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생생소식 베스트 10 – 당신이 꼭 봐야할 지역통신원 기사들

정리_편집부

연말도 아닌데 웬 베스트 기사? 너무 심하게 앞서나간다고요? 하지만 꼭 연말에만 베스트 기사, 베스트 사건, 베스트 무비를 선정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지역문화예술교육과 통신원을 돌아보면서 지역통신원들의 땀과 노력이 배인 <생생소식!>을 주목하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땡땡 편집부에서는 아래의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선정한 10개의 기사 목록을 갈무리합니다. 각 기사명을 클릭하시면 전문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땡땡의 선택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선정한 <생생소식!> 베스트 10은 무엇입니까?

■ 치열한 문제의식과 비판적인 시각으로 현실의 대안을 모색하는 기사들

– 광주 | <끝이 없는 창조적 모험의 길, 학교문화예술교육-시범사업참여자들의 진솔한 고민을 듣다> (2005년 7월 10일)
이 시점에서 점검해 봐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해서 우리가 이 길을 가는가라는 점이다. 사업 중심적인 생각에 집중 하다보면 다시 주체 혹은 생산자 중심으로 회귀하는 것은 아닌가? 첫 마음 그대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 같다. 즉 본래의 대상을 바라보고 끊임없이 재포커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차원적인 목적에서 사업의 성공도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것 이상으로 보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공과 실패가 가진 역설의 미학도 생각게 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뚜렷한 성공사례는 그 정점에서 사라져버리는가 하면, 실패라 여겨졌던 실험들이 도리어 후대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발견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학교와 지역사회 간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어떻게 발의되고 실현될 수 있는지 가능성의 타진과 그 안에서 새로운 빛들을 발견하는 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성공사례’ 의 발굴과 그것의 기술적 체계화 과정도 중요하겠지만, 그 이전 우리가 품은 문화예술교육의 가치를 실제로 실현해가는 과정 속에서 어떤 변화와 영향력이 일어나는지 모두 함께 지켜보고 성장하는 데 있지 않나 한다.

– 부산 | <아동을 위한 교육용 전시의 상호작용과 전시방법 계발의 문제-오감체험전을 다녀와서> (2005년 4월 22일)
“현대미술작품의 전시기획 분야에서 몇 년간 일해 온 필자가 매번 새로운 프로젝트의 ‘구현’단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기획자가 보여주고 싶은 정보의 양과 수준에 대한 ‘욕심’과 그 정보에 대한 관람객의 ‘수용능력’ 사이의 충돌과 중재문제이다. 경기도에서 주최한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의 ‘첨단 세라믹전’은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세라믹공학의 5개 분야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산업부품들을 200평이 채 안되는 전시공간의 선반에 가득 늘어놓은 해프닝은 ‘재밌고 유쾌하며,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 만큼만 어려운’것을 기대했던 관람객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전시장을 지나치게 만들었다. 이 전시는 ‘다섯 가지 감각’이라는 체험의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 광주 | <그들은 당신과, 나,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다 – 보호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을 생각하다> (2005년 6월 7일)
광주에는 5개 구별로 청소년수련원,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5.18기념문화회관, 염주체육관, 3개의 청소년문화의집, 광주YWCA의 청소년쉼터 등 많은 청소년 복지시설이 있다. 아이들에게 물어 보니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하고 사용하지도 못해본 시설이라고 한다. 왜 아이들은 필요한 시설들을 절실히 요구하는데, 아이들은 청소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것은 단지 법무부 차원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교육당국의 의지와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기타 사회복지단체 (사회봉사)의 결합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 삶의 질과 연관된 치유적 문화예술교육도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해법 역시 한 가지 정책이나 제도의 발현으로 완성되는 것은 없다. 사람의 삶, 보이지 않지만 근원적인 것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더욱 그러하다.

– 인천 | 지역문화진흥법(안) 인천토론회 참관기 (2005년 4월 29일)
우리가 이 시점에 ‘문화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이른 바 ‘문화=예술’, ‘예술(인)의 발전=문화의 발전’이라는 등식 속에서 소수 전문(장르화된)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의 수준에 따라 문화 발전의 정도를 측정하면서 다수 대중들로 하여금 자기발견, 자기표현을 하지 못하고 남들이 만든 것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허약한 수동적 주체로 만든 것에 대한 반성의 표현이며, 지역문화진흥법(안)은 바로 그러한 관념론적 예술이념 속에 피폐해진 지역의 문화를 다시 살려보려는 의지가 아니었던가. 이러한 새로운 법안 마련과 관련된 논의를 예술 발전의 새로운 전기로 삼지 못하고 특정 단체와의 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발상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문화진흥’이라는 명분 속에 ‘문화’를 고착화하고 대상화하려는 의도는 없는 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지적해야 하는 것이 이른 바 ‘문화사회’를 주도할 예술활동 주체들의 몫이 아닐까.

■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현장의 소식! 감동과 재미, 깊은 울림까지 있는 기사들

– 제주 | <이 선생! 마이크 소리만 잘 나면 방송반 잘 지도 한거야! – 대한민국 어느 초등학교 이 선생의 방송반 운영> (2005년 7월 18일)

새학기, 첫날인 3월 2일부터 우리 이 선생, 자기 반 돌보지도 못하고 개학식에 입학식까지 각종 학교행사에 투입된다.
행사 전에 미리 마이크 설치하고, 시디 플레이어 가져와서 애국가가 몇 번 트랙에 있는지 방송반 아이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킨다. 국민의례, 애국가, 묵념, 교가를 순서대로 튼다. 교장선생님의 키를 고려하여 입 높이에 맞게 마이크 높이를 조절한다. 잠시라도 딴데 정신파는 것은 금물! 찍히기 딱 좋다. 지엄하신 학교행사에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봐 땀 닦아내기조차 두렵다. 행사 뒷정리로 마이크와 선들을 정리하고, 애국가 들어있는 시디 잘 보관해두고 방송부원까지 보내면 행사 마무리.

– 강원 | <달리자! 그림책 버스- 아이들에겐 무한한 상상의 나라로, 어른들에겐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2005년 5월 21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년 전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보다 훨씬 가까운 최근의 어느 날, 저는 어느 작은 저녁식사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밥 한 그릇 먹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참석하신 분들과 수인사를 나누는데 어떤 분은 판화가요, 어떤 분은 출판사업가요, 어떤 분은 문화기획자요, 또 어떤 분은 교수라 소개를 하였지만 유독 여성으로 참석하신 한 분은 시인이면서 그림책 버스를 운영한다고 하며 곧 버스가 개관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림책 버스? 거 참 처음 듣는 소리다 싶었습니다. 그림책 버스라….
그림책 버스, 여러분 감이 오십니까? 뭘 하는 곳일까요? 버스가 운행 중에 그림책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림책을 배달해 주는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림책을 팔러 다니는 것일까요? 거 참 뭘 한다는 것일까요?…

– 경기 | <클래식 기타 좋아하시나요? 영생고 3학년 이원지 학생과 함께 한 기타 이야기> (2005년 4월 17일)
본 기사는 음악 교육을 향유하는 청소년의 입장에서 현실을 관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로 작성되었습니다. 또한 이원지양이 말하는 기타는 주로 클래식 기타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본 기자=오기자는 우리가 연상하는 그 어떤 ‘기타’도 이 글과 부합이 될 것이라 사료됩니다. 그만큼 기타는 우리의 추억과 연관되어진 ‘현재진행형을 가장한 기억의 악기’이니까요

– 울산 |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소극장 이솝-어린이, 여성, 노인 등 사회변방으로 내몰린 소외계층과 함께 합니다> (2005년 4월 18일)
어렵고 힘들게 유지하고 운영하는 소극장이지만 장애우들을 위해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이 기다려집니다. 장애우들의 연극, 뮤지컬 공연, 인형극 등의 관람이 교육적이며, 치료적인 효과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젠 이솝에 가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장애우들이 있기에 그만두면 안 되겠다는 사회적인 책임감이랄까 그런 비장함까지 생겼습니다.

■ 성실한 기획과 취재력이 돋보이는 기사들

– 경기 | <미디어로 만나는 도토리의 힘> (2005년 4월 21일)
오늘날 미디어라는 것이 단순히 몇몇 대중매체만을 의미하지 않고 그 뜻이 넓어지고 그 안에 여러 가지를 포함하고 있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이것을 미디어 교육을 하고자 하는 선생님 혼자서 담당하기에는 말씀하셨듯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역에 있는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팀티칭이라는 거창한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도토리가 단순히 아이들만의 공간은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직접 찾아오시는 학부모님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고 제가 알고 있는 분들 가운데 적합한 선생님을 찾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 가운데는 처음에는 교육을 하러 왔다가 이 공간과 친해져서 계속적으로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즉 도토리 미디어 사랑방을 통해서 아이들만이 아닌 어른들도 인간관계의 폭이 넓어지고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 경북 | <민주적 인간성을 양성하는 변형의 연극-단 바론 코헨 초청 워크숍> (2005년 7월 31일)
워크숍의 주제는 “공연 행위를 인지한다는 것 – 새로운 인간성을 위한 개인적인 투쟁”이다.
민주적 인간을 양성하는 기술로서의 연극에 관한 내용으로 이 워크숍은 파울로 프레이리의 “페다고지-억눌린 자들을 위한 교육”을 응용한 것이다. 프레이리의 교육론과 연극이 만나는 지점에 단 바론의 “변형의 시학”이 있는 것이다.
첫날은 그 동안 자신이 한 작업에 관한 슬라이드를 보여주었다. 아일랜드 태생인 그가 7년 전 브라질로 가서 그곳에서 농촌 공동체와 도시 공동체에서 민중교육운동의 일환으로 하였던 작업을 주로 소개하였다. 그가 보여준 슬라이드의 내용을 보면 연극이란 예술이 어떻게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잘 알 수 있었다.
군대의 탄압을 피해가면서 공동체의 주민들과 한 작업들은 주로 억압에 대한 자각의 과정이 담겨 있었다. 수백 명이 며칠간의 워크숍을 마친 후 그 결과물로 생산한 것은 마치 공동작업에 의한 미술작품과도 같았다. 수백 명의 발자국이 큰 천에 찍혀 있는 광경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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