승인되었다. 이는 예술교육의 정책적 논의가 국제 협력망 속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제예술교육연구소와 카탈로니아 예술위원회와의 협업은 정책적 대화에서 실행적 협력으로 나아가는 구체적인 사례로, 지역의 실천 경험이 국제적 담론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국이 새로운 협업 동반자를 발굴하여 예술교육을 통해 국제사회의 연대를 이끌어가는 주체로 활약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위기의 시대, 문화와 교육의 길
몬디아컬트 본회의 기간 중 국제예술교육연구소는 ‘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문화와 교육의 힘(Culture and Education as a Key Tool for a World in Crisis)’이라는 공식 부대행사를 공동주최했다. 이 세션은 팬데믹, 기후 위기,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복합적 위기 속에서 문화와 교육이 사회적 회복의 매개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자리였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사례로 국제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의 전인적 성장을 촉진하고, 사회 통합과 화합에 기여하는 실질적 예술교육 모델을 소개했다. 청소년들이 예술 활동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이해하고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가며, 문화예술교육이 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포용을 동시에 실현하는 실질적 모델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연합 부대행사에는 유럽의 문화행정·정책 협의체(European Network on Cultural Management and Policy, ENCATC), 중남미의 국립문화예술기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 다양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문화예술교육이 인류 공동의 회복력(resilience)을 강화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각 기관은 자국과 지역의 사례를 공유하며,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연대의 핵심 기반이라는 인식을 다시 확인했다.
  • IFACCA 사전 행사
  • ‘위기 시대를 극복하는 문화와 교육의 힘’ 세션
프레임워크의 실천, 그리고 KACES 인사이트 2025
2024년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3차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에서 채택된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는 접근성·포용성·비판적 참여·기술과 지속가능성·제도적 가치화의 다섯 축을 중심으로 전 세계 문화예술교육 정책 논의의 기준이 되어왔다. 한국은 프레임워크의 개발·검토 과정에서 유네스코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했고, 이후 실행 선례를 가장 신속하게 구축한 국가로 주목받았다.
2025년에는 그간의 논의와 새로운 관점을 종합한 「KACES 인사이트 2025: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로 미래를 묻다」를 발간했다. 국내외 48명의 전문가가 참여한 이 시리즈는 다섯 가지 전략목표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며,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적 생태계의 구조적 기반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몬디아컬트는 이러한 논의가 실제 국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은 20여 년에 달하는 연구와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이 문화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음을 세계와 공유했다. 이는 문화예술교육 확산 논의가 비전 차원을 넘어 정책과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였다.
앞으로의 과제 ―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세계로
‘몬디아컬트 2025’는 문화가 더 이상 보조적 영역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핵심축임을 분명히 했다. 이 선언은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을 다시 묻는 질문이자, 사회를 회복하고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과제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 흐름 속에서 국제예술교육연구소는 정책·연구·현장을 긴밀히 연결하며, 예술교육의 사회적 가치와 공공적 의미를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경험은 더 넓은 국제 협력의 공용 언어로 확장되어, 예술교육이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실질적 동력으로 작동하는 길을 열 것이다. 나아가 국제예술교육연구소는 현장 중심의 실천에서 축적된 경험과 증거를 통해, 문화예술교육이 인간의 존엄과 연대를 지탱하는 힘임을 증명해 나갈 것이다.
국제예술교육연구소

global@arte.or.kr

3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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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 2025년 10월 31일 at 1:02 AM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발표는 포용적 교육의 큰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효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입증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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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5년 11월 09일 at 10:50 AM

    문화의 시대, 예술교육의 길을 열다
    몬디아컬트 2025와 국제예술교육연구소의 여정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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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5년 11월 09일 at 12:26 PM

    문화의 시대, 예술교육의 길을 열다
    몬디아컬트 2025와 국제예술교육연구소의 여정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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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 2025년 10월 31일 at 1:02 AM

    유네스코 문화예술교육 프레임워크 발표는 포용적 교육의 큰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의 사회적 효과를 데이터 기반으로 입증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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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남 2025년 11월 09일 at 10:50 AM

    문화의 시대, 예술교육의 길을 열다
    몬디아컬트 2025와 국제예술교육연구소의 여정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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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기현 2025년 11월 09일 at 12:26 PM

    문화의 시대, 예술교육의 길을 열다
    몬디아컬트 2025와 국제예술교육연구소의 여정
    기대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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