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술은 창작, 유통, 소비, 교육, 활용 등 모든 면에서 지금과는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예술과 기술의 융합으로 인공지능이 창작하고, 기계의 도움으로 장애를 극복하는 사례는 낯설지 않다. 기술과 다른 영역의 융합은 인간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지던 창작 활동이나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활용될 뿐만 아니라 교육 분야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 항공우주박물관(San Diego Air and Space Museum, SDASM, 이하 항공우주박물관)은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박물관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단순히 전시 관람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도슨트와 함께하는 투어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박물관 관람과 학습을 가능하게 한 것은 원격조정 로봇 ‘빔프로’(BeamPro)다.
새로운 방식의 박물관 투어
박물관 학습(museum learning)의 지적, 사회적, 정서적 교육 효과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인정받고 있다. 박물관 학습을 통해 학습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학습 동기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유물(artifacts)과 상호작용하며 전시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인 박물관은 학습능력을 키우는 데 긍정적 환경을 제공한다. 박물관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장소적 제약을 극복할 수는 없을까? 항공우주박물관은 ‘발보아 파크 온라인 콜라보레이티브’(Balboa Park Online Collaborative, 이하 BPOC)와 협력하여 학교의 교통지원이 어렵거나 신체적, 정신적 불편함 등으로 박물관 방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교실과 박물관을 직접 연결하는 학습 도구인 ‘뮤지엄 앳 유어 핑거팁’(Museum at Your Fingertip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뮤지엄 앳 유어 핑거팁’ 프로그램은 음성명령 및 움직임 조종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원격조정 로봇 ‘빔프로’를 통해 교실과 항공우주박물관을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학생들이 교실에서도 박물관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순히 박물관 전시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도슨트가 ‘빔프로’와 함께 이동하면서 박물관에서 가장 흥미로운 10개의 전시물을 소개하는 투어프로그램을 진행한다. BPOC와 항공우주박물관은 학생들이 보는 ‘빔프로’의 화면에 박물관 실시간 영상을 재생하는 것, 이외에도 도슨트가 투어 중 보충설명에 필요한 사진과 영상을 보여줄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축해 프로그램의 온라인 교육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보충자료와 함께 학생들이 현재 박물관 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지도에 표시해줌으로써 박물관을 직접 방문해 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었다.
뮤지엄 앳 유어 핑거팁
원격조정 로봇과 함께 실현하는 특별한 경험
5개 학교의 3학년부터 6학년 10개 학급이 참여한 시범운영에서는 진행단계마다 교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움직이는 로봇으로 가보지 못한 곳을 방문하는 특별한 경험이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교사들은 프로그램 체험 후 “직접 방문이 불가능할 때 기존의 가상 투어(virtual tours)가 실현하지 못했던 옵션들이 가능해졌다”, “기술과 로봇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뮤지엄 앳 유어 핑거팁’ 프로그램은 2017년에 ‘뮤지엄 앤 더 웹 어워드’ 우수 프로그램(MW GLAMi Award Winner 2017)으로 선정되었으며, 같은 해 미국 박물관 연합 MUSE 교육 분야 은상(AAM Silver MUSE Award Winner, 2017)을 수상하였다. BPOC는 ‘뮤지엄 앳 유어 핑거팁’ 프로그램 운영을 연장해 장애가 있거나 자원이 제한적인 학교 위주로 서비스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한다.
BPOC는 ‘뮤지엄 앳 유어 핑거팁’ 이외에도 2015년 샌디에이고 미술관(San Diego Museum of Art, SDMA)과 협력하여 ‘아트 오브 뮤직’(Art of Music)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아트 오브 뮤직’은 기존 음악을 기하학적 그림으로 표현한 후 터치 테이블로 전시하였다. 음악과 미술, 두 개의 표현수단을 연결한 ‘아트 오브 뮤직’은 관람객이 직접 터치 테이블의 그림을 움직여 음악의 리듬, 템포, 크기, 악기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아트 오브 뮤직
관객이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과학의 융합
BPOC는 2008년 샌디에이고 문화 중심지인 발보아 파크 내의 17개 문화기관이 관람객과 예술, 문화, 과학을 이어주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기술 협력기관이다. 참전용사를 위한 박물관(veteran’s museum)부터 자연사박물관, 미술관 같은 큰 규모의 문화기관 등이 함께해왔다. 현재는 발보아 파크 밖의 비교적 규모가 큰 박물관과도 협업하여 샌디에이고 내 총 30개 이상의 박물관이 참여하고 있다. BPOC는 문화, 예술, 과학을 융합하고 이것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30만 개 이상의 박물관 전시물 디지털화, 200회 이상의 기술 중심의 연수, 워크숍 운영, 미술관, 역사박물관 등 주요 기관의 교육 프로그램 및 행사를 녹화해 아카이빙하고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향후 발보아 파크 내 협력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공공 와이파이 설치 등 인프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 [관련 링크]
- BPOC 홈페이지 www.bpoc.org (이미지 출처)
- 기획_국제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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