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과 같은 영미권의 주요 국가들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문화예술교육 관련 정부 예산 삭감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문화예술교육 접근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실정이지만 프랑스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프랑크 리에스테르는 재임 기간의 주요공약으로 2022년까지 3세에서 18세 사이의 모든 어린이가 학교 안팎에서 양질의 문화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단계별로 이를 실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2019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문화패스(Pass Culture)’ 제도를 통해 만 18세가 되는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활동에 쓸 수 있는 500유로(한화 약 66만 4천 원)의 바우처와 이를 위한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프랑스 전 지역으로 혜택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프랑스 문화부는 지난 11월, 3~18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양질의 문화예술교육 자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룸니(LUMNI)’를 오픈했다. ‘문화패스’가 문화예술활동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프로젝트라면, 룸니는 온라인을 통해 문화예술교육에서의 공간과 시간의 장벽을 해소하고자 한 시도로 보인다. 룸니는 프랑스 교육부와 문화부가 손을 맞잡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프랑스 텔레비지옹, 아르떼, 프랑스 미디어 몽드, 라디오 프랑스, TV5 몽드 등 프랑스 공영방송과 국립시청각연구소(INA)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교육콘텐츠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KBS, MBC, EBS에서 제작하는 교육적인 영상을 찾아보기 쉽도록 하나의 웹사이트에 콘텐츠 주제별로 분류해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영상은 무료로 제공되며, 가입이나 로그인과 같은 번거로운 과정 없이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영상을 누구나 클릭 한 번으로 바로 볼 수 있어 편리하다.
자료는 연령대별로 체계적으로 카테고리화되어 있어 유치원·초등학교 과정, 중학교 과정, 고등학교 과정의 시기별, 학년별 교과과정과 관련된 자료를 사용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학년별로 음악, 조형예술, 영화, 시민교육, 미디어교육, 역사 및 지리학, 언어학습, 다문화교육 등 다양한 분야와 주제가 카테고리로 구분되어 있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주제들을 살펴볼 수 있다. 대부분의 콘텐츠는 주로 5분 이내의 짤막한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등학교 과정의 경우 게임형식의 인터렉티브한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각 연령대에 맞추어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 플랫폼을 출시하며 프랑크 리에스테르 장관이 “문화해방, 다양성, 혁신의 요구에 모두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접근성과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무엇보다 프랑스 공영방송에서 제작한 영상인 만큼, 자료의 퀄리티가 훌륭하다. 공적 영역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 서비스의 훌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접근이 불가능한 콘텐츠도 있지만, 접근 가능한 콘텐츠 중에서 예술교육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소개해 본다. 언어의 장벽을 감안하더라도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가치가 있다. xprague
- 글 _ 이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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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을 공부하고, 문화예술분야 공공기관에서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eheekyung@gmail.com
기획 _국제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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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포트]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문화패스’ ‘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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